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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수가 부산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이 은진수에 대해 김황식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은진수 위원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한 제청권자로서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묻자, "그분은 기본적으로 정의감이 강한 분"이라고 말했답니다. "그 분이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해서는 용서할 수 없지만, 그분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까지 그렇다고해서 전혀 없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라며 은진수를 감쌌는데요...
제가 볼 땐 소위 보수/우파라 자처하는 중년/장년층의 사고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발언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은(아... 저도 솔직이 40대 중년입니다만...) 완전히 분리된 이중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검사나 감사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공정하고 청렴한 행위를 물론 합니다. 대부분 이렇게 할 겁니다. 다만,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만. 그러나 자신이 관련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검사나 감사로 이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도대체 뭐가 있을까요? 꼭 은진수 같은 '정의로운' 사람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합니다.
문제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일입니다.
검사/감사가 뒷돈 받아 처먹는데 이골이 난 것들이란 사실은 이미 다들 아실 텐데, 그 소수의 일에서는 철저하게 '정의로운' 행동을 보이지 않죠.
이런 일은 100 중에 1~2 정도 될 겁니다. 뒷돈은 이런 일에서 받아 처먹어도 충분하고(예를 들어 삼성의 장학금...) 스폰서가 있다면 더욱 좋죠. 이들은 보험의 성격이라 일이 터지기 전까진 특별한 걸 요구하지 않는 사람들이니까. 즉, 업무는 정의롭게 보면서 뒤로는 여전히 받아 먹는 겁니다. 따라서 겉으로 볼 땐 이 검사나 감사는 아주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뒷주머니가 아무리 두둑해져도 말이죠.
꼭 검사/감사만 이런 건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이 맡은 일의 대부분은 '정의롭게' 합니다. 비리로 썩어 문드러진 건설회사들도 건물 무너지지 않게 잘 짓습니다. 100개 만들면 그 중에 부실해서 무너지는 건물은 1개도 안 됩니다.
김황식이 아무리 좋은 판사였다 해도 저는 그가 100% 청렴결백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황식은 거의 모든 재판과 업무에서 '정의로운' 판결과 지시를 내렸을 겁니다. 따라서 김황식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볼 때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김황식의 사고방식은 솔직이 우리나라 중장년의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의 심각함은 제대로 느끼지 못 하고 있을 겁니다. 오히려 세상은 이렇게 사는 것이라는 합리화를 하고 있겠죠.
이런 이중적 사고방식이 일반인이 아닌 검사/감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까지 합리화되어 있으니 사회에 정의가 뿌리 내리기가 그리도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검찰총장도 검찰만큼 청렴한 곳이 어딨냐는 우끼고 자빠지시는 소리를 한 적이 있죠.
정의로와도 될 때만 정의로운 사람도 정의로운 사람인 나라가 우리나라고, 이게 나이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이중적 사고방식입니다. 아마도 100이면 99는 바뀌지 않을 거고, 시간이 흘러 사람 자체가 없어지는 수 밖에는 딱히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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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진수에 대해 김황식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은진수 위원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한 제청권자로서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묻자, "그분은 기본적으로 정의감이 강한 분"이라고 말했답니다. "그 분이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해서는 용서할 수 없지만, 그분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까지 그렇다고해서 전혀 없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라며 은진수를 감쌌는데요...
제가 볼 땐 소위 보수/우파라 자처하는 중년/장년층의 사고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발언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은(아... 저도 솔직이 40대 중년입니다만...) 완전히 분리된 이중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검사나 감사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공정하고 청렴한 행위를 물론 합니다. 대부분 이렇게 할 겁니다. 다만,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만. 그러나 자신이 관련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검사나 감사로 이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도대체 뭐가 있을까요? 꼭 은진수 같은 '정의로운' 사람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합니다.
문제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일입니다.
검사/감사가 뒷돈 받아 처먹는데 이골이 난 것들이란 사실은 이미 다들 아실 텐데, 그 소수의 일에서는 철저하게 '정의로운' 행동을 보이지 않죠.
이런 일은 100 중에 1~2 정도 될 겁니다. 뒷돈은 이런 일에서 받아 처먹어도 충분하고(예를 들어 삼성의 장학금...) 스폰서가 있다면 더욱 좋죠. 이들은 보험의 성격이라 일이 터지기 전까진 특별한 걸 요구하지 않는 사람들이니까. 즉, 업무는 정의롭게 보면서 뒤로는 여전히 받아 먹는 겁니다. 따라서 겉으로 볼 땐 이 검사나 감사는 아주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뒷주머니가 아무리 두둑해져도 말이죠.
꼭 검사/감사만 이런 건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이 맡은 일의 대부분은 '정의롭게' 합니다. 비리로 썩어 문드러진 건설회사들도 건물 무너지지 않게 잘 짓습니다. 100개 만들면 그 중에 부실해서 무너지는 건물은 1개도 안 됩니다.
김황식이 아무리 좋은 판사였다 해도 저는 그가 100% 청렴결백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 가능성 자체가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황식은 거의 모든 재판과 업무에서 '정의로운' 판결과 지시를 내렸을 겁니다. 따라서 김황식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볼 때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김황식의 사고방식은 솔직이 우리나라 중장년의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의 심각함은 제대로 느끼지 못 하고 있을 겁니다. 오히려 세상은 이렇게 사는 것이라는 합리화를 하고 있겠죠.
이런 이중적 사고방식이 일반인이 아닌 검사/감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까지 합리화되어 있으니 사회에 정의가 뿌리 내리기가 그리도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검찰총장도 검찰만큼 청렴한 곳이 어딨냐는 우끼고 자빠지시는 소리를 한 적이 있죠.
정의로와도 될 때만 정의로운 사람도 정의로운 사람인 나라가 우리나라고, 이게 나이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이중적 사고방식입니다. 아마도 100이면 99는 바뀌지 않을 거고, 시간이 흘러 사람 자체가 없어지는 수 밖에는 딱히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2011.06.03 05:25:15

법이나 규칙보다는 정이 우선하고, 그래서 지연-혈연-학연-인맥의 사적 연관에 의해 공적인 결정도 얼마든지 뒤틀릴 수 있고, 뭐 그런 원칙?이 통용되어 왔고, 앞으로도 통용되는 것이 한국사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정은 세대가 바껴도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는 비관적인 생각도 들구요..
뭐 사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보수화의 경향은 농후합니다, 제가 보기에 모든 사회관계에서 공보다 사가 우선하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화는 젊은 이들 사이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다만 그 안에 젊은 세대들에게 확고한 개인주의적 가치관, 좀 안좋게 말하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 배태된 이기주의가 섞여 있어 신세대들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문화 밑바닥에 여전히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이게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사회의 최전선에 서게 됐을 때의 한국 사회의 모습속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겠죠..
희망적인 부분도 있을 거고, 여전히 절망적인 부분도 있을 거고..뭐 그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젊은 이들 중에 진보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도 곁에서 보면, 그닥 말처럼 진보적인 생활을 실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사실 생존경쟁의 자본주의 사회는 부지불식간 우리들의 실천을 보수적이게 만드는 중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치열한 경쟁원리가 우선하고, 그 원리에 입각해서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제 몫을 하고 살 수 있는데, 그것을 당연하게 알고 자라온 사람들의 생활에는 그런 가치관 그런 사고에서 촉발되는 자연스런 행동들이 뭍어날 수 밖에 없겠지요..그래서 말다르고 행동다르고..그런 모습들을 확인하게 되는 거겠고..
웹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는 진보청년들을 향해, 입진보, 강남좌파 등의 비꼬는 수식이 붙는 것도 다 그런 이유때문이겠죠. 걍 젊은이들 스스로가 안봐도 쟤가 입바른 소리를 하는 거고, 그러는 이유가 어느정도 젠체 하고 싶은 우월감때문이고, 쟤 현실은 걍 시궁창일 뿐이다..뭐 이런 걸 자기와 또 자기 주변친구들의 모습에 비추어,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거죠..근데 그걸 또 온에서 오프에서 종종 사실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그래서 진보청년들의 입지는 더 좁아지는 면도 있고..
아무튼 진보적인 가치관에 기대어 사는 것을 우리 사회가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의 정도에 따라, 젊은 세대들의 의식이나 가치관도 그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거슬러 사는 것 자체가 진보청년 개인에게는 굉장히 고틍스런 일이 되다 보니..좀 절망스런 현실이지요..
근데 머..이 거대한 전지구적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하면..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더 가까운 내 가족 내 친구 내 사적 인맥들에 기대어 살려고들 하는 거고, 그게 저축은행건에서 보듯 사회적 관계를 뒤틀어 버리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는 거고..뭐 이 무한루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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