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좌파' 얘기를 듣다 보면 세칭 강남좌파는 대충 이런 특징을 가진 듯 합니다.

강남 같은 집값 비싼 동네 살면서

좋은 교육을 받았고

문화적 향수 수준이 높으며

동성애자/인종 차별 같은 이슈에서 정치적 올바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호남차별이나 현실 정치 등의 이슈에는 무관심한 집단.

근데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좌파'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애시당초 좌파라고 볼 만한 표지가 없다고 보거든요. 오히려 현실 정치에 무관심한, 세련된 중도층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pc에 대한 천착이 꼭 좌파만의 전유물은 아니잖습니까. 무상급식이나 홍대 청소 노동자 사태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솔직히 저 불쌍한 사람들/애들...수준의 보수적 온정주의에 가깝지 않을까요?

'강남좌파'가 현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 역시 이들이 제도권 정치에서 소수자인 좌파여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그들의 세련된 기준에 제도권 정당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들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놓으려 드는, 그들의 기준에서 볼 때 실로 이해가 안 되는 무식한 집단이기에 도저히 지지할 맘이 들지 않습니다. 민주당 역시 시골 토호들이 막걸리나 고무신 유세로 금뱃지 달고 거들먹거리는, 영 구린 난닝구 느낌이라 성에 차지 않고요. 호남차별에 무관심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호남차별이라는 토픽 자체가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세련되게 이야기하기엔 왠지 좀 구린 느낌이잖아요. 진보신당에 열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역시 노회찬이나 심상정이 토론 프로 등지에서 (강남좌파가 보기에)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는 한나라당 패널과 대치해 '상식'적인 pc를 지키기 때문이지, 딱히 진보신당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오해 마시길. 저는 '강남좌파'가 하다 못해 좌파마저 아니다, 라는 식으로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한테 좌파 딱지를 붙여 놓고선,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정치적 포지션을 배반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허수아비 치기라고 봅니다. 애시당초 이들은 좌파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