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말하는 거지만 무식한 사람과는 싸움도 해서는 안됩니다. ^^ 자, 즐거운 유럽여행 간접적으로라도 하시면서 스트레스 해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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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밀도 높기로 유명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에게 어딘들 안 그렇겠냐만은 비엔나는 참 "재미없는 천국"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분명 이곳에서 살면 사람을 유난스럽게 괴롭히는 일은 없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건 사실인데 지내다 보면 참 심심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아는 사람이 적어서만은 아닌 게 친구끼리 만나도 저녁먹고 술한잔(말그대로 한잔이다) 마시면 집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오락시설이 없고 모든 건물이 저녁 7시만 넘으면 칼같이 불끄고 문을 잠가버린다. 물론 공공기관은 이게 더 심해서 급한 일을 추진하려다 보면 복장 터지기 십상이다. 중국사람들하고도 일해 봤지만 이정도로 만만디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곳의 특징이라면 별로 대표할만한 음식이 없다는 것이다. 슈니첼이라는 일종의 얇은 돈까스 비슷한 음식이 있긴 한데... 세상에 돈까스 하나 먹으러 여기까지 온단 말인가? -_-; 자허토르테라는 초코케익도 유명하던데 어찌나 달디단지 한입 먹고 찬물 반컵을 마셔야 겨우 무슨 맛인지 감이 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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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이곳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예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거의 똑같이 생긴 건물 두채가 마리아 테레지아 동상을 가운데 둔 채 서로 마주보고 있다.) 성 슈테판 성당, 호프부르크 궁전 및 벨베데레 궁전 등이 있는데... 문제는 내가 보기엔 궁전이나 좀 오래된 일반집이나 밖에서 보기엔 거기서 거기라는 거다. 외국인들이 보기엔 우리나라 경복궁이 좀 큰 기와집 이상으로 보이지 않듯이 서양 중세시대 건물이 뭐 그게 그거 아니겠나? 중심부에 시민 공원을 보면 가운데 요한 스트라우스 동상이 있는데 금박을 입혀서 좀 반짝반짝한게 예쁘긴 하지만 그게 전부다. 나중에 평양 구경할 기회가 있으면 금이 엄청 들었다는 김일성 동상도 한 번 봤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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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시청도 궁전처럼 생긴 상당히 오래된 고딕식 건물인데 이 안에서 현대의 공무원들이 일한다는 것이 어색할 정도다. 어쨌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이 앞에 큰 장이 열리는데 일종의 축제에 해당하는 것 같다. 요즘은 필름 페스티발 기간이라 밤 9시가 넘으면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나 무용, 음악 등을 무료로 틀어주고 있다. 이거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시급한 거 아냐? 오세훈은 시청광장 가지고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말고 이런 거나 추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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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면 훈데르트바서라는 사람이 설계했다는 쿤스트하우스(예술의 집이라는 뜻인가?) 가 있는데 이 친구, 직선을 아주 싫어해서 건물 전체를 곡선만 가지고 만들었다고 하는군. 그건 좋은데 사람이 편하게 걸어다닐 수는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 아냐? 바닥이 워낙 울퉁불퉁하니 층 하나 오르내리는데도 대단한 노력이 든다. 같은 사람이 설계한 건물이 또 있는데 그게 무려... 쓰레기 소각장이다. 고작 쓰레기 태우는 곳을 뭘 그렇게 대단하게 예술적으로 설계했는지 나야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곳도 관광 코스라니 그런가 보다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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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외곽을 보면 그린칭이라는 마을이 있다. 약간 한산한 거 말고는 특별한 점을 찾기 힘든데 이곳이 유명한 건 호이리게라는 백포도주 때문이라고 한다. 한번 맛을 보긴 했는데... 술이 그냥 술이지 뭐. 나야 3유로 짜리나 수백유로 짜리 술이나 구분하기 힘든 막입이니 그냥 아무 거나 마시고 취하면 그만이다. (전에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니 나름 전문적인 포도주 감별사도 다 틀렸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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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는 오스트리아 서쪽 끝에 위치해서 부다페스트(헝가리), 프라하(체코) 등 다른 국가의 도시와 가깝다. 그러고보니 이 나라들은 모두 동유럽이로군. 냉전시대라면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동유럽이라고 특별히 다른 점은 찾기 어렵다. 국민소득이 조금 낮은 만큼 개발이 좀 덜된 모습이 보인다고는 하지만 뭐 독일에서 오스트리아 온 사람도 같은 말을 한다고 하니까...

프라하의 건물은 글쎄... 비엔나에 비해 약간 더 오래된 느낌이 든다. 실제 건물이 오래된 것인지는 모르나 더 회색이고 약간 칙칙한 느낌인데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일부러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프라하는 비가 올 때 방문하라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체스키 크룸로프는 프라하보다 국경에 더 가까이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다지 큰 도시는 아니라 두어시간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다.
그것도 귀찮으면 전망대에서 빨간 지붕들이나 내려다 보는 걸로 충분하고... 인상은 프라하와 비슷하다. 아, 동유럽 여행의 좋은 점은 물가가 싸다는 점이다. 비엔나 웬만한 식당에서 사먹는 가격이면 근사한 레스토랑에 갈 수 있지. 돈은 유로화가 아닌 자체 화폐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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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