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udel.edu/educ/gottfredson/reprints/1998generalintelligencefactor.pdf

타고난 지능 만들어지는 지능(이한음 표정훈 옮김. 절판)이란 책에 위 글의 내용이 번역되어서 실려 있더군요.

차례
1편 지능의 보편적 요인 g
2편  g요인의 생물학
3편 직무수행에서의 g 요인
4편 현실과 그 가능성

인간의 지능 이라는 주제만큼 대중적으로 논란이 분분한 심리학의 주제도 드물다. 사람들의 전반적인 정신적 능력이 얼마나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그 시작부터 갖가지 정치적, 사회적 쟁점과 얽혀버린 나머지 신뢰성이 매우 높은 과학적 연구 성과마저 무시당하거나 외곡되기도 한다. 언론 매체 종사자들은 대부분의 지능 관련 전문가들이 확신하고 있는 사항과 정반대되는 경해를 공공연하게 표명하기도 한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대중들은 지능이라는 주제에 기울이는 그들의 관심의 크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이해 수준을 보여준다.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대중 앞에서 논의하는 IQ전문가들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마저 느낄 것이다.

지능 혹은 지능검사를 둘러싼 논쟁은 인지적 능력이라는 단 하나의 주요 기준에 따라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지니는지, 얼마나 소용이 있는지에 그 주장점을 두곤 한다. 우리가 보통 '지능' 이라는 말로 일컫는 보편적인 정신능력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가? 그것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 과연 중요한가? 지난 몇십 년에 걸쳐 지능을 주제로 하여 이루어진 연구 성과에 바탕을 두고 답하자면 대답은 모두 '그렇다' 이다.

정신 능력에 대한 다양한 검사는 그 형태나 내용이 무엇이든, 인지 활동의 모든 측면과 상관있는 전 지구적, 보편적 요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구나 그러한 요인은 한 개인의 실직적 삶의 질에 주목할 만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iq검사에 의해 측정되는 지능은 학교나 직장에서의 활동과 과업 성취를 예견할 수 있게 해주는 단 하나의 효과적인 기준이다. 더 나아가 이혼, 고등학교에서의 낙제, 실업, 심지어 사생아를 낳을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삶의 측면들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지능을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항을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언론 매체나 공적인 논쟁의 장에서는 그러한 과학적 사실들이 무시되곤 한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쓴맛을 느끼게 하는 엄연한 현실과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이상 사이의 균열 혹은 불일치를 반영한다. 지능 연구자들에 대한 비판의 근본적인 배경이 되는 이러한 이상은 다름 아니라,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균등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사회적 불평등은 단지 불공정하게 부여된 사회적 특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엄연한 현실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균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의 지적능력은 태어나면서터 이미 다르다. 이것을 별다르게 생각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어느 정도까지 키가 자랄 수 있는지 사람마다 다르다. 용모도 다르며, 예술적 재능에도 차이가 있고, 운동 능력에도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 밖에 거의 모든 측면에서 인간은 결코 균등하지 않다.

요컨데 지능에서만 평등주의의 목소리를 높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 물론 타고난 여러 자질은 일종의 가능성에 속하기 때문에 후천적 경험이 선천적 자질의 발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는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제각각인 정신적 자질과 능력을 균등하게 만들 수 있는 사회정책이란 어불성설이다.

물론 재능이란 무척 다양하다. 한 개인의 행복과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적 능력이나 성품에는 실로 많은 종류가 있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 보편적인 정신적 능력이 지니는 기능적인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인의 자유에 대한 성가신 제한이 없다면, 정신적 능력의 차이가 사회적 불평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 동등하게 주어지는 기회와 동등한 성과 간의 간격이야말로 지능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오늘날 미국인들을 가장 난처하게 만드는 사항일 것이다. 대중은 지능이라는 주제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 뜨거운 감자라는 사실을 거의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의 순위를 매겨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건강을 들고 그 다음으로 지능을 들곤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지능의 차이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인식과 접근을 통해서만이 사회는 그러한 차이를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불평등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능의 보편적 요인 g

지능에 대한 초기의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정신적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모든 검사에서, 검사 대상이 된 개인들의 획득 점수 순위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컨데 한 개인이 여러 검사에서 올린 점수의 순위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정신능력 검사들은 각기 인지의 특정 영역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들이기는 하다. 예컨대 언어능력, 수리 능력, 공간 능력, 기억력 등이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검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사람은 다른 검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경향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어떤 하나의 검사에서 성적이 낮은 사람은 다른 검사에서도 낮은 성적을 올리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체적인 경향 혹은 다양한 검사들 간의 상관 관계는, 그러한 검사들이 특정한 인지 능력에 대한 검사임과 동시에 모종의 보편적인 지적 능력의 측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수십년 동안 심리학자들은 그러한 보편적 요인을 규명하는 데 노력을 해 왔다. 그들은 인지 능력의 다른 측면들과는 구별되는 보편적 요인을 소문자 g로 나타낸다.

g를 알아내기 위한 통계학적 노력은 요인 분석이라 불리는 기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는 시기에 영국 심리학자 찰스 스피어먼이 도입한 요인 분석은 측정치들간의 상관 관계 유형을 설명하는 데 필수적인 사항의 최소 숫자를 걸정해준다. 가끔식 지적되듯이, 요인분석을 통해 모든 검사와 상관있는 하나의 보편적 요인을 '반드시' 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성격 검사 분석을 통해서는 일반적인 요인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스피어먼이 이미 지적했듯이, 정신능력 검사의 분석에서 하나의 보편적 요인을 도출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아서 젠슨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존 캐롤 역시 그러한 점에 동의한 바 있다.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연구 성과에 힘입어, 대부분의 지능 연구자들은 이제 g를 지능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작업 정의로 사용한다.

보편적 요인 g는 다야한 정신 능력 검사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개인적 차이를 설명해 준다. 어느 특정 검사가 측정하려는 특정 능력이 무엇인지를 불문하고, 검사의 구체적인 내용(언어, 수, 도형 등)을 불문하고, 검사 방식(질문지 검사, 구술 검사, 개인 검사, 집단 검사 등) 을 불문하고 말이다. 물론 특정의 정신 능력을 측정하려는 검사는 당연히 특정 능력을 측정하게 되지만 모든 검사는 다양한 수준으로 g를 반영한다. 요컨대 보편적 요인 g를 특정 검사 하나에서 도출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검사들에서 나타나는 점수들을 바탕으로 도출해 낼 수 있다.

모든 정신 능력 검사는 각기 특정 정신 능력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기 때문에, 보편적 요인 g만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란 불가능하다. 여러 인지 능력을 검사하기 위한 다양한 유형과 문제를 갖춘 iq검사 점수도 다양한 측정 능력들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요컨대 범위가 더욱 협소한 정신 능력들을 반영하는 일종의 통계학적 의미의 '불순물' 들을 지니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 그런 불순물들은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며, g와 지능은 그대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능 연구자들은 필요에 따라서 g를 iq와 통계적으로 구별 지을 수 있다. 그렇게 g를 구별해 낼 수 있게 됨으로써, 보편적 지능에 대한 연구는 가히 혁명적인 진전을 이루어 왔다. 지능검사로 측정하는 더욱 특수한 능력으로부터가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보편적 요인으로만 정신 능력 검사의 예측력 측면에서의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별 차이를 수치로 양화시키는 것 이외에도, 정신 능력 검사는 일상 생활에서 지능이 차지하는 의미를 밝혀준다. 어떤 특정의 검사 혹은 검사 문항들은 다른 정신 능력보다도 유달리 보편적 요인 g와 깊은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한 검사 아이템에서 g의 발현 혹은 작용을 필요로 하는 '활동적인 요소'는 다름아니라 복잡성이다. 보다 복잡한 과업은 더욱더 복잡하고 많은 정신 작용을 필요로 한다. 유사성과 불일치를 판별하고, 추론을 진행시키고, 새로운 개념을 파악하는 등의 정보처리는 작용중인 지능을 구성한다. 요컨데 지능은 인지적 복잡성을 처리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는 지능에 대한 통념과도 어느정도 부합한다. g 요인은 추론,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빠른 학습 등 사람들이 '영리함' 과 관련 짓는 활동에서 특히 중요하다. g 요인 자체는 축적된 지식이 아니라 정신적 자질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 개인의 지식 축적량은 그 사람의 g 요인 수준과 상응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지식의 축적이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 학습 능력 등을 반영하기 떄문이라고 할수 있다. g 요인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 평균적인 사람, 약간 모자라는 사람을 가장 잘 구별시켜 주는 특질이기도 하다.

정신 검사에 대한 요인  분석 연구가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 짐으로써 정신 능력에 관한 위계 모델이 확증되었다. 캐럴의 1993년 저작 '인간의 인지 능력 human cognitice ability ) 이 그러한 연구 성과를 잘 집약하고 있다. 정신 능력에 관한 위계 모델에서 g 요인은 꼭지점에 위치하며 더욱 특수한 자질들은 그보다 낮은 층위들에 연속적을 배열된다. 언어, 수리적 추론, 공간 능력, 기억력 등 이른바 그룹 요인은 g 바로 아래에 자리잡는다. 그러한 요인 밑에는 지식이나 경험에 많이 의존하는 능력, 에컨데 특정 직업 혹은 직종에서 필요한 능력들이 자리잡는다.

일부 연구자들은 범위가 좁은 일련의 능력 혹은 성취들을 묶어서 다중지능이라는 용어로 일컫기도 한다.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대표적인 사람인데, 그는 서로에 대해 대하여 비교적 자율적인 여덝가지 '지능들' 이 각기 다른 성취 영역에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는 g요인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g요인을 주로 학업 성취와 관련 있는 특수한 요인으로 간주한다.

가드너는 자신이 제안한 여러 지능들을 기존의 정신 능력 검사로는 성공적으로 측정하기 힘들다고 본다. 그런데 검사가 아니라면 그가 말하는 여러 지능들이 g요인과 독립적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또한 그가 말하는 여러 지능들간의 상관 관계를 알기도 힘들다. 더구나 가드너가 말하는 여러 지능이 정신능력이 아닌 인격적 특질이니 동작 능력과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지니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지능의 다른 형태들에 대해서는 이미 거론한 바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정서적 지능이나 실천적 지능 등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것들은 인격과 지능, 혹은 생활 환경이나 특정 직업에 따른 비형식적인 경험과 지능이 혼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실천적 지능은 '물정에 밝다' 는 것과 비슷하다. 그것은 일상 생활 혹은 활동 속에서 체계적인 학습 없이도 익숙해지는 각종 노하우 내지는 국지적으로 소용이 닿는 지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보편적인 지능은 성취의 한 형태가 아니다. g 요인은 어디까지나 학습의 수준 내지는 등급에 관여 한다. g요인은 누군가로부터 배운 것이나 스스로 경험한 것을 지식으로 내면화시키는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며 배운 것 혹은 경험한 것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그 무엇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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