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의 여파가 크긴 큰 모양입니다. 

민주당 외연확대에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트랜스포머 유빠의 등장으로, 본래 느슨한 민주당 지지자였다가 유시민류의 정치양아치 비판을 하면서 점점 적극적 민주당 지지자로 변신한 저같은 지지자들이 민주당 외연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예전의 '느슨한' 민주당 지지자로 돌아가야 하는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되는군요. 

정치에는 문외한에 가깝고 별 관심도 없지만, 토종TK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내(요즘 병신력 내공 포텐 폭발하신 분께서는 이것도 '유달리' 강조하는거라고 하시겠죠? ㅋ) 가 손학규의 당선확정에 바로 직후, '민주당이 이 여세를 몰아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손학규 주변에 달라붙는 유시민 양아치류를 경계해야'는 예측은 정말 정확했다는 것도 새삼 느낍니다. 이들의 목적은 언제나 그랬듯, '호남당' 민주당에서 '호남색 빼기', '호남 정치인 몰아내기', '호남유권자는 표주는 기계 취급하기' 라고 보여집니다. 제 아내는 이전에도 인터넷 공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군에 대한 냉철하고도 통찰력있는 예측을 내놓아 제가 오돌대마왕이나 택배형이 당한것과 같은 곤경에 빠지는 것을 막아준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예측은 간단하고 명료했습니다.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지켜라. 위험한 인물로 보인다... 였죠. 

제가 이 비호남(이라고 쓰고 영남지역주의자라고 읽는다) 종자들과 다른 점이라면, 저는 호남인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존속이 어려웠을 민주당을 지켜온 것에 대해 긍정하고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겠죠. 아마 대부분의 민주당내 비호남 정치인과 비호남 유권자들이 비슷한 심정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명확하게 표현된 것이 안희정의 인터뷰였죠. 그래서 안희정을 단순히 노무현의 왼팔 정도로 생각하고 별로 탐탁치 않아했던 저는 그 인터뷰를 보면서 안희정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도 안희정이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호남인들이 왜 그래야했는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그들의 피해의식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어떨때는 짜증스러울때도 있고, 답답한 마음도 들지만, 어찌되었건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내 한표도 그냥 사표가 되었을 뿐이고, '대통령 김대중'을 보지 못했을테니까요. 민주당이 이렇게 버티고 있지 못했을테니까요. 

그래서 저의 김대중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호남인'들의 전폭적인 지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악의 경우에도 민주당이 망하지 않을 수 있는 든든한 종자돈, 마지막 보루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호남인들의 몰표는 매우 소중하고 고마운거죠. 제가 사는 동네는 한번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적이 없고, 저의 소중한 한표는 늘 사표가 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민주당 안에서 호남 정치인들이 좀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능력있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가,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는가에 대해서 관심이 있을뿐이죠. 오히려 지역주의 정당, 패거리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밸런스를 유지해가는 민주당의 저력과 시스템에 경의를 표하니까요. 민주당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에게 어떤 민주당 지지자가 '출신지역'을 따져묻나요. 

출신지역을 거론하며 비판받는 정치인들은 민주당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민주당 호남당이라고 주장하고, 민주당의 외곽에서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며 민주당 때리기로 정치적 지분을 차지하는 기생충 같은 정치인들에 내응하는 정치인 밖에 없습니다. 이건 민주당 지지자라면 어느 지역에 관계없이 공히 분노하고 비판해야할 일입니다. 

민주당안에서 고생하고 희생을 감수해온 사람들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도 않고, 한나라당과 이회창을 지지해오다가 무임승차를 하고, 기여 이상의 지분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혹독한 비판이 이루어져야하죠. 김정길이나 추미애 같은 사람이 김영춘이나 김부겸따위보다 더 대접을 못받는 것, 당연히 문제가 있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춘이나 김부겸 등이 민주당의 틀 안에서 정치를 해나간다면 이들을 감싸 안는 한편,  이들의 삐뚤어진 인식을 교정하길 바라며 비판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겠죠. 

'우리의'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영남지역주의자들에게 농락당하고 지역주의 정치에 매몰되길 원하지 않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가진 제가 희생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했었던 것도 이런 관점입니다. 이계안이라는 정치인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100분토론에서 처음 보고 주목하고는 있었지만 특별히 더 지지를 하거나 하진 않았음에도 지극히 당연한 당내 경선요구와 티비토론요구를 묵살하고 후보를 추대하는 반시대적 방식과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비판했었습니다. 그때도 난닝구 소리를 들었었죠.  

이런 제가 이제 민주당의 비호남 유권자들이 지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네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죠? 민주당 지지하고 싶은데 저때문에 못한다는 말... 왠지 많이 들어본 논리입니다. 김대중때문에, 호남때문에, 난닝구때문에, 후단협 때문에, 정동영때문에... 거짓말도 좀 그럴듯하게 치고, 레파토리도 좀 다양하게 바꿨으면 합니다. 

어찌되었건 쿨하게... 반성하고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면...? 민주당에 '비호남' 유권자들이 물밀듯이 몰려올까요? 아, 또 다른 조건이 있었죠? '호남색을 빼야...'한다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삿갓의 요구는 참 뻔뻔하고 비열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아전인수도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자기가 무슨 '비호남' 유권자의 대표선수라도 되는 모양입니다. '비호남' 유권자들은 삿갓 뒤에 일렬종대로 헤쳐모여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될 것 같은 기세에요. 어쨌든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늘 그랬듯 내우외환을 조심해야한다고 봅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영남, 그리고 영남의 3류 쓰레기들이 끊임없이 안팍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훼손하려고 합니다. 요즘 들어선 오히려 한나라당이나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훨씬 더 양호하단 생각도 많이 듭니다. 

삿갓님? 반성할테니, 민주당에 표'만' 주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민주당 호남당 개드립치면서 민주당 지지한다고 하니 진정성은 절대로 없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고, 별 믿음은 안가지만, 표를 주겠다니 그걸 거절할 이유는 없죠. 제가 반성하면 된다구요? 깊이 깊이 반성합니다. 앞으로 민주당에 표 주시기 바랍니다. 지역주의에 쩔어서 '호남당' 같은 개소리는 좀 자제해주시구요. 부탁드립니다.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지지와 소중한 한표지, 님같은 영남3류의 개드립이나 훈장질이 아니랍니다. 민주당 지지의 진정성을 보여주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