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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중에 카이스트 나온 녀석이 있는 있는데 작년에 삼성 임원이 되었습니다. 잘 모르지만 친구들끼리 숙덕이는 소리를 들으니 연봉이 15억 이상은 족히 된다니, 다들 축하로 포장한 부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15억이라...제가 23,4년 이상을 뼈 빠지게 벌어도 받을까 말까하는 돈을 일 년에 받는다는 것이 감이 잘 안 옵니다. 재미있고 친화력 좋은 그 친구의 카이스트 내에서의 성적은 하위 30% 정도였다고 합니다. 대학시절 성적으로 대략 기억 해봐도 그 이상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성적 나쁘다고 면박주고, 무시하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술회합니다. 카이스트 나온다고 다 연구원, 교수 되는 것 아니거든요. MIT나온다고 다 과학자 합니까. 그렇게 할 수 도 없고 되지도 않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1847년 아일랜드에 감자 역병이 돌아서 전체 인구 중에 200만이 굶어 죽었습니다. 굶어서. 그 때 원조를 해주었다면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사이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지요. 문제는 그렇게 감자 역병으로 식량이 요절난 것은 단 하나의 감자 품종인 “럼퍼”라는 종만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잉글랜드인들이 생산증대를 위해서 강제적으로 산출이 많은 럼퍼 종만 심도록 강제를 했기 때문입니다. 종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 경우에 특정 질병은 매우 치명적입니다. 근친간 짝짓기가 유해한 것은 이런 이유이기도 하지요. 결국 아일랜드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 미국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됩니다. 이번 구제역 사건도 마찬가지죠. 유전적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인공환경은 잘 될 때는 잘되지만 잘못되면 떼죽음 피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다양한 품종의 <똥개>들이 즐겁게 살아가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KAIST 나오면 서남표가 평생직장을 확실히 보장을 해줍니까 ? 그렇지 않거든요. 카이스트 졸업자중 실제 공공의 과학에 종사할 사람은 많아야 30%가 불과할 겁니다. 그건 연구직의 수를 어림으로 잡아보면 금방 계산이 나옵니다. 성적이 2.0이 안 되도 나중에 큰일을 할 친구가 많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재미있게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그런 생태계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카이스트보다 서울대를 진학하는 이유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겁니다. 서울대는 나쁘게 말하면 훨씬 느슨하고 좋게 말하면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서울 공대 출신 변호사가 많은 것이 그것을 설명합니다. 저는 공대출신 법조인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대학에서는 잘하는 놈은 잘 하는 대로, 못하는 놈은 그냥 내버려 둡니다. 그들 중에 학원선생해서 대박 치는 놈도 나오고, 정치기획사하는 놈.. 별의 별 놈들이 다 나옵니다. 목사도 되고요. 친구 중에 가톨릭 신부, 수녀 빼고는 거의 모든 직업들이 다 있습니다. 목사, 강사, 연출가, 심지어 수배중인 친구도 있으니까요. ㅎㅎ
서남표식 교육 목표는 같은 품질의 제품에 몰빵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지도 않을 뿐 더러, 그렇게 해서도 안되는 겁니다. 그 아이들의 미래를 갉아 먹는 것입니다. 어차피 과학이란 소수의 상위 10%정도가 이끌어 갑니다. MIT가 잘 하는 것은 그 중 잘하는 친구들이 월등하게 잘 하기 때문입니다. 최하위 수준을 최상으로 만들기 위한 사회주의적 max min 전략은 비용이나 효율면에서도 실패할 수 없는 전략입니다. 이런 제도는 필연적으로 무식한 일방통행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학은 재미가 있고 다양한 품종의 학생들이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면서 배워가는 즐거운 청춘의 정거장, 생태계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단 하나의 측정함수, 성적으로 평가하여 못한 친구들을 모욕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성적이 나쁜 바보들은 그만큼 돈을 더 내라. 내가 공부할 때는 호스로 들이붇는 식으로 했다, 우리 때는 말이야, 밤을 새는 일이 보통이다. 이런 생각은 그야말로 서남표와 같은 70년대 경기고 출신들이 가지는 전형적인 인종주의적 착각입니다. 서남표식 개혁은 한국과학을 위해서도 그러하고, 특히 개별 학생들을 위해서도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대학은 모든 수료자가 장교가 되어야 하는 육군사관학교와는 다릅니다. 달라야하고요. 어차피 과학기술의 성공여부는 시장이 결정합니다. 서남표가 그 시장을 책임질 수 없거든요. 100% 취업보장인 용접 학원이라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모든 대학이 그러하지만 특히 카이스트는 아일랜드 럼퍼 감자밭 같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세금으로 공짜 교육시켜줘도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아닙니다. 그보다 수백 배 더 많은 돈이 아무런 회수과정이 마련되어있지 않은 기초 과학 연구비로 들어가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도 지급됩니다. 성적으로 볼 때 꼴찌로 카이스트 졸업을 해도 사회에서 더 좋은 역할 합니다. 그런 다양한 역할과 존재를 용인하고 지켜볼 수 있는 철학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http://bing.search.daum.net/search?q=%EC%84%9C%EB%82%A8%ED%91%9C&src=IE-SearchBox&FORM=IE8SRC&w=tot
이런 사람의 문제점은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거죠.
비슷한 부류로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있습니다.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X35350
이런 사람에게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그러나 수 많은 부류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일을 맡기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정운찬도 '원자재론'이라는 헛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이거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코블렌츠님의 친구분이 작년에 삼성의 상무가 되셨다면 제가 보건데 연봉 15억은 가능성이 아주 낮은 이야깁니다.(혹시 패밀리라면 몰라도)
제 친구나 선배 중에 삼성에 임원이 많은데 연봉 15억은 그냥 연구원 출신으로 임원이 된 사람에게는 절대 주어지지 않는 액수로 알고 있습니다.
정작 당사자는 함구를 하고 있으니 친구들이 썰을 푸는 과정에도 도출된 금액입니다.
처음에는 8억이라는 썰이 있었는데, 그 쪽에 잘 아는 친구가 적어도 15억은 된다고 계속 우겨서...
그렇게 술자리에서 연봉을 합의해서 우리가 그렇게 정했습니다.
흠..... 8억도 정말 많죠....그런데 삼성임원 연봉은 외부에 이야기하지 말라는 무슨 계약이 있는 모양이죠.
폭탄주 4잔에도 끝까지 불지 않더라고요.... 담에 보면 <유관순> 식 물고문을 해야할까 생각중입니다.
저희 회사도 연봉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신의 연봉에 대해서는 일절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씁니다.
작년에 상무진급하신 분이라면 8억도 매우 많아 보입니다.
다만 삼성에는 3년마다 임원의 성과를 따져서 3년분의 일종의 인센티브를 일시에 지급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 금액이 꽤 됩니다.
연봉만으로 8억은 지나치고, 이거 저거 다 따져서 순간적인 피크가 8억이라면 혹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네요.
어쨌든 거하게 확 뜯어 먹으셔도 될 겁니다.
그나 저나 삼성 임원 되었다고 한 턱 낸다던 제 친한 선배 한 분은 제가 몇 번을 샀는데도 아직 안 사고 있습니다.
물론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말로만 그런 것도 아닌데, 도무지 만날 시간을 못 냅니다. 좀 안 됐습니다.
이들하고 일반 임원을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삼성전자 등기 이사들의 연봉은 수십억 맞습니다.
추가로 좀 찾아 보니,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숫자는 총 13명이며, 사내등기임원은 6명, 사외등기임원은 7명입니다.(몇년 된 자료라 조금 변동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등기임원 숫자는 좀처럼 변하는 게 아니라서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사외등기임원에게 가는 보수는 얼마 되지 않고, 거의 대부분이 사내등기임원에게 지급되는데, 임원보수한도를 임원 숫자로 나눈 값이 대략 150억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임원보수한도라는 게 임원이 사용하는 돈이나 주택대여 등 임원에게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합한 값이라서 실제 연봉은 대략 이 금액의 절반 이하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래야 3년마다 지급하는 장기성과급(이름은 정확하게 모릅니다만) 같은 걸 왕창 지급할 여력이 생기죠.
제가 아는 비등기임원 한 분은 한 해에 20억 받은 적도 있다고 하는데 이 분은 패밀리에 속하기 때문에 비교대상으로 삼기는 어려울 겁니다.
등기임원의 연봉은 수십억대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가 획일화된 목표를 향한 사회주의식 경쟁이 시장 논리에 맞는 걸로 둔갑하는, 전도된 논리가 횡행하는건지 잘 이해가 안돼요. 중고등학생들은 SKY라는 단일한 목표를 향한 경쟁을 하고, SKY에서는 대기업 입사를 향한 경쟁을 하고, 카이스트도 마찬가지고... 이거 딱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하던 방식인건데 말이죠. 그런데 찬성하는 쪽은 그걸 시장주의에 맞다고 강변하고, 반대쪽에서는 또 그걸 신자유주의 교육이라며 비판하고;; 요지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블렌츠님은 글을 이해하기 쉽게, 맛갈스럽게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EBS에서 얼핏 보았는데 바나나도 종다양성이 사라져서 앞으로 바나나를 못 먹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본문에 대해서라면... 설득력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비유와 실제 세계가 어느 정도로 유사한 것인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죠. 선진국의 대학들이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서 얼마나 느슨하게 운영하는지도 알아봐야 되겠고요... (물론 그들을 다 따라할 필요야 없겠지만 아주 무시할 수도 없는 일 아닙니까?)
서 총장은 사실 코블렌츠님이 걱정하는 '럼프' 감자만 있는 것이 걱정되어 조치를 취한 것이 있습니다. 과학고 학생만 받다가 일반고 학생도 받고 전문계고생도 받아들인 것이죠. 다양성을 도모하여 잡종교배를 하려고 했습니다. 과학고생만으로 구성되다 보니 과학고 문화가 그대로 온존하고 잡종강세의 효과도 없고 폐쇄적이 되는 것을 우려했지요.
또 교양, 인문학부도 강화했고 학문간 융합, 통섭에 대해서도 타대학보다 먼저 눈 떠 앞선 정책을 펴고 있지요.
KAIST는 학계에 남거나 학문을 계속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로 나가라고 학교측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로스쿨도 가고, 변리사 회계사 등 이공계가 아닌 분야도 많이 권장하죠. KAIST 출신이 금융계에도 많이 진출 하고 있죠. 요즈음 금융이 수학을 모르면 안되기 때문에 그 분야의 진출이 쉬운 점도 있지만, 카이스트가 진로에 대해 제한을 두기보다 다양한 분야를 권장하는 탓도 있습니다. 융합, 통섭이라는 것을 괜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죠.
KAIST가 학기중에는 학생들을 열공하게 독려하는 것은 있지만,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진로를 권장하는 것은 서 총장 부임 이후이고 서 총장은 이것을 강조합니다. 실제 학부생들 중 여름방학 3달을 자기 진로와 관계되는 것으로 잘 활용하는 경우를 저도 옆에서 많이 보지요. 학업을 따라가기 부대끼는 학생은 이 방학을 이용하여 보충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보다 풍부한 경험을 쌓고자 하는 사람은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됩니다.
실제 KAIST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되고 실제 열심히들 합니다. 하지만 방학 동안에는 여유가 있지요. 서 총장의 방침은 학기 중에는 뼈 빠지게 공부하고, 방학 중에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카이스트는 리더쉽 교육은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서울대는 이 과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예산의 문제에 부딪히고 사회 환경보다 앞서가다 보니 현재는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 작동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기고 있지만 KAIST의 개혁 방향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제가 제일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외부에서 KAIST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자살사건만으로 서 총장의 개혁에 대해 논한다는 것입니다.
KAIST의 구성원, 교수와 학생들이 험악한 여론과 동료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서 총장의 퇴진에 선뜻 찬성하지 못하고 서 총장의 개혁방향은 옳다고 생각하는데에는 이러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혹자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서 총장의 퇴진 안건을 부결시킨 것에 대해 정서가 메말랐거나 이기주위에 찌들어 그렇다고 매도하기도 하는데, 그 내막을 잘 모르면서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집회를 하는 것도 드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집회를 진행하거나 안건을 표결로 붙이는 과정을보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질서있게 잘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제가 acro의 분위기나 여론과 언론의 상황을 모르는 바가 아님에도 적극적으로 또 의도적으로 서 총장을 옹호하는 이유도 KAIST 내부에서 일어나는 디테일한 내용을 잘 모르면서 외부에서 자기 마음대로 재단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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