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으로 제가 이 게시판에서 더이상 할말은 없는데,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첨언하고 가겠습니다..

제가 처음 영남쉴드치기에 나선 것은, 님 생각 처럼 단순히 내 고향을 매도하지마..무슨 이런 마음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건에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그 피해를 억울하게 뒤집어 쓴 영남지역민들을 향해 이 게시판의 호남분들이 비아냥대는 그 모습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얘기를 시작한 겁니다. 아무리 영남이 밉다기로 서니 어떻게 저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거며, 그 말도 안되는 생각을 배울만큼 배웠다는 이곳의 호남분들 중 그 누구 하나 지적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 게다가 그런 모습에 심통이 나서 (님들이 그런 식으로 비아냥 대고 있는)그 """"부산""""저축은행 건의 비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장본인들이 알고보니 호남사람이더라,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 agnostic님에게는, 갑툭튀 영남종자들 하는 짓이 다 저렇지 머(혹은 영남이 해온 짓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 뿐인데..)모두가 그렇게 논점을 흐리는 물타기를 하더군요. 

이 게시판에서 자타공인 가장 정의로운 님의 눈에는 그런 모습이 하나도 안보이시나 보던데.. 저도 한번 묻겠습니다, 그러는 행동이  옳은 겁니까, 아닌 겁니까?

제가 영남쉴드치기에 나선 첫번째 이유는 이 게시판에 이런 비정상적인 모습이 횡행하는 것에 대한 유감때문이었지, 가만있는 호남사람들에게 우리 고향 매도하지마..뭐 이런 쉰소리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두번째 더 절실한 이유는 행인님께서 잘 말씀하셨더군요..수도권인 계곡이 "영호남 대결구도를 부추기고"..

위 부산은행 건에서도 확인했고, 그 예전 담벼락 시절에는 수도없이 확인했는 바, 아크로분들의 영남에 대한 반감은 이미 한국인들이 일제에 대해 갖는 반감을 훌쩍 넘어서 있는 지경이지요. 그래서 이 게시판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분의 하나인 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 증언들이 저는 무척이나 신경이 쓰인다는 겁니다. 님의 그 한마디가 안그래도 영남종자에 대한 분노로 가득해 있는 여기분들의 생각을 더 공고하게 만들고, 가끔은 기름까지 끼얹는 촉매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신적이 있는지요? 님이 가장 정의로운 모습으로 영남의 악행을 고발할 때, 그 순수한 의도를 넘어서 그 악행과 무관한 수많은 일반 영남인들에 대한 인상까지 도매금으로 싸잡혀 여기 분들에게 극악한 방향으로 뒤틀리고 있다는 사실을 한번이라도 고민해보신 적이 있는지요? 제가 님께 갖고 있는 유감이 그것이고, 제가 영남쉴드치기를 하는 것도 님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그 인상들을 적정수준으로 까지 교정해 가기 위한 것이었지, 님 생각처럼 단순히 내 고향까지마..이런 차원만은 아니었습니다. 

님도 알고 계시죠? 지역감정이 만들어진 현실이라는 거..집권을 노리는 그 정치인들의 계산된 꼼수때문에 애꿎은 영호남 지역민들이 서로 반목하게 되는 비극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거. 이후 한국정치사가 만든 그 씻을 수 없는 비극(광주항쟁) 때문에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던 지역감정의 수렁에 더 깊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는 거.. 생각해 보세요. 만약 정치하는 개새퀴들이 최초에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그 짓을 안했다면 상황이 이렇게 까지 됐겠습니까? 님들이 증오하는 노유빠가 그 경로의존의 과정을 따라 감히 지금의 그 치졸한 짓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아니겠지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평범한 영호남 소시민들이 그것과 엮여 부화뇌동하며 서로 반목하는 일도 없었겠지요. 그래서 제가 말을 하는 겁니다.

이미 이렇게 된 업보를 누가 어찌 할수는 없는 문제지만, 적어도 이 공간에서 만큼은, 그 정치권의 지분싸움에 사용되는, 그래서 피치못하게 지역감정을 부추기게 되는 그 전술적인 수사들을, 부디 정치권의 지분싸움을 위한 용도 외의, 애꿎은 영호남 일반인들의 삶을 헤집는데 까지 확대해서 사용하는 짓은 좀 하지 말자고..그게 아픈 상처를 더 벌여놓는 짓 밖에 안되는 거라고..

영호남에 사는 일반인들은 자기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그 고장에 태어난 원죄를 갖고 있다는 것 뿐, 물론 영남은 그 원죄 때문에 가해자의 의식이 호남은 그 원죄 때문에 피해자의 의식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는 하겠지만, 이미 시간이 흘렀고 당대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던 세대가 우리 사회의 최전선에서 물러나고 있는 오늘의 시점에 까지, 여전히 그 기억만을 붙들고 살수는 없지 않겠냐는 것이었지요.

오늘의 영호남 젊은 세대들에게(특히 영남의 경우) 그 과거는 교과서속에서나 보게 되는 박제된 사실이자, 건조한 역사의 기록일 뿐,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체적인 "나의 사실"로는 더이상 느낄 수 없다라는 그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전술적으로 가공된 그 정치수사 앞에 무작정 노출될 시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라고 한 것이었죠..

그리고 님이 만났다는 그 사람들, 그 편견의 흔적들이 바로 우리의 역사가 만들어 낸 아프고 슬픈 기억이겠죠. 그 흔적들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고, 이제 영남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그 편견의 말들은 실체가 빠져 있는 빈껍질에 가깝다는 것, 오래전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에게 한두번 들었던 기억들에 의존하여, 특정한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지, 그안에 진짜로 호남과 호남인에 대한 적개심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걸 평생을 영남에서 살아왔고, 또 앞으로 살아가게 될 제가 제 영남호적을 걸고서 여러분 앞에 대신 증언해 준 것이지요. 

그러니 제 말을 보증삼아, 앞으로는 영호남의 관계가 전향적으로 바뀔수 있도록 님들도 조금씩 의식을 수정해달라..그런 부탁을 드렸던 건데..그게 단순히 내 고향 쉴드치는 짓으로만 보였다는 게 뭔가 좀 씁쓸하군요..

아무튼 이것으로 지역주의에 대한 제 얘기는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언젠가는 서로의 속내를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진심들이 전해지는, 그런 좋은 날이 올것이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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