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떡밥용으로 섹쉬하게 달아봤습니다.^^ 여기서 쥐뿔도 모르면서는 어디까지나 절 지칭합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반값등록금 시위나 아크로에 오르고 있는 글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전에 제가 등록금 문제 해결에 놓인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주제의 글을 쓴 적 있죠. 역시 쥐뿔도 모르면서 쓴 글입니다. 다만, 묘익천님 글을 읽다 문득 든 생각들을 쥐뿔만큼 써보겠습니다. - -;;;

몇 년전 서울대 개혁을 놓고 교수 두명의 대담을 읽었습니다. 내용을 떠나 제 흥미를 끌었던 건 '이해관계의 복잡함'이었습니다. 두 교수 모두 서울대의 해악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개혁되야 한다고 말합니다. 겉으론 비슷합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먼저 지방 국립대 교수의 경우 '대학 서열화와 입시 교육 폐해'를 논하며 '국공립 평준화 네트웤'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그러자 맞은 편 교수는 '그럴 경우 지방 국립대가 지방에선 서울대 노릇하고 있는 현실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박합니다. 둘의 의견차는 '서울대 법인화'를 놓고 다시 벌어집니다. 지방 국립대 교수는 '절대 반대'인 반면 지방 사립대 교수는 '국립 서울대에 집중된 지원은 특혜이자 사립대와의 공정 경쟁을 막고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 해결 전제하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입니다. 

왜 둘의 입장이 갈릴까요? 진보와 보수? 그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전 둘이 서있는 이해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반값 등록금 문제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조선과 중앙일보의 보도 태도를 보면 묘한 차이를 발견합니다. 조선일보는 '무상 시리즈로는 집권 못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역시 보수의 이데올로그다운 보도입니다. (조선을 비꼬려는 게 아닙니다. 전 일정 정도 조선의 역할을 긍정하는 편입니다.) 반면 중앙의 포인트는 '대학 개혁'에 맞춰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대학 구조와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것입니다. 단적으로 하는 일에 비해 높은 수준의 대학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는 보도를 들 수 있습니다. 둘의 태도 차이가 어디에 기인하는지는 대략 아실 것이라 생각해서 생략.

다만 둘의 보도태도에서 드러나는 건 지금 반값 등록금 문제는 단순히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크게 말해 김영삼 정부의 대학 설립 자유화 이후, 또 현재의 저출산 추세에서 지금까진 그럭저럭 끌고온 문제들이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임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임계 시점에서 각자의 이해관계는 물론 그 방향을 놓고 당연히 치열한 대립과 충돌이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가장 큰 이해당사자라할 학생이나 학부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 흐름의 결과 '효율성 강화' 혹은 '과거처럼 교육 기능에 충실하되 고임금 해소' 심지어 '구조조정'을 맞이하게 될 대학 당국이나 교수들도 직접 당사자가 됩니다. 심지어 계약직인 시간 강사조차 얽혀 있습니다. 벌써 일부 대학에선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강사 수요를 줄이는 대신 교수들의 노동 강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크게 봐서 이렇지 세부적으로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계층에선 등록금은 그대로 두되 돈값하는 대학을 원할 것입니다. 부실 대학의 교수나 해당 지역 주민들은 사활을 걸고 구조조정을 반대하겠지요. 경쟁력있는 사립대학에선 이 기회를 틈타 기부금 입학제를 공론화하려 들 것이고 부실 사립대학은 이를 반대하고 대신 재정지원 확충을 부르짖을 것입니다. 

이의 해결을 위한 방향에서도 충돌은 벌어집니다.  대학 교육의 본질에 대해 아크로에서 벌어진 논쟁에서도 자주 언급됐듯 기업이나 우파 진영 일부에선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한국 대학 시스템'에 불만이 쌓여있습니다. 반대 진영에선 '불필요한 경쟁 격화로 교육 기능에 충실하지 못한 대학'을 비판합니다. 둘의 입장은 정반대지만 어쨌든 '최소한 돈 값하는 대학 혹은 군살 뺀 대학'이란 목표, 즉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모순 해결 이란 점에서 다중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쥐뿔도 모르는 저는 당연히 대학 교육을 둘러싼 이러한 모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해결책이 뭔지를 제시할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아는 건 그냥 둘 수는 없다는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을 족쳐서 해결책을 내놓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라고 그들에게 세금으로 월급주고있는 것이지요. 돈 값 못하는 애들은 다른 직업 찾도록 만들어야 하구요. 사람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고 정치권도, 또 각계 각층도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 한국 사회가 또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건 진보 진영입니다. 촛불집회에서 환영받는다고 좋아하더군요. 그럴까요? 열기를 높이기에 환영 받을 겁니다. 그러나 해결책을 내놓고 이를 실행할 태도와 능력을 입증하지 않으면 딱 필요한 만큼만 쓰이고 버림받겠지요.

예. 그래서 전 이번주말부터 틈만 나면 반값 등록금 집회에 나가려고 합니다. 그때까진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