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원래는 minue622님이 신상털이한 것은 옳지 않다는 쪽으로 댓글 적으신 것에 옹호하는 댓글을 적으려다가 그냥 따로 적어봅니다.
필력이 부족해서 중구난방식이 될런지도 모르겠군요.ㅎㅎ
<타임 투 킬> 이라는 영화를 아시는 분 많을 겁니다. 출연진이 화려하죠.
제가 좋아하는 애슐리 쥬드도 나오고 말입니다.ㅎㅎ
영화는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지 완전한 허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큰 줄거리는, 어느 흑인(사무엘 잭슨 역)의 딸이 2명의 백인에게 강간당하자, 사무엘잭슨이 그 백인 둘이 법 앞에 심판 받기 전에 법원에서 총기로 사살해 버리고, 이후에 백인 변호사(매튜 맥커너히 역)가 이 흑인을 '무죄'로 판결받고, 인종차별을 없애자는 메세지를 던지는 훈훈(?)한 영화인데...
저로서는 너무나도 비논리적이라고 생각되서 보는 내내 많이 불편했지요.
간단히 감상평을 말하면, 사회적 약자- 영화에서는 '흑인' -라는 요소가 그 밖의 모든 것- 과정, 수단 등- 을 다 정당화해버리고, 선이 되며, 정의가 되어 버리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서 저로서는 그다지 공감가지 않더군요.
또한 영화에서, 인종차별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구조' 앞에서 '개인의 책임' 은 한없이 작아지는 것도 수긍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는 사무엘 잭슨이 인종차별로 인해 사회가 '전쟁' 중인 것으로 말하면서, 이러한 특수 상황에 놓여있는 당시(영화는 1996년작. 영화 배경 년도는 불확실) 미국 남부의 사회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식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백인이 살인을 하고서도 '특혜' 를 받으니, 흑인도 그런 '특혜'를 받아야 하고, 따라서 사무엘 잭슨이 한 살인은 정당하다는 논리가 영화에서 '진보' 로 그려질 때는 전 정말 아연질색했습니다. 잘못된 그 특혜는 형평성을 주장해서 공히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없애야 할 것이겠지요.
또한 사무엘 잭슨의 논리는 결국 자신의 보복살인이 정당하다는 것인데...
특히 그의 무죄를 지지하는 쪽인 산드라 블록은 (피고인 흑인의 변호사의 조수역) 자신이 사형폐지론자이며 진보주의자임을 내세우고,
사형제 찬성론자라고 밝히는 매튜 맥커너히(피고인 흑인의 변호사 역)를 '진보'가 아니라고 나무라는데...
이건 정말로 모순적이였죠. 보복살인은 무죄이지만, 사형은 폐지되어야 한다니....lol
아마도 제가 하고싶은 말은 결국 백수광부님이 저번에 황산 보복판결에 관해 피력하신 의견과 어느정도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전 과정이나 수단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목적과 결과, 그리고 당시의 상황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말입니다.
영화에서는 '인종차별 해소' 라는 목적과 결과가 중요하게 나오지만, 저는 그 수단과 과정도 중요하단 것이고,
본인이 악으로 규정한 것을 악으로 앙갚음 하는 듯한 행위는 지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저는 minue622님의 의견에 찬성하는 쪽이지요. 신상을 털어서 공개하는 것은 현행법에도 저촉되는 것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당시 보복판결 쓰레드에서도 나왔던 반론인, 가해자를 탓하는 쪽에게 너무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저는 이것과 여러 떡밥(?)들이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백수광부님의 그 쓰레드와 댓글들을 대단히 흥미롭게 읽었드랬지요 ㅎㅎ)
minue622 님이 어떤 분과 관련해서 말씀하신 개신교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저는 무신론자 혹은 불가지론자 혹은 비신론자로 분류될 수 있고, 반기독교적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의 전투적 무신론자들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엠팍에도 관련 글이 몇일 전에 있었더군요)
단, 이때의 전투적 무신론자는 도킨스의 '전투적 무신론자'와 구별되는 자들로서, 인신공격 내지는 조롱 위주의 패턴으로서 종교인- 근본주의자 여부를 가리지 않은 보편적 종교인-을 대하는 자들을 말합니다.
현실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제가 파악하기에는, 인터넷 공간에서 개신교 논리를 옹호해서는 이미 '개념' 소리 들을 수 있는 시대는 아니거든요. 인터넷에서 패러디하며 조롱의 대상이 되는 소재 중의 하나가 바로 개신교죠.
여기에 대해서도 물론, 현실이 아직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어느정도 용인되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아마, 이 논리를 확장시키면, 제가 파악하는 아크로의 아이덴티티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거부감 드시는 분도 있겠지만...
두서없이 장황하게 적어봤습니다.
가장 큰 책임은 문제되는 행위를 방조한 싸이트에 있다는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만약, 개인의 책임보다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로 생각하는 편이라면, 더더욱 그러한 행위를 한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기 보다는 사회와 환경에 해당하는 해당 싸이트에게 책임을 묻고 탓하거나 비난해야 겠지요.
영화에 있어서, 님의 말씀처럼 제가 영화 속 변호사- 매커너히의 입장이 보복살인을 하라. 혹은 보복살인이나 사적보복은 정당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판례가 나오면, 흑인들이 백인 범죄에 대해서 사적 보복을 행할 가능성이 좀 더 커지겠죠. 뉴스화 되고 이슈화 될 수록 말입니다. 아마도 그들은 그것이 바로 정의이고 사회부조리를 바로 잡는다며, 사적 복수심에 의한 행위를 포장할 가능성도 크고 말입니다.
또한 영화를 보시면 말이죠, 당시 미국 남부의 사회가 우리나라 일제치하처럼 식민지라든지, 전쟁 중이였다든지, 흑인노예제가 아직 있다든지, 흑인투표권조차 없다든지 하는 이러한 특수상황은 아니고 사회적 편견이 남아 있는 상태인데...과연 그러한 사회 상황이라든지 부조리를 바꾸기 위한 운동의 일환. 그러한 운동의 수단과 방법으로서 사적 보복으로 살인이라는 전위적인 운동방법을 말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죠.
그리고, 제가 봤을 때는 설령 그러한 사회 운동의 일환으로 보더라도, 이건 사후 합리화에 가까운데... 영화 속에서 사무엘 잭슨의 동기는 어떤 숭고한 그런 사회 운동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복수심에 의한 것이였다고 보이는 정황이 많은데, 그 스스로가 강간범 백인들을 두고 죽여마땅했다고 진술하기도 하죠. 그리고 말그대로 '사후에' 흑인 인권 운동 단체 등에서 변호사 선임을 해주겠다는 말 등을 하며 이슈화 시키고 이용하는 모습도 그려지죠.
제 생각에는 그 영화에서 여론에 의해 그 사건이 크게 부각되는데, 분명 그 사회에 만연에 있는 큰 문제이고, 분명 사회적 약자인 흑인이지만, 배심원의 판결이 무죄로 된 것은, 감정에 호소와 더불어 여론에 의한 압력으로 인해 그것이 여론에 의해 배심원들은 사무엘 잭슨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선이자 정의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당시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라고 봐야겠죠. 물론, 1980년대는 분명 여전히 인종차별이 문제되던 시점이고, 이후 90년대에도 LA 폭동 등이 일어난 원인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고, 사실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문제와 특히나 미국 남부 사회는 상식적으로 잘 알고 있죠. 물론, 저도 알고 있고요.
하지만, OJ 심슨 사건 같은 경우는 어떨까요?
이것이야 말로 바로 개인의 범죄를 사회에 떠넘기며, 사회적 약자로서의 '흑인' 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경우라고 생각되는데요.
물론 타임 투 킬은 소설이므로 둘을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죠. 시대도 80년대와 90년대가 다르겠고, 살인을 저지른 흑인의 사회적 위치도 다르고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 간과할 수 없는 부정적인 모습이죠.
그리고 흑인의 사적 보복이 정당화가 아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는게 변호인 측의 좀더 정확한 입장이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표현을 하든, 결국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건 딸이 강간당하는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해서 일어난 살인이 아니였기에 정당방위라고 할 수도 없고, 총기까지 준비했으므로 계획적이죠. 게다가 정신이상으로 유도하고 싶어 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이것 또한 일시적인 분노로 인한 정신이상이라는 논리도 말이 안되죠.
제가 어디에선가 자유의지와 관련해서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자신의 살인에 대한 책임은 사회에게 있다는 쪽으로 누군가가 변호한 적이 있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도 나는데요, 이런 식으로까지 간다면 모든 개인의 범죄는 모두 다 사회의 책임이지요.
그리고, 영화에서, 사적 보복이라는 수단으로 살인을 했음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는 것 또한 물론 사실지만, 그것 또한 사실이죠.
님의 말씀처럼 그의 머릿속에 무슨 사고를 하고 있는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백인에 대한 특혜와 백인우월주의가 있다면 그것을 없애는 쪽으로 가야하는데, 왜 흑인에게는 그런 특혜가 없냐고 흑인에게도 무죄라는 특혜를 줘야한다는 모습이란 겁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런 것을 계기로 좀 더 사회 이슈가 되고, 그 파급효과가 더욱 크니까 결과적으로는 인종차별해소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결과물 자체는 좋겠죠. 하지만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보복 살인을 법정에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한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만약 이렇게 사회 부조리를 없애기 위해서 부조리로 인해 피해를 받는 쪽도 일종의 혜택이나 면책특권 등으로 표현되는 것을 누려야 한다면 말이죠, 계급문제로 확장시켰을 때, 지금 우리사회에서 부산저축은행사태가 문제시 되고 있는데,
이때 소급입법 적용해서 5천 초과자나 후순위채권들의 피해자들의 피해금액까지 보전해주는 입법안에 대해 저도 그렇고, 이곳에서도 그렇고, 다수 여론들이 반대하죠. 이건 법자체를 바꾸는 것이라서 영화에서 문제삼고 있는 주제와는 또 다른 측면도 있긴 한데, 소위 가진 자들- 상위 계층이 가지는 특권을 왜 하위 계층은 누리지 못하냐고 하면서 걔들도 위법행위 했으니, 우리들도 위법행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 부조리를 없앤다는 명목아래 초법적인 논리로 접근해서 이런 하위 계층에게도 혜택을 줘야하므로 정당하다고 하는 것에도 힘이 실리게 되는 형국이죠.
이건 영화에서의 그 판례로 인해 예상될 수 있는 문제점이라는 차원에서 언급드린거고, 실제로 그런 문제점이 OJ 심슨 사건같은 경우라는 것이지요.
김진관 김보은 사건은 대통령 특별 사면으로 감형된 것이고, 김보은 양은 성폭행 피해자 당사자인데다가 무죄와 집유는 다르겠죠.
집행유예는 죄가 있지만 형벌의 집행을 유예하겠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나머지 님이 말씀하신 부분들, 배심제를 고려해야 한다든지, 무죄에 대한 나의 의견은 양형에 대한 개인적인 법감정이라는 부분은 수긍합니다.
헌데, 제가 상황 인식 차체를 선후관계는 차치하고 인종차별한 행위( 저 행위가 지역차별이 아닌 '인종'차별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것인지는 의문이지만)와 신상공개한 행위 자체가 똑같다, 동급이다, 뭐 이런 말씀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건 동급이냐 아니냐가 촛점이 아니라, 신상공개로서 얼굴까지 공개하는 그 수단과 방법이 정당하냐 하지 않느냐, 용인될 것이냐 아니냐, 이런 것이지, 둘 다 똑같은 놈 수준으로 봐야한다는 건 아니죠. 이건 방법론에 대한 것이죠.
님 댓글의 마지막 부분 - 현실적으로 기득권자에게 이용되는 자기 방어 논리-은 저도 수긍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이용하는 기득권자가 문제이지,
이 과정과 수단이 중요하다는 논리 자체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죄는 너무하니까 정상참작을 하더라도 어느정도의 형은 선고해서 유죄였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 저의 의견이기도 하겠지만 말이죠.
이건 [공적 제재]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달린 문젠데, 디씨의 경우 아크로와 달리 운영자의 관리, 제재가 전무하다시피 한 게시판임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디씨에 올라온 글들이 정보통신법 등의 법이 적용되는 영역 바깥에 있지는 않을 겁니다.
법적 제재가 미치지 않는 공간이라고 해서 신상털이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그런 정당화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번의 그 건대 학생의 사례에 곧바로 적용할 순 없습니다.
예전에 아크로에 있었던 사례를 떠올려보죠.
구라성인님도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회원이시니 작년의 그 말러리안 소동?을 기억하실 겁니다. 아크로 익명게시판에서 말러리안을 비하하는(또는 비난하고) 글이 올라오고, 그 개인신상에 관한 정보가 돌아다닌다는 점을 이유로 아크로 운영진의 사과문 게시, 익명게시판 폐쇄, 문제의 발언을 행한 회원의 개인정보를 요구했었습니다. 운영진 간에 옥신각신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엔 불응하는 방향으로 일단락 났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전 운영진 사과문 게시 및 익게판 통제에 관한한 말러리안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요구를 했다고 봤습니다. 다만, 회원들 개인 정보를 내놓으라는 요구만은 당치도 않다고 여겼죠. 사과문 게시 및 익게판 통제 요구만큼은 말러리안 쪽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썼다가 이게 '말러리안이 짜놓은 틀'에 말려들어간 생각이라는 지적도 있었죠. 여하튼 간에 만약 그 당시에 말러리안이 '사적 응징'을 하겠다면서 - 무슨 수를 써서 - 문제의 글들을 익게에 올린 회원들 신상을 털었다면 뭐라고 하실 겁니까? 그때나 지금이나 저라면 그건 미친 짓이라고 할 겁니다. 정 불만이 있어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 (즉, 운영진의 제재 자체가 없든 운영진이 고의로 제재를 하지 않든) 말러리안 자신이 협박?했듯이 '법'으로 해결할 일입니다.
이번 건대 학생의 신상털이 사례는 공적제재가 없는 공간에서 이뤄진 사적 응징이라기보단,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우니' 법이고 절차고 다 생략하고 그냥 주먹으로 해결하고 말겠다는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생겨난 일이라고 봅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하는 개인의 주관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는 사안임을 인정하고 쓰겠습니다.
공적제재(법적 제재 포함)가 없는 공간은 디씨 외에도 한 두 곳이 아닐겁니다. 일례로 일본의 2ch가 있죠. 그 곳에서 한일 양국 간 외교/정치 사안이 도마에 오를 때 어떤 멘트가 올라오는지는 여기서 굳히 시시콜콜 밝히지 않아도 모두들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Enjoy Japan이라는 한일 포럼 게시판을 네이버가 제공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게시판 역시 구라성인님이 말한 의미에서 공적재제가 없었던 공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또 그 게시판에서 일본 아이들이 어떤 말을 내뱉었을지는 능히 짐작이 가실 겁니다. 툭하면 한국인들을 노예민족, 조선토인 운운하며 비하하는 정도야 애교(?)로 봐 줄수도 있습니다만, 강제징용 피해자라든지 위안부 피해자들을 두고 그네들이 뱉은 말들은 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충격'을 받을만한 그런 수위의 발언들입니다.
또한 불특정 조선족 및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인들이 싸지르는 악플들도 그에 못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쓰촨성 대지진 당시 '일부' 한국인들이 불특정 중국인들을 향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다 아실 겁니다. 일본 극우 아이(넷트 우익)들 뺨치는 수준이었죠.
여기서부터가 문젭니다 (즉, 의견이 갈릴 만한 지점입니다). 운영자에게 제재를 요청하거나 법에 호소해서 문제를 풀 장치 (제도적으로 원천 봉쇄되어있건, 제도는 갖추어져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건)가 미비한 상태에서 과거에 실제 그랬듯이 한국 인터넷 유저들이 2ch를 공격한다든지, 또는 (순전한 가상 스토리지만), 쓰촨성 대지진 뉴스기사에 달린 악플을 보고 흥분한 어느 중국인이 그 악플 유저들 몇몇의 신상을 조사해서 공개한다든가 하는 일이 사태해결에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가? 전 광복절에 2ch 공격하는 등의 '거사?'를 벌이는 유저들을 '우리편'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등 쓰잘데기 없는 짓을 해서 일을 망치는 부류로 보죠.
요컨대 제 입장은 그렇습니다. 이건 뻘구덩이에서 같이 뒹굴며 개싸움하자는 짓밖에 안 됩니다. 언발에 오줌누기이고. 물론 특정 몇몇은 조질 수 있죠. 그리고 기분풀이도 되지요. 이건 소득입니다만, 잃는 것도 있습니다. 이 싸움을 구경하는 구경꾼들에겐 양자가 명분 면에서 별 차이도 없는 비슷한 부류로 비춰질 공산이 큽니다. 다 아는 사례지만, 과거 흑인 민권 운동이 마틴 루터 킹 노선이 아니라 말콤 엑스 노선으로 틀이 잡혔다면 어찌 되었을지 한번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제가 보건대 이건 득보다 실이 커요.
추가 : 신상털이 자체도 문제지만, 유틀러님이 걸어뒀던 링크를 보니 이를 문제삼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들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더 심각합니다. 그 내용들이 하나같이 수꼴 하나 까여서 쌤통이다, 고소하다 정도였어요. 댓글을 단 저네들이 반수꼴 진영의 정서를 대표하는, 즉 전형성을 띈 사람들이라면 이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징후로 봐야 합니다.
신상털이에 반대하는 것과, 특정 사안을 사회적 이슈로 키워 갈등의 전선을 명확히 하는 활동에 반대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젭니다.
과거 흑인 민권운동도 마찬가지지만, 미국 페미니스트들 역시 사회적 혼란과 대립을 일으켰지만, 신상털이 등과 같이 그 도덕적 명분이 의심스러운 수단을 쓰진 않았어요.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를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페미니스트들은 성매매를 반대합니다. 명분도 나름 훌륭해요. 입법 및 행정에 영향을 주기위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려 하고 그 결과 '사회적 대립과 혼란'을 일으킵니다. 여기까진 좋습니다. 그런데 성매매를 구매한 몇몇 남성들의 신상을 털어 공개한다든가 하는 짓 따윈 하지 않지요.
공감이 절절하게 가고 있슴다 ㅋ
저 영화를 보긴 봤는데 전체적인 개요조차 헷갈리는 상태지만
하나 기억 나는 게 산드라 블럭이 유부남 매커너히에게 재판에 결정적인 단서를 어느 야외 카페에서 (실내였던 것 같슴다 ㅋ)제공해 주고 그걸 들은 매커너히가 막 뛰쳐 나가지 않나요? ㅋ 영화 중간에 뜬금없이 사건이 해결되도록 (진중권식으로 표현하자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강림했던 영화라 그다지 깊은 인상은 안 남았음요 ㅋ
읽다가, 또 어제도 잠시 생각했었는데 일전에 바람계곡님과 이름없는전사님이 논쟁을 벌이시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쓰신 글 읽고 공감이 됐음. ㅋ
중립적이고 사실적인 정보일지라도 그것이 공인이 아닌 일반 개인의 신상정보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를 본인의 허락없이 게재하는 것은 본인이 고소한다면 명예훼손감이고, 그것으로 모욕을 느꼈을 가능성도 크니까 모욕죄도 가능하겠네요. 물론 방귀 낀 놈이 성내는 격이긴 하지만요.
여기서 유럽을 거론하시며, 반인류범죄까지 나가시는 것은 좀...또다른 비유의 인플레이션이 아닐까요.
반나치법이라든지, 홀로코스트 부정 방지법 같은 것은 이미 법제화 되어 있는 것이고, 저 쓰레기의 사고방식은 비슷할 지 몰라도 반인류적 범죄행위까지 나간다는 건 좀 무리수죠.
하지만 님의 말씀처럼 다소 즉물적이고 즉흥적인 정서의 발로가 아니였나 반성되기도 하는군요. ㅎㅎ 제가 마침 영화를 봐서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과 그 건과 연결시켰는데 ...음.
뜬금없는 질문이라 죄송한데,
사무엘잭슨의 살인이 진보로 그려졌다고 하셨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하군요 구체적인 징표가 드러났나요? 가령, 매커너히가 민주당 지지자라든가 하는 설정이라든지.
agnostic님이 파악하시는 아크로의 아이덴티티는 어떤 지향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 글 백플 가면 영화 다시 봐야겠슴다 ㅋ)
본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영화 속에서 사무엘 잭슨의 보복살인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변호사의 조수역인 산드라 블록이 어느 식당에서 맥커너히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산드라 블록 자신은 진보주의자이고 사형제 폐지론자인데, 맥커너히가 본인은 진보주의라고 생각하지만 사형제 찬성론자라고 하자, 산드라 블록이 맥커너히에게 깨어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실망했다고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장면이 나오죠.
그리고, 사무엘 잭슨의 그 사건이 매스컴에 보도되자, 흑인 인권 운동단체로 보이는 곳에서 변호사 선임을 맥커너히보다 유능한 자로 해주겠다고 나서는 장면도 나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크로의 아이덴티티는...원래 이 싸이트가 스켑틱에서 분리되어 나오게 된 과정을 (저도 잘은 모르지만) 보면 알 수 있겠죠.
음... 정치적으로는 골수(?) 민주당 지지자들이라고 파악하고 있습죠~ 난x구라는 표현도 있는데, 제가 이런 단어를 쓰면 문제삼을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신상털기는 나쁜가?
무조건 나쁘다
욕한다고 신상터는 넘들이나 욕한넘이나 매 한가지다
뭐 이게 어노스틱님이나 미뉴에 22님의 의견인데요
이것은 상황윤리냐 절대윤리냐의 논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기독교인인데도 불구하고 상황윤리를 옹호하는 입장인데요 남용되지 않는 선에서
인간이 절대적이지 않는데 절대윤리를 요구하는건 모순이지요
시간과 공간의 제약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인간이고 인간의 행위입니다
특히 윤리라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부딪힘 속에서 일어나는 가치판단의 문제인데 이것이 천차만별이지요
절대윤리라는 것은 기준으로서의 의미로 봐야 한다고 봐야 합니다
당위성으로서의 가치지요
일단 신상털기로 돌아가서
1. 디시는 실명제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쓰는 곳이고 책임을 져야 한다
겉으로는 익명의 공간 같지만 엄연히 자신의 실명확인을 거쳐야 글 쓸수 있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2. 신상털기가 부당하다 할지라도 어디까지 적용이 되어야 하는가는 상대적인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이재용이가 익명으로 서민을 루저라고 조롱하는 글을 올렸을 때 자기 회사 노동자를 종놈이라고 익명으로 말한다면 그래서 신상이 털렸다면 그때도 신상털이가 잘못되었다고 할 것인지
3. 나짜의 유대인 학살을 옹호하는 사람의 인권도 보호되어야 하는것이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법으로 처벌이 안되는 경우엔 신상털기라는 방식으로도 시민사회가 반인륜적인 행위에 견제해야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사회는 전체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야 하는 구조일 수 밖에 없으므로 반인류적인 행위를 막기위해 신상털기는 용인되는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4. 문제의 발언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발언에 대하여 사과를 하였습니다
처음이나 두번째의 사과문을 보면 그는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지도 그렇다고 소신으로 밀고나가지도 못하는 찌질남인데
저런 소신도 없이 그렇다고 진정한 사과도 할줄 모르는 ( 그이 행위를 볼 때 익명의로서 그와 실명으로서 그는 동일한 셩각의 사람)
사람의 행위를 법적으로는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사회적인 견제라고 생각합니다
5. 정의의 측면에서 보자면 그 사람은 이미 많은 특정 지역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모욕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지요
여기에 대하여 신상털기라는 방식으로 그를 견제하고 형식적인 사과라도 받은 것은 정당한 일입니다
법률용어에 위법성 조각 사유라는 것이 있지요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 행위이지만 그 위법성이 사라진다라는 말이지요
결국 정당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법률가들이 법과 정의의 문제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이지요
위법한 일인데 정당하다
이건 모순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위법성이 사라진다라는 말을 붙임으로 가벌성이 없다라고 보는 것이고 위법하지만 정당한 행위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번 사건이 바로 그런 케이스이고 타임투 킬이 바탕에 깔고 있는 기본 논리와 합리성 정당성도 위법성 조각이라는 그것이고 영화는 그것을 어떻게 설득하고 입증하고 논리로 풀어낼 것인가의 문제지요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반인류적 범죄자에 대한 신상털기로 고통당하는 사람보다 익명의 뒤에 숨어 조롱과 멸시 욕설 비하를 당하는 사람들 상처를 받고도고통당하는 사람이 훨 많고 이번의 경우에서 보듯 가해자는 대부분 반성도 소신도 없느 ㄴ찌질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런 찌질한 인간들로부터 선량한 사람이 당하는데 법이 보호헤 주지 못한다면 신상털기는 정당한 것이지요
아마도 사태나 상황의 심각성을 얼마나,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전 저 쓰레기의 행동이 반인류적 범죄자와 동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군요.
이재용 같은 경우는 거의 공인으로 봐야겠지요.
신상털이가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하지는 않겠지요.
아무리 쓰레기 같은 놈이라도 신상털려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고소했을 때, 위법한 행위였지만 공익을 위해서였으니까 조각된다는 그 논리를 들여서 정당하다고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공개해버리고 망신을 주는 것인데....사실 살인자의 얼굴도 모자이크하는 한국 사회인데 말입니다.
온라인상의 네티즌수사대의 신상털기의 문제점을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로 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신데. 이건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아닙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스스로 익명을 포기하고 실명을 알 수 있는 공간에서 공동체 규범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 이미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이 문제는 프라이버시의 문제라기 보다는 온라인 평판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평판은 최초의 평판게시자, 정보게시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건대이모군에 관한 중립적 정보를 올렸다고 하더라도 이후 수 많은 사람들이 평판을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온라인 평판의 문제는 두가지인데요, 첫째는 온라인에서의 평판은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둘째는 규범 위반자는 그가 관계하는, 그와 관계되는 특정한 사회적집단 안에서, 그리고 그 행위와 관련된 부분 안에서 규범 위반 문제가 다뤄져야하는데 오프라인 평판은 그것이 가능합니다만 온라인 평판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사소한 일탈행위로(건대 이모군이 '사소한' 일탈행위를 한 것은 아닙니다만) 순식간에 영구불멸의 대마왕이 돼 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부정적 평판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유지되고 확장 이동한다는 점이 온라인 신상털기의 본질적인 문제죠. 규범적 측면에서 신상털기의 긍정적인 측면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고 오프라인에서는 그러한 신상털기가 어느정도 제한된 형태로 존재하여 사회의 규범질서 유지에 기여를 하는 면이 큽니다만 온라인에서는 부작용이 너무 심각합니다.
어쨋든 온라인 평판이 이런식으로 존재한다면 한 인간의 개선가능성 교화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장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공동체 전체에 이득이 된다기보다는 손해가 됩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단순히 "신상털기 문제없다"라고만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이런 부작용(사례를 장기적으로 관찰해보면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도 있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 소셜미디어 리터러시와 인권의식에 대한 대중적 수준을 높이는 수 밖에...
논리가 아크로의 아이덴티티와 충돌한다? agnostic 님의 글을 보면 "아크로 답지 않다"는 등의 말을 자주 사용하시는데, "엠팍에도 이런 글이 올라오다니 놀랍군요" 부류의 피상적 인상비평과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군요.
헌데, 저는 아크로에 대한 인상비평을 한 적은 있지만,
"아크로 답지 않다." 며 아크로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 적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있었다면 수고스럽겠지만 구체적으로 적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아크로에서의 엠팍에 대한 인상비평 행위 그 자체를 비판할 이유도 없고, 그런 적도 없구요.
다만, 사실관계가 다른 경우 그 인상비평에 대한 내용을 지적한 적은 있군요.
그리고 애초에 누구든지 피상적 인상비평은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본문에서 제가 파악한 아크로의 아이덴티티와 충돌할 것 같다라는 부분은 다른 부분으로 이 논리를 확장시켰을 때 충돌할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고, 실제로 댓글 진행도 그렇고...
아 혹시라도 댓글 중에 제가 아크로를 정치적으로 골수 민주당 지지 스탠스로 파악한다고 한 부분이 문제가 될런지도 모르겠는데, 이것이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1. 정확히는 "아크로 답지 않다"는 게 아니라 "아크로에서 보기 드문 글"이란 표현이었군요.
아크로에서 보기 드문 글이네요.
출처(ref.) : 자유게시판 - 황산보복 판결을 지지하는 진보적(?) 네티즌들을 보며 -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4&document_srl=391326
by 백수광부
그리고 "아크로 답지 않다"는 표현이 반드시 아크로는 어떠해야 한다는 당위를 함축하지는 않지요. 그저 "아크로다운 것"에 대한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줄 뿐입니다. 일전에 말씀하신 "아크로 깔때기의 법칙"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딱히 agnositc 님이 아크로가 어떠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 적은 없으니, 제가 이 점에 대해 적시할 필요는 없는 것 같군요.
2. 물론 누구나 피상적 인상비평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상적인 인상비평에 근거해 예단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요. 그 대상이 아크로이든 엠팍이든 말입니다.
예컨대 전 agnostic 님 말마따나 민주당 지지자라는 아크로의 아이덴티티와 신상 털기 반대 논리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길래 충돌이 일어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민주당 지지자 → 호남 친화적 성향 → 호남 증오적 언사를 하는 인간의 신상을 터는 건 옳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논리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엠팍이 영남 친화적 사이트라서 호남 비하에는 그냥저냥 넘어가면서 영남과 유시민 비판에는 눈에 불에 켠다'는 논리와 다를 게 뭡니까? 후자에 문제가 없다고 보신다면 저로서도 더 이상 드릴 말은 없겠습니다만.
그리고 아크로 깔때기 법칙이라고 한건요. 주로 그 쓰레드에서 외국에서의 황산 보복이 소재였는데, 이것이 진행되다보니 어느새 영패주의척결 방법론으로 댓글이 진행되고 있었죠. 헌데, 아크로에서 적어도 당시에는 그리고 제 경험에는 주로 영패척결론이 주로 정치 관련 글에서 보였기에, 제가 만들어낸 말로 그랬던 거고요.
2. 그리고 이 글에서 말한 아크로의 아이덴티티와 충돌하는 부분이란 것도요, 제가 본문에서도 밝혔지만, 이미 그 백수광부님의 쓰레드와 접하는 부분이 있기에 또 충돌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죠. 또한 저항적 지역주의를 옹호하는 아크로이니까 당연히 이러한 논의를 확장하면, 충돌이 일어날 것이란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하고, 실제로 제 논리가 보수진영 내지는 기득권층에서 방어 논리로 내세우는 것이란 것도 제가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보시다시피 이 쓰레드 댓글 진행을 보시면 알겠지만 실제로 충돌이 있는 부분이 있지요.
이건 타임 투 킬이라는 영화 자체도 한국 사회, 특히 호남 지역차별 문제를 투영해서 바라보면 충분히 예상가능하기도 하고요.
님이 하고싶은 말씀이,
아크로가 저항적 지역주의를 옹호하므로, 호남비하 발언을 한 자의 신상공개가 옳다고 주로 판단할 것이라는 식으로 마치 편향적인 모습으로 제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인지?
만약 그러하다면, 저는 이 쓰레드에서 그런 심리적인 편향이나 편견 쪽으로 힘을 실어 말하지는 않았는데,
굳이 집어 내자면, 제가 댓글 어딘가에서 '투영' 이라는 단어를 썼던 것 같은데, 그건 심리학적인 단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아크로의 정체성 운운하며, 막말로, '너희들이 그러니까 편들어 주는 것' 이런 식은 아니였지요.
말미에 잠깐 언급한 그것은 저 개인의 아크로에 대한 인식인데, 그것이 크게 문제시 될 만한 것이였는지도 의문이고...
혹은, 저항적 지역주의 옹호와 지역차별적 언행에 대한 제재로서 그 자의 신상 공개라는 방법에 대한 판단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데, 제가 무리하게 연결하고 있다고 하시는 것인지?
만약 이러하다면, 글쎄요. 전 그것이 전 두 사안이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타임 투 킬이라는 영화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항적 지역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은 모두 다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는 행위일지라도, 영패주의 타파라는 목적이나 결과를 위해서는 그것을 용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항적 지역주의를 옹호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호남의 양보가 아니라, 영남의 반성과 더불어서 영남지역주의를 다른 지역과 연대해서 고립시켜야하는 쪽으로도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영남을 안고 가는 포용적인 안에 대해서도 그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였다고 비판하던 목소리라든지 뭐 이런 쪽을 생각해 봤을 때, 현실적인 목적 달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파악되고요.
그리고 5.18 항쟁에 대해서도 국가라는 주체가 내린 폭력과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만약 어떠한 경우에도 현행법을 어긴다든지 인류의 보편적 명제인 살인을 하면 안된다는 주장만 내세우면, 문제가 되고 충돌이 생기겠죠. (물론 제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제 논리를 확장하다보면)
근데 제가 굳이 이렇게 말하시 않아도 다 아시고 있을 것 같은데, 무엇이 문제라고 여기시는 지는 사실 잘 모르겠군요.
황산보복판결에 관한 제 글에서 댓글 논쟁 중에 미투라고라님과 논쟁을 하다가 논쟁이 길어지고 제가 바쁘기도 해서 나중에 답글을 따로 본글로 달겠다고 (흐르는강물님에게도) 했는데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다다음 주에 큰 암수술을 앞두고 계시기도 하고 사무실 이전도 해야하고 해서 경황이 없어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글이라 제쳐뒀는데 언젠가 한 번 글을 써야하기는 해야겠군요.
참고로... 저는 보수우파라고 했는데(스켑의 말님은 저를 극좌파라고 말하지만...) 저는 아크로분들 대부분도 보수우파라고 봅니다. 민노당이나 진보신당 사회당 등이 아무리 세력이 미미하다고는 하지만 이들 정당(지지자들)을 놔두고 민주당(지지자들)을 진보좌파라고 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리버태리언에 가까워서 아크로의 많은 분들과는 좀 다릅니다. 그리고 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책을 지지할 뿐이라는 점도 다르겠네요. 저는 30대중반까지 대구에서 계속 살아왔지만 투표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현재까지 투표는 계속 민주당 내지 무소속에게 해왔습니다. 단 한 번도 한나라당(민자,민정)이나 한나라당계열 무소속에는 투표하지 않았고요. 저는 민주당도 그 어느 특정정당도 그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특정 정당지지하지 않고 다만 특정 정책을 지지할 뿐이라는 것은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간섭이나 구속되는 게 싫거든요. 저는 영패주의를 척결해야 한다고 믿는 점도 아크로의 여러 분들과는 같지만 방법론상에서는 많이 틀립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신상털기는 비일비재하죠. 고대 의대 성폭행 사건만 해도 그렇죠. "야 그 성폭행범 내가 아는 애야 XXX라는 앤데 원래 걔 어쩌꼬 저쩌고" 이런 식으로 소문은 쫙 퍼지고 뭐 그렇습니다. 그 범인을 모르는 애들도 그런 소문을 듣고 한마디 씩 욕하고 비웃고 그러죠.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그 규모와 전파속도가 차원을 달리하죠. 게다가 그 기록도 영구히 남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관계자 아니면 한번 듣고 잊혀질 것들이 온라인에는 계속 남는데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죠. 정말로 수십년 후에는 쓰레기 정보들 때문에 골치 아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단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 댓글, 인터넷 뉴스 사이트의 댓글란 같은 거는 다 없애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자토론방, 의견게시판 정도면 충분하죠. 그리고 개인의 동의를 전제로 해서 작성한 글이 일정기간 지나면 자동소멸되는 기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글에 딸린 리플은 어쩔 수 없이 희생되겠지만...
이런 기술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백수광부님이 말씀하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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