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크로에선 다 아는 이야깁니다만...

가장 큰 특징 한가지를 들라면 유권자에 대한 묘한 태도입니다. 그는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유권자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음'을 내겁니다. 해준 것도 없는데 자신을 지지하는 2-30대도 모르겠고 자신을 비토하는 4-50대도 이해가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정치인으로서 참 묘한 태도입니다. 대개의 정치인은 지지해주는 분께는 감사하고 비판하는 분께는 부덕의 소치를 내세웁니다. 그런데 유시민은 '이해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저야말로 그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가 참여정부 당시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던 '조중동 책임론'을 더이상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참여정부 때라면 '조중동의 왜곡보도 때문에'라 했겠지요. 당장 참여정부 초창기 노사모 총회에서 그는 '조중동이 노무현 정부를 일관되게 비판하므로 우리 노사모는 합성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비판해선 안된다.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놓고 대중에 대한 혐오를 말하면 너무 나가는 거겠지요? 그렇지만 최소한 그가 정치인으로서 대중이나 유권자에 대한 겸허함을 갖고 있지 않다는건 다른 대목에서도 드러납니다. 가령 김해을 단일화 결과에 대한 언급이 그렇습니다.

“기술로 이긴 게 아니다. 우리 당 지지자들의 간절함이 더 커서 이긴 거다”

예. 통상의 정치인이 어떻게 대꾸했을까를 떠올려보십시요. 당장 저라면 이렇게 이야기했을 겁니다. "민주당 곽진업 후보도 훌륭하다. 그렇지만 김해을 유권자분들께서 뭔가 변화를 바라기 때문에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이 아니겠느냐. 곽진업 후보의 몫까지 김해을 주민들의 높은 성원에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

그러나 그에겐 기껏해야 당 지지자들의 간절함까지 나올 뿐입니다. 글쎄요. 안목 탓일까요? 아니면 그에게 정치인이란 옷이 맞지 않는 걸까요? 이도저도 아니면 지금까지의 정치인이 깡그리 잘못된 걸까요?

마지막으로 이 대목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동안 나는 인생을 걸고 정치를 하진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책임 있는 태도로 매사에 임할 것이고, 집요하고 진지하게 정치적 태도를 추구할 것이다. 그러면 (나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예. 노무현 캠프 합류, 개혁당 창당, 민주당 분당, 열린우리당 창당, 진성당원제 도입, 대선 경선 파행은 그에게 그냥 장난이었나 봅니다. 갑자기 노무현이 불쌍해집니다. 노무현은 그래도 목숨까지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