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건으로 송사에 휘말렸는데 거의 끝이 보인다. 오랜만에 전화를 시도했지만 가해자는 받지 않고 게중에서 그나마 사람은 좀 괜찮다고 보이는 사람이 대신 전화를 받아 뭐라고 욕설을 퍼부어댄다. 너 무고죄로 고소해버린다, 스토"카"로 걸어버린다. 이미 무죄 판결 나와서 법원에서 판결문 왔다. 어쩌구 저저꾸.

 

열이 받쳐서 뭐라 몇 마디 했더니 다 녹음해놓고 있단다. 낼 고소한다고 무고죄랑 같이 :)

 

경찰/검찰/법원 절차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말은 잘 만들어낸다. 저거 공포에 질린 짐승들이 나 건드리지 말라고 울부짖는 거다. 어디 있냐고 내가 지금 갈테니 담판 짓자고 했더니 딴 소리다. 나중에는 뭐 판결이 났으니 일사부재의 원칙에 의해 이제 다 끝난 일이란다. 그래 거기 문서에 일사부재 다음에 한 자 더 있을 거라고 그거 불러보라고 했더니 꿀먹은 벙어리다. 몇 차례 같은 말로 다그쳤다. 그네는 지역경찰 아는 녀석들한테 몇 마디 물어본 거다. 지들도 법 잘 안단다. 나는 실은 법 잘 모른다:) 일사부재 다음에 마지막 낱말 하나가 무엇이냐며 그를 다그치는 내 모습은 어쩌면 차칸노르 님 의견에 반박하던 전문가들의 모습과 비슷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썩 좋지 않다.

 

아직 검찰 수사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법원 판결문이라니? 피해자 조서도 아직 받지 않았는데. 어처구니 없어서 그럼 소송 번호나 검찰 주무관 이름 대보라고 거기 문서에 있을 거라고 했더니 문자로 찍어준단다 :)

 

열이 받쳐서 또 전화했더니 밧데리가 다 되어가니 나중에 통화하잖다. 또 거짓말. 그네들 술집 이동경로를 얼추 아는 터라 머리 감고 슬슬 나가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사무실 앞에서 차 두 대가 선다. 어지간히들 술이 취했다.  가해자 놈이 말한다. 아무래도 불안하다. 어떻게 하지? 옆에 역시 덜떨어진 친구가 위로한다. 걱정 마 별일 없을 거야. 가해자 놈 얼굴은 거의 폐인에 가깝다. 마음 고생이 심한 터라. 하지만 그는 약은 사람이다. 많이 마셔도 잘 취하지도 않는다. 나를 봤다. 반말에 욕설이 기본이던 인간들이 높잎말에 공손한 어투로 나온다. 가해자는 무척 취하고 불쌍한 얼굴을 한다. 저네들은 하나 같이 그렇다. 더군다나 심하게 취한 상태이니 경찰 부를까봐 좌불안석이다. 치사한 놈들. 니들이야 그러겠지. 나와 반대 입장에 있었다면. 안다. 그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는 것을. 약자일수록 체면과 격식을 지키려 든다.

 

내일 검찰에 가겠다고 했더니 얼굴이 사색이 된다. 옆에 친구는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나를 달랜다. 전화로 내게 무고죄로 건다고 욕 퍼부으며 난리치던 인간이다. 그네들은 항상 그렇다. 하. 불쌍타. 옆에 친구는 좋은 사람이다. 인간으로서는 이해가 간다는 말이다. 행동이. 물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많이 했지만 그건 정말 세상에, 어쩌면 인간들에게 시달리며 살아남으려 터득한 처세일 것인지라 때론 눈물이 난다.

 

가해자가 취한 척 하며 나를 붙들고 흔든다. 왜 자기를 괴롭히냐고. 자기가 뭘 잘못했냐고. 무고죄로 건다며? 스토커로 건다며? 잘못한 거 없으면 그렇게 하라고 혔다. 옆에서 친구는 사색이 되어 뜯어말린다. 혹시 친구가 또 주먹질 할까봐 :)

나는 클클 웃는다. 법원이나 검찰 문건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런 거 없단다 :)

 

이인용씨가 기자로 있던 시절을 회고하며 그런 이야길 했더랬다. 경찰 출입 신참 기자로 있을 때의 일. 배운 그대로 공손하게 경찰들을 대하건만 경찰들은 싶어보고 좀 무시하는 투로 대하드란다. 자신은 그래도 계속 공대하는데...참다참다 못해 큰 소리로 나무랐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뒤로 태도가 변하더라고. 이인용 씨 지금 모습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어째들 그런지. 물론 나는 이인용 씨와 동류가 아니라 그들과 동류이다 :)

 

이쯤에서 끝낼까 싶지만 피해자는 계속 나온다. 가해자 그 녀석은 아주 약아 빠지고 비열한 놈이다. 남 뒤통수는 기본이고 부러 취한 척하며 상대를 떠보는 게 일상이 된 놈이다. 여자 등쳐 먹는 것은 기본.

 

6-7일 쯤에 돈이 나오면 내 일을 마치고 검찰에 들러 피해자 진술을 하련다.

그는 혼이 나야 한다. 그가 나를 때린 이유는 내 입을 막기 위해서 나를 원룸에서 쫓아내기 위해서. 왜냐고? 그가 한 비열한 범범 행위를 내가 알고 있으니까.

여기 송정리서 참 많은 인간군상들을 만났다. 그 밑바닥(용서하시라 이 표현) 군상들을 보며 또 나를 본다. 내 스승들. 이제 그들을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무한정 이해해가며 살 깜냥은 아니다. 그리고 잘난 축은 아니지만 갑자기 내가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세상을 깊고 알고 싶다면 혼자서 움직여 보시라.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느낌을 주도록. 그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아주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첨. 세상에 나더러 많이 배운 사람 아니냐는 사람들, 사장들, 혹은 높은 직책에 있는 이들이 간혹 있었다. 서너번. 그때마다 나는 미칠 듯이 웃었다. 허파에 바람 들어간 사람처럼. 내가 배운 사람이라고? 고졸이 뭘 배운 사람이냐? 내가 문자 속 있다고 유세를 떨드냐? 억울한 일 당했으니 항변한 것이거늘 배웠으니 당신이 좀 참아달라고? 얼척이 없어서 웃었다. 내 스스로 생각하는 먹물에 대한 조소. 나는 먹물이 아니거든. 물론 먹물은 가치중립 표현이다. 그때 내 웃음은 어떤 동물적인 우월감에서 나온 게 아니다. 부조리극이 유발하는 웃음이다.

그들이 하는 것처럼 사람을 써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방식이 이유는 모르겠으니 동물의 방식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좀 제정신이 아니다. 내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1대 1로. 어떻게든 무리를 흩어지게 하고 당사자들만 만나야 한다.

 

얼마나 달콤한가 2천 정도밖에 없는 내 돈이란,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그 돈이란. 몇 자 주워들은 지식이란 또 얼마나 힘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