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성인군자 처럼 굴어 소위 말하는 "합리적 제3자"의 동의를 구한다고 한들 나아지는건 없습니다. 자꾸 호남 배제, 차별 문제를 호남에서부터 풀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눈가리고 아웅하는 의도가 뭔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한국 정치사를 조금만 돌이켜 보면 호남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호남을 물먹여야 하는 객관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이상 호남은 당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수 있지 않나요? 홍어 드립은 호남이 대구에서 대구판 5.18을 획책했기 때문에 벌어지나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정권 뻇긴 이후 호남이 특별히 영남에게 개기거나 정치색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홍어 드립이 창궐하고 있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호남은 종속 변수고 외부의 객관적 조건이야 말로 독립 변수란 결론이 나지 않나요?

그런 점에서 호남이 영남에 앙갚음 하는 반영패 전략에 전적으로 찬성하지는 않지만, 못할것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호남이 동네 바보 처럼 굴던 독한 마음 먹고 꿈틀대며 개기던 호남을 왕따시키고자 하는 외부의 조건은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호남이 몽둥이를 들어 대항하던 바짝 엎드려 처분을 구하던, 어차피 홍어 타령은 나오고 프라임 저축은행은 검찰 수사를 받고 광주일고가 공공의 적이 될거라면 전자를 못할 이유가 뭐죠? 

왜 호남이 아무리 양보하고 손을 내밀어도 소용없는지 좋은 예를 들어드리죠. 호남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한것, 누가 뭐래도 먼저 손을 내밀고 양보한 행동입니다만 결과는 뭐였습니까? 호남 유권자들 대단하다는 찬사는 그냥 입에 발린 말로 끝나고 곧바로 동교동계 죽이기, "탈호남 타령"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건 경상남도 김해에서 떨어져 놓고 "호남 뒤통수 때문에 졌다"는 개소리로 발전했고요. 

다시 말해 호남의 양보는 호남을 인정하는 제3자의 동의로 귀결되는게 아니라요, 오히려 호남에게서 추가적인 양보를 이끌어내는 구실로 작동하는 겁니다. 호남의 양보로 인해 제3자가 호남의 아픔을 공감해서 반호남 고립 구도가 완화되기는 커녕요, 오히려 호남의 양보를 당연한 권리로 알고 호남을 더 닥달하는 겁니다. 

왕따랑 똑같이 생각하면 되지 않나요? 왕따가 아무리 몸부림을 치던 왕따를 시켜야 하는 객관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이상 왕따는 지속될수 밖에 없다는 것 정도는 상식 아닙니까? 본인들이 왕따 보고 좀더 착하게 굴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못 깨닫는 분들이 계시는것 같아 좀 아햏햏 합니다. 애들한테 100원 상납하며 두들겨 맞던 왕따가 1000원 내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당장에는 좋은 소리를 듣겠습니다만(노무현을 선택한 위대한 호남 민중)... 그 다음수순은 "왜 5000원 안 내놓느냐"하면서 두들겨 패지 않겠습니까(경남 김해에서 떨어진건 전라도 놈들의 뒤통수 때문이다)? 이 간단한 힘의 논리를 정말 모르셔서 양보를 운운하시나요?

왕따가 학교 짱에게 개기는 게 위험한 전략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애들한테 굽신거리는 것은 훨씬 더 치욕적일 뿐더러 효과도 없는 최악의 전략이에요. 최악의 전략보다는 위험한 전략이 낫다고 봅니다. 최상의 전략을 내놓거나, 아니면 왕따 고립 구도 자체를 고쳐줄 생각도 없으면서 호남이 짜내는 맞대응 전략에 대고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십시오. 솔직히 상당히 거시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