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가 반값 등록금에 반대하는 글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모양이다. 대학은 공공재가 아니며, 일률적인 반값 등록금은 부유층의 무임승차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을 위한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준구 교수의 주장이다.
 
문자그대로의 반값 등록금이 불가능하다는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대학이 공공재가 아니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대학 교육을 통한 긍정적인 외부 효과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 교육이 공공재가 아니므로 지원해서는 안된다면, 노동부에서 재직자 교육이나 직업 훈련교육에 정부 보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유럽 선진국이 대학 교육에 지원을 하는 이유가 공공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라서 일까?

일률적인 반값 등록금이 가져오는 무임승차의 문제도 그렇다. 이건 보편적 복지의 개념을 모르는데서 나온 견해가 아닌가 싶다. 모두에게 걷어서 가난한 사람에게만 나눠주자는  영미식의 선별 복지든, 모두에게 걷어서 모두에게 나눠주자는 유럽식의 보편복지든, 세율과 복지혜택을 적당히 조절하면 무임승차의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가능하다. 즉 부자로부터 조금 더 걷어서 부자도 혜택을 보는 보편 복지 시스템을 대학 등록금 제도에 적용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통한 반값 등록금의 실현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준구 교수와 생각을 같이 한다. 왜냐하면 대학 구조조정 및 사학의 적립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정부 지원을 통한 반값 등록금은 과잉 교육을 통한 사회적 낭비를 부르고 사학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일만 될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불필요한 대학 교육 서비스의 공급이야 말로 높은 등록금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대학 교육을 통한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직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고숙련도 직종의 양, 취업규모를 능가하는 대학 서비스는 모두 과잉이다. 이 과잉은 교육 소비자, 기업, 국가 모두에게 막대한 부담이 될 뿐이다. 대학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진 다면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그냥 "등록금"자체, 그리고 막대한 기회비용을 아낄수 있다.

대학 교육 서비스의 특수성을 악용한 사학 당국의 학생 착취도 문제다. 솔직히 말해 인기 없고 질 낮은 대학의 등록금은 낮아야 하는 것이 시장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대학 졸업장이라도 따고자 하는 사회적 수요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한국 특유의 양반 의식에 터잡은 사회적 수요의 과잉이 교육 시장의 왜곡을 부르고 있다. 또한 대학 교육 서비스는 중간에 무르기가 매우 힘들다. 막대한 기회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 시장의 왜곡 때문에 사학이 교육 서비스의 질을 증진할 압박, 유인은 낮고 등록금을 올려 적립금으로 쌓고자 하는 유혹은 많이 받는다. 해마다 으리으리한 건물이 올라가지만 대학 강의의 질이 나아졌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