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보고 '원칙공주'라고 하지만 '원칙' 소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귀국후 본격적 대선행보를 강력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3개국 순방 중 마지막 방문국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한다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현안 등에 대해선 "한국에 돌아가 할 얘기가 있으면 그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고, 6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서도 "의원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불개입 원칙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래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은 평소 소중하게 생각하는 원칙과 신뢰"라며 "신뢰와 원칙이라는 무형의 인프라,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지 않으면 절대 선진국으로 진입 못한다"고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를 가리켜 `아 답답하다. 왜 이렇게 고집이 센가'라고 하고 '원칙공주'라는 이야기도 듣고 한다"며 "그러나 갈등이 잘 조정되려면 정치권에서 원칙과 신뢰를 잘 쌓아야 한다"며 거듭 '원칙과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전날 한나라당의 단독 강행처리로 통과된 한-EU FTA 비준안에 대해선 "수출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나라이고 시장은 극히 적으니 그게 바람직하다"며 "발효된 때부터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성공적인 FTA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문제에 대해선 "정부에서도 뭔가 모색 중에 있지 않나 그런 얘기를 들었다"며 "정부가 뭔가 풀어가려고 모색하는 것 같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친박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당내에서 특정 당직을 맡아 활동하려는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외부강연 등 대외적 행보를 해 나가면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행보에 주력하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한 뒤, "당내 문제나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활발한 자신의 의견을 게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자기 정치를 앞으로 하겠다는 사실상의 선언과 마찬가지"라며 "그런 활동이 계속되다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5077





저는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는 직감이나 편린을 신뢰하는 편입니다. 논리적 사색보다 단편적 직감이 나중에 복기해 보면 정확했던 경우가 많더군요.

손학규의 승리 직후 곧바로 총선 참여를 선언한 박근혜를 보면서 순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한정지은 박근혜의 정치적 역량이나 존재감의 크기를 뛰어넘은듯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침묵 공주로 불린 박근혜의 총선 참여는 사실상 공식적인 대선 행보의 시작이고, 그만큼 중대한 무게를 갖는 정치적 행위입니다. 그 카드를 손학규의 부상 시점에 정확히 던진것... 무슨 의미일까요?

해당 기사의 리플을 보시기 바랍니다. 평소에는 박근혜를 침묵 공주, 수첩 공주라고 욕하던게 뷰스앤뉴의 리플의 전반적 기조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는 박근혜를 긍정하고, 뜬금없이 손학규를 경계하는 리플이 많이 달렸고, 찬성수도 꽤 됩니다.

정치적 소강상태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것과, 민주당의 승리와 손학규의 부각 시점에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효과를 갖습니다. 박근혜의 대선 출마는 손학규에 쏠린 정치적 무게중심을 되찾아 오는 일종의 중력효과가 있습니다.

손학규의 분당 승리로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이 급속히 높아졌습니다. 수도권 중도층에 어필하는 손학규의 확장성을 들어 박근혜와의 본선전 승리를 자신하는 성급한(?)예측이나 희망섞인 기대가 민주당 지지자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의 바탕에는 장기간의 침묵 정치로 인해 일정부분 화석화된 박근혜의 정치적 경쟁력에 대한 상대적 자신감이 있습니다.

박근혜의 움직임, 특히 "총선 참여"를 통한 대선 가도 선언은 이러한 박근혜의 화석화된 존재감에 대한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행위입니다. 총선 참여란 침묵 정치를 중단하고 "움직이는 정치" "유동성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으로서, 친이계 포섭까지 염두에 둔 확장형 정치입니다. 박근혜의 한계를 철썩같이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이 철렁한 선전포고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박근혜...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이런식의 정치적 기동은 아무리 봐도 자기 애비를 보좌하면서 체득한 제왕학에서 나오는, 일종의 선천적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고지도자의 관점을 한번이라도 가져본 사람의 감각과 시야는 일반인이 가늠하기 힘든 면이 있는데, 박근혜 정치의 원동력이 바로 그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합니다. 박근혜가 친이와 친박을 아울러 한나라당을 장악하고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민주당으로서는 그나마 해볼만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가 아무리 초고도의 정치적 기동을 한다고 해도 지도자로서의 현저한 역량 부족까지 커버할수는 없습니다. 한마디로 박근혜와 손학규의 대결은 사파(제왕학적 암수)와 정파(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의 정면 대결이라 할수 있겠는데, 이건 친이계측에서 손학규와 이미지가 겹치는 후보를 내세우는 것 보다는 훨씬 수월한 싸움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