문재인의 책 "운명"을 읽었다. 나는 스스로 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책을 통해 드러난 문재인은 정치 세계에서 누군가의 적도, 동지도 되지 않기를 바라는 건조한 생활인이나 학자같아 보였다. 그래서 그에 대해 인간적인 호감을 갖게 되는 동시에 아무나 붙잡고 링 위에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영남 친노 세력이 더 미워(?)졌다.

"운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노무현은 무조건 옳고 나는 성실히 한 세상을 살았다는 것이다. 노무현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정치적인 정당화라기 보다는 친구이자 자연인 노무현을 변호하는 쪽에 가까워 보였다. 자연인 노무현을 변호하기 위해 그는 누군가에게 특별히 각을 세우거나 정치적 반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문재인에게 정치적 욕망을 투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접근을 경상도 사나이식의 의리로 볼것이다. 하지만 문재인의 의리는 경상도 사나이식의 무대뽀식 인정주의라기 보다는 내면지향적인 성격적 특성에서 나오는, 가까운 사람에 대한 애정이나 보호욕구로 보인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가 정치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나는 들어본적이 없다. 비전가 문국현은 현실 정치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웃되었는데 문재인은 아예 그 이전 단계에 있는 사람이다. 정치적 욕망도, 비전도 없는 건조한 생활인에 가까운 것이다. 정치에 대한 세계관이 희박한 이 생활인을 정치 무대로, 그리고 대통령으로 추대하고자 하는 정치적 욕망은 매우 변태적인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