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카이스트와 서남표 총장의 개혁에 대해 오해가 많은 것 같아 제가 아는 수준에서 조금 더 보충하고자 합니다.

코블렌츠님은  "럼프"종의 감자만 심었다가 기아 사태를 맞은 아일랜드에 비유하여 카이스트가 과학고 출신 중심의 학생과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틀로 휘몰아친다고 비판하는 글이 아래에 있습니다만. 서 총장은 사실 '럼프' 감자만 있는 것이 걱정되어 조치를 취한 것이 있습니다. 과학고 학생만 받다가 일반고 학생도 받고 전문계고생도 받아들인 것이죠. 다양성을 도모하여 잡종교배를 하려고 했습니다.  과학고생만으로 구성되다 보니 과학고 문화가 그대로 온존하고 잡종강세의 효과도 없고 폐쇄적이 되는 것을 우려했지요.
또 교양, 인문학부도 강화했고 학문간 융합, 통섭에 대해서도 타대학보다 먼저 눈 떠 앞선 정책을 펴고 있지요. 
그리고 무학과 제도를 운영하여 2학년 말 혹은 3학년 1학기 때까지 전공을 확정하지 않고 탐색할 기간을 줍니다. 전공하고 싶은 것은 정원이나 성적과 관계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또 복수전공을 용이하게 하여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대학도 복수 전공이 가능하지만 카이스트만큼 용이하지 않지요. 이런 제도들은 오히려 다른 대학들보다 획일적 교육에서 탈피하자는 노력입니다. 
KAIST는 학계에 남거나 학문을 계속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로 가라고 학교측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로스쿨도 가고, 변리사 회계사 등 이공계가 아닌 분야도 많이 권장하죠. KAIST 출신이 금융계에도 많이 진출 하고 있죠. 요즈음 금융이 수학을 모르면 안되기 때문에 그 분야의 진출이 쉬운 점도 있지만, 카이스트가 진로에 대해 제한을 두기보다 다양한 분야를 권장하는 탓도 있습니다. 융합, 통섭이라는 것을 괜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죠.
카이스트는 여름방학이 다른 대학과 달리 3개월이 됩니다. 1학기를 2월초에 시작해 5월 중순에 마치게 하여 일부러 기간을 길게 만들었죠. 이 기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KAIST는 독려를 합니다. 계절학기를 듣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해외 대학의 계절학기 수강은 장려하지만, 국내와 KAIST 자체의 계절학기는 본인이 학비를 부담하고 KAIST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KAIST가 학기중에는 학생들을 열공하게 독려하는 것은 있지만,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진로를 권장하는 것은 서 총장 부임 이후이고 서 총장은 이것을 강조합니다. 실제 학부생들 중 여름방학 3달을 자기 진로와 관계되는 것으로 잘 활용하는 경우를 저도 옆에서 많이 보지요. 학업을 따라가기 부대끼는 학생은 이 방학을 이용하여 보충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봉사활동도 하는 사람도 있고, 보다 풍부한 경험을 쌓고자 하는 사람은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됩니다. 여름방학에 해외 유수 대학으로 가서 계절학기를 듣고 그 지역을 2주 정도 여행하고 오고도 여유가 생깁니다. 이렇게 해외 경험을 미리 쌓는 기회에 학교측도 지원도 많이 합니다. 
실제 KAIST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되고 실제 열심히들 합니다. 하지만 방학 동안에는 여유가 있지요. 서 총장의 방침은 학기 중에는 뼈 빠지게 공부하고, 방학 중에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1년 중 7개월은 빡 세게 돌리는 대신 5개월은 학생들 개인의 시간을 프리하게 주고 있죠.
부모들이 애들이 공부를 하는 것인지 노는 것인지 어영부영할 때 가장 답답해 하고 못 봐 줍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럴 때는 놀 때 확실히놀고, 공부할 때 확실히 공부하라고 충고하지요. 집중력을 갖고 효율성을 높이라는 의미이지요. 지금 카이스트와 서 총장의 방침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이런 식입니다. 
학기 중에 빡세게 하고 5개월 동안의 방학 동안에는 자기 나름의 계획을 세워 자기 진로를 탐색하거나 사회적 경험을 쌓도록 여유를 주는 것과 학기 중이나 방학중에도 좀 널널하게 해서 공부할 때 여유를 가지면서 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실력도 향상되고 창의력에 도움이 되면서 경험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카이스트는 리더쉽 교육은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서울대는 이 과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예산의 문제에 부딪히고 사회 환경보다 앞서가다 보니 현재는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 작동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기고 있지만 KAIST의 개혁 방향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제가 제일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외부에서 KAIST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자살사건만으로 서 총장의 개혁에 대해 논한다는 것입니다.
KAIST의 구성원, 교수와 학생들이 험악한 여론과 동료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서 총장의 퇴진에 선뜻 찬성하지 못하고 서 총장의 개혁방향은 옳다고 생각하는데에는 이러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혹자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서 총장의 퇴진 안건을 부결시킨 것에 대해 정서가 메말랐거나 이기주위에 찌들어 그렇다고 매도하기도 하는데,  그 내막을 잘 모르면서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집회를 하는 것도 드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집회를 진행하거나 안건을 표결로 붙이는 과정을보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질서있게 잘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제가 이 곳의 분위기나 여론과 언론의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님에도 적극적으로 또 의도적으로 서 총장을 옹호하는 이유도 KAIST 내부에서 일어나는 디테일한 내용을 잘 모르면서 외부에서 자기 마음대로 재단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