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 경찰이 광장의 사람들을 미친 듯이 때리고 있어요.

위 기사의 제목만을 보고 떠오른 어떤 선입견을 지닌 채로 클릭을 했다면 당신은 유주얼 서스펙트나 식스 센스에 버금가는 반전의 충격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 저것은 이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짐승 패듯 사람들을 때리고 있어요. 몽둥이로 여자, 노인 할 것 없이 야만적으로 때리고 있어요. 이건 학살이에요. 제발 이걸 멈춰주세요. 멈춰야 해요."

24일 이란 테헤란의 바하레스탄광장에서 대정부 시위를 벌이던 한 여성이 이란 경찰의 시위 진압 광경을 묘사하다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녀는 미 CNN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곤봉을 든 진압경찰 500여명이 광장 근처에 있던 사람들을 모아놓고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했다. 총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며 "팔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속출하고 피가 사방에 흥건했다"고 말했다.

위 기사에서 이란을 서울로 바꾸고, 바하레스탄광장을 서울광장으로 바꿔 읽으면 신기한 데자뷰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그래도 외국인 때렸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사태가 이렇다보니 민주주의를 지키는 세계의 경찰국가(비록 누가 임명한 적은 없지만)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자기 국민을 때리는 이란 정부에게 몹시 화가 난 모양이다.

이란의 무자비한 시위 진압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이란 사태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온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도 2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철권(iron fist)으로는 전 세계가 정의의 평화 시위를 목격하는 걸 막을 수 없다"며 시위대를 탄압해온 이란 정부에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국제사회는 지난 며칠간 (이란 정부에 의한) 협박·구타·투옥행위에 소름이 끼치고(appalled) 분노가 치민다(outraged)"며 "(이란 대선의) 합법성에 관한 중대한 의문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통치를 '철권'으로 표현하며 이란 당국의 시위 강경 진압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또 시위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이란 여성 네다 아그하 솔탄(Soltan)의 동영상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심정이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는 조금 냉철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란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그것도 구색맞추기로 선거제도나 도입한 위장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정신이 살아숨쉬고 구현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이다. 적어도 조선일보의 분류에 따르자면...

도심 휘젓고 경찰 때리면서 "대한민국은 독재국가다"

전직 대통령(DJ)이 공개 강연에서 "독재자에게 아부하지 말라.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하자, 또 다른 전직 대통령(YS)은 12일 그를 향해 "요설로 국민을 선동하는 그 입을 다물라"고 했다. 청와대와 여당과 야당도 때아닌 이 독재 논란에 종일 열을 올리며 싸웠다. 이쯤 되면 보통 국민들로서는 "지금 우리가 독재국가에 산다는 건가"라고 헷갈릴 만도 한 상황이다. 그럼 과연 대한민국은 진짜로 독재국가 상태에 있는 걸까.

야당과 좌파 단체들은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수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허가도 안 받고 개최했다. 지난 정권에서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비슷한 집회들을 똑같이 불법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경찰은 바로 그 똑같은 법에 따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도 눈뜨고 구경만 했다. 아니 오히려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게 고함치고 삿대질하고, 경찰은 눈치만 살폈다. 방송사들은 경찰이 방패만 들면 달려와서 '감시'의 카메라를 경찰 쪽으로 들이댔다. 야권 논리라면 '독재국가'에서는 경찰들이 이렇게 일을 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이 기자님의 말씀에 따르면 불법집회가 개최되고 경찰이 방패만 들면 달려와서 감시 카메라를 경찰 쪽으로 들이대는 국가는 독재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 이슈에 대한 조선일보의 시각을 한 줄로 요약하는 코너 팔면봉에는 이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압축해놓았다.

팔면봉 - 6.25전쟁 59주년 외

6·25 전쟁 59주년. 10대 부국 이끈 經濟도, 광장서 '독재' 외칠 수 있는 民主도 기적의 역사.

즉 광장서 '독재'를 외칠 수 있는 민주주의는 기적의 역사라 말할 수 있다.

정치학자인 김일영 성균관대교수는 "정치학적으로 '독재정치'는 결국 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전체주의 상태를 의미하며 그 가장 핵심적 기준은 자유로운 직접선거와 복수(複數) 정당 제도가 보장되는가 여부"라며 "그런 기준에서 보자면 지금 우리나라는 독재는커녕 그 전 단계인 '권위주의'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일영 교수님에 따르면 민주주의냐 독재이냐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직접선거와 복수 정당 제도가 보장되는가의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독재는 커녕 그 전 단계인 권위주의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기사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에서는 '북한의 도발'이나 '빨갱이' 같은 가공의 위협을 만들어 놓고 국민들을 선동해서 결집시켰다. 상황으로도 이론으로도 맞지 않는 '독재'라는 허상을 세워놓고 국민을 겁주며 선동하는 것 역시 그 같은 군사독재 수법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상 모든 면을 통털어봐도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임에 확실하다. 그렇다면 같은 기준으로 이란의 상황을 분석해보자. 이란의 정당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 선거가 열렸고, 그것도 체육관에서 한 사람 추대하는 방식이 아닌, 복수의 후보가 출마해 자유로운 직접선거를 치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핵심적 기준은 자유로운 직접선거와 복수(複數) 정당 제도가 보장되는가 여부 라는 김일영 교수의 지적에 따라 이란은 독재는커녕 그 전 단계인 '권위주의'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사태를 보아하니 이란 국민들은 수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허가도 안 받고 개최했다. 그들은 광장에서 선거부정을 규탄하고 '독재체제의 종식'을 외치기까지 했다. 팔레비 왕조에서 호메이니의 일인 치하를 돌이켜본다면 광장서 '독재' 외칠 수 있는 '이란의'(필자 삽입) 民主도 기적의 역사라 부를 수 있다. 게다가 경찰들이 몽둥이를 들고 시민들에게 달려들면 CNN같은 방송이'감시'의 카메라를 경찰 쪽으로 들이댔다. 이란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상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와 같은 민주적인 국가에서 벌어지는 소란은 다른 나라에서 간섭할 근거가 없다. 서방의 언론이 이란의 민주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란의 내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외신들의 왜곡과 편향에 불과하다.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와 같은 외신들의 왜곡과 편향에 대해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

글로벌 연합뉴스, 대한민국 중추언론 만들겠다.

'한국의 목소리’로서 외신들의 왜곡과 편향을 바로잡고 한반도 뉴스로는 세계 최고의 권위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조만간 이란의 언론들도 '외신들의 왜곡과 편향을 바로잡고 이란의 뉴스로는 세계 최고의 권위자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란의 상황은 이란의 언론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CNN 같은 (이란 입장에서)외신은 왜곡과 편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왜곡과 편향으로 이란 문제를 접근한 CNN과 같은 외신들의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이란의 뉴스는 이란 최대 언론사(뭔지는 나도 모르지만... 알자지라가 아닌 것은 확실히 안다. --;)가 세계 최고의 권위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바마는 이란 언론의 기사를 신뢰해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광장에서 수만 명이 모이는 불법적인 집회를 개최하고 독재타도를 외치는 이란은 단순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이란 정부에 어떤 압력을 행사하거나 부정적인 코멘트를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부당한 내정간섭이라는 것을 조선일보는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