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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지역주의라는 말 대신에 호남(충청,강원포함)차별과 영남패권과 같은 단어가 더 개념충만해 보인다. 이러한 개념은 근대적인 차별과 패권을 직시하도록 하며 동시에 권위주의 vs 민주주의라는 큰 틀에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명료하게 설명해주기까지 한다. 다만 차별의 구체적 의미와 패권의 구체적 의미 나아가 영남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돤 이야기는 지난 토론에서 대충 이야기한듯 하니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개인적인 생각은 아래 링크의 댓글에서 주로 밝혔다)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3&document_srl=385644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3&document_srl=386013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3&document_srl=387057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2&document_srl=388401
http://theacro.com/zbxe/?mid=free&page=2&document_srl=388462
아무튼 지역주의나 지역감정이라는 말은 사실 호남차별이나 영남패권 나아가 이들을 포괄하는 권위주의 vs 민주주의라는 개념충만한 단어들을 모두 사장시켜 버리고 한국 정치를 매우 전근대적인 어떤 것으로 폄하해 버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 박지향 교수는 조선일보에 망국적 지역감정을 없애는 길 이라는 글을 썼다. 여기에서는 지역감정의 근원을 다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 끌고 올라간다. 그리고 경상도의 좋은 평판을 부각시키면서 그와 대조적으로 전라도에 대한 나쁜 평판은 역사 이래 꾸준히 있어왔다는 투의 글 전개를 보여준다. 이것을 통해 박지향이 노리는 효과는 지역주의의 연원은 오래되고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원래 평판이 나쁜 전라도에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에 있다고 본다.(그런 의미에서 조선일보의 지역주의 담론은 일종의 유사 인종주의 담론이다.)
이러한 박지향의 논법은 마치 일본제국주의가 조선민족을 규정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타율성론(만선사관, 사대주의, 당파성론, 일선동조론)과 정체성론이 그것이다. 그 결과 한국인들도 뜬금없이 조선놈은 원래 그래 이런 자조섞인 말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마치 전라도놈는 원래 그래 이런 말처럼.
그러면 조선일보와 박지향의 이러한 논법을 "만들어진 현실"에서는 무엇이라고 부를까? 이런 것들은 역사학이나 정치학에서 흔히‘ 쓰이는 것으로 과거의 정치적 이용’(political use of the past), 편견의 동원’(mobilization of bias), 전통의 발명’(invention of tradition) 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한다.
좀 더 구체적인 문장을 보자
결국 조선일보가 원하는 지역주의 담론은 지역주의나 지역감정을 망국적인 어떤 것으로 보면서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전라도의 문제로 치환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그런 류의 것이다. 과거부터 한나라당쪽에서 퍼뜨리는 지역주의 담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고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지역주의 담론은 이렇듯 박정희때부터 정치적 필요에 의해 동원되고 만들어진 개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주의 담론은 한국의 민주화 담론에 대항하여 87년 대선에서 노태우를 당선시키는 일등공신이 되기도 하였다. 구체적인것은 한국의 지역주의 (망국)론의 부적절성에 대해서 나 "만들어진현실.pdf "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지역주의 담론 대신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 이른바 어떻게 호남(강원 충청포함)차별이 구조화되고 영남의 패권이 구축되었는가 실제 통계와 팩트를 가지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조선이 어떻게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나아가 일본이 조선에서 그들의 제국주의를 어떻게 관철시켰는가를 보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단순히 감정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주장이 3당합당 이후 생겨난 '저항적 지역주의 담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은 단순히 지역주의로 모든 것을 치환하여 보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시각에서 지난 반세기를 바라본다는 점에 있다. 즉 민주주의와 인권 나아가 공정과 정의의 차원에서 누가 가해자였고 누가 피해자였는지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사실 이런 보편적인 시각에서 한국정치를 보게 되면 소위 지역주의 양비론은 권위주의나 민주주의나 똑같다는 주장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권위주의 정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명분으로 써먹은 것은 한결같이 지역주의 양비론에 입각한 지역주의 담론이었다. 나아가 현재 진보그룹을 구성하는 사람들도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기술로서 지역주의 담론을 빌려오기도 한다.
물론 한국정치에 지역주의적인 면이 아에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 문장에서도 언급했듯이 그것이 한국 정치의 본질을 규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비록 지역주의적인 면이 있더라도 그것은 권위주의 vs 민주주의의 구도에서 크게 일탈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조선과 일본과의 대립에 있어서도 그것이 민족간의 대립 즉 민족주의적인 면이 있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보편적 인권주의 vs 제국주의의 구도에서 크게 일탈하지 않는 것과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정치에서 지역주의가 30이라면 권위주의 vs 민주주의 대립은 70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즉 기존에 지역주의문제라고 봤던 70정도는 사실 권위주의 vs 민주주의 문제로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조선일보에서는 한국정치의 본질을 모두 지역주의라고 규정함으로써 권위주의 vs 민주주의의 대립을 희석시키려 했다.(즉 그들은 지역주의 100, 권위주의 vs 민주주의 0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을 것이다.) 물론 "만들어진 현실"을 쓴 저자의 주장을 이해함에 있어 지역주의적 문제가 100프로 권위주의 vs 민주주의로 치환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은 좀 무리라고 본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minue622님과의 대화에서 밝힌 바 있다.(http://theacro.com/zbxe/?mid=free&page=2&document_srl=388401)
결론적으로 지난 한국정치의 70은 권위주의 vs 민주주의 그리고 그 연장선 상에서 설명할 수 있고 있고 나머지 30은 저항적 지역주의 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게 나의 입장이다.(물론 이 30에서는 여러 지역주의 담론이 경쟁을 할 수 있다.)
뒤에 내용은 만들어진 현실의 3김 청산론 관련 부분을 보면 되실 겁니다. 나머지 짤린 부분은 봐서 담에 추가하던지 하겠습니다.(복구되면 좋으련만)
네 정말 그렇네요. 저장 안해놓으니 이런 낭패를 흐흐
몇번 재시도 해봤는데 인용부호때문인지 계속 깨지네요. 댓글에서도 그렇고 새글로 써도 그렇고 본글에 이어서 써도 그렇고 모두 깨져버립니다.
'만들어진 현실"의 3김 청산론 부분(60페이지부터 93페이지까지)하고 156페이지 이하 87년 대선부분에서 3김이 지역주의를 회피했던 부분을 요약정리하고 제 의견을 간간히 집어 넣은 식으로 쓴건데 아쉽게 됐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관련 부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읽다보면 지금의 유시민의 정치적 포지션이나 그의 정치행위가 갖는 의미를 알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민주당이 지역당이라는 논리구조도 다 거기서 나온거거든요. 노무현 역시 비슷한 사고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듯 싶습니다. 문제는 집권이후 노무현이 (망국적) 지역주의 담론을 가지고 민주당 공격하면서 결국 민주당이 사분오열되고 당 모양새도 우습게 되었었거든요. 한마디로 완전 쪽박 차기 일보직전까지 갔습니다. 그 결과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이구요.
웃긴건 노무현 사망 이후 (망국적) 지역주의 어쩌고 하는 소리가 사라지면서 민주당이 다시 전국정당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원래 민주당은 전국정당이었고 문제는 (망국적) 지역주의 어쩌고 난리치는 쪽이 한심한 수준이었다고 봐요.
그리고 제가 봤을때 조선일보가 노무현을 보면서 얼마나 속으로 기특하게 생각했을까 싶네요. 자신들의 주장을 리바이벌하면서 민주당을 대신 죽여줬으니 말입니다. 아마 조선일보가 지금의 유시민을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할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얼마전 김순덕의 칼럼에서 묘한 주장을 했잖아요. 유시민한테 한나라당 입당을 권하는 듯한. 제가 보기에 이거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유시민을 역선택해서 지지율 올려주라는 메시지 같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야 유시민이 끝까지 민주당을 공격하면서 분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깐요. 김해에서 패배하고도 유시민의 지지율이 오히려 올랐던 이유도 이게 아닐까 하네요.(물론 가설차원에서 하는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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