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한번 김성호 의원의 평가에 반박하실분 계신가요?
적어도 우리보다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참여한 사람인데요
김성호 의원의 말에 틀린점이 있다면 반박 부탁드립니다

김성호 전 의원 메일 원문

  

국민을 속이고 지지자를 배신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가는 길과 당이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에 떠나려 합니다."

 

저는 지난 9월 4일 열린우리당을 떠났습니다. 철학과 이념, 정책과 노선에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가는 길과 제가 가고자하는 길이 너무나 다르다는 점이 명확해졌기 때문입니다.
 길이 다르면 ‘조용히 그리고 깨끗이’ 떠나는 것이 창당과정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또 다른 피해자임에 분명한 당원들에 대한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내용의 탈당신고서를 발송하는 것으로 당과의 인연을 조용히 마감하였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그냥 세워진 정부가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도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정부였습니다.
 ‘세상을 바꾸자’며 거리로 나섰던 젊은 청춘들의 열정과 회한이 담겨있는 정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2004년 4.15 총선의 의미는 각별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민주세력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대신 그동안 한국정치를 지배해온 냉전수구세력이 소수파로 전락함으로써 말 그대로 개혁의회를 구성한 선거였습니다.
또한 탄핵 위기에 처한 대통령을 민심의 힘으로 구해낸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다 해 준 선거였던 것입니다.

 

  역사의 커다란 진전을 기대했던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저는 비록 17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지만 참으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민주개혁의 닻을 올리고, IMF 경제위기 이후 빈곤의 위험에 내몰린 서민들의 삶을 돌보는 일에 나서 주리라 믿었습니다.
냉전수구세력의 훼방을 뚫고 민족화해와 평화공존의 길을 더욱 넓혀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은 얼마 못가 허탈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대통령과 당은 자신들의 노선을 ‘좌파 신자유주의’와 ‘친미자주’ 그리고 ‘실용주의’로 가볍게 정리하고 급격히 보수우경화하면서 총선 민의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지난해 대통령이 벌인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소동은 지지자 모욕주기의 극치였습니다.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을 탄핵한 냉전수구세력 심판을 외쳤고 그 결과 과반의석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정책상 별 차이가 없다’며 스스로 존재이유를 부정하고 지지자를 모독했습니다.
 ‘권력을 통째로 넘기겠다’며 국민주권을 우롱했습니다. 그러나 당은 아무런 비판 없이 이를 당론으로 추인했습니다. 자신들이 이념도 철학도 없이 오직 권력만을 쫓는 기회주의 집단이자 정체성을 상실한 잡탕정당임을 스스로 천명한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은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단 한 번도 당의 주인인 당원들에게 의사를 묻지 않았습니다.
민주정치의 핵심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정치참여와 선출된 대표자들의 책임정치, 그리고 이를 매개하는 민주정당입니다. 따라서 자신들을 뽑아준 지지자를 철저히 배신하면서 국민을 속이는 이런 무책임한 정치행태는 그 자체가 바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통령과 당이 국가보안법 처리문제를 놓고 보인 행태는 한편의 희극이었습니다.
 UN에 의해 반인권 악법으로 규정된 보안법의 존재는 그 자체로 국가적 수치입니다. 보안법 폐지는 당의 총선공약이었으며 '박물관에 보내자'고 말한 것은 대통령 자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처리 과정에서 갈팡질팡하다 보여준 것은 국회 과반의석을 줘도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하는 무능집단의 표상뿐이었습니다. 권력기관을 견제하기 위한 공직자비리조사처나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도 구호만 요란했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민주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은 철저히 무시했던 것입니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입만 열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과 ‘서민과 중산층’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정권과 정당에 대한 평가는 ‘말’이 아니라 ‘정책’을 통해서 하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의 실제 정책은 철저히 재벌과 부유층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이른바 우파 신자유주의 정책이었습니다. 말장난에 불과한 ‘좌파 신자유주의’와 ‘실용주의’는 실제로는 ‘재벌과 부유층’을 위한 ‘우파 친재벌’ 노선일 뿐입니다
. 자신들을 뽑아준 서민과 중산층을 배신하는 정책을 펴면서도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기 위해 ‘좌파’니 ‘실용’이니 하는 정치적 수사를 동원한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표방했지만 분명 중소기업이 그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구조 개혁과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을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어야 양극화 해소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벌개혁은 실종되고 대통령 후보시절 반대했던 법인세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특정재벌 봐주기라는 여론의 비판을 무시한 금산법 개정안과 X파일 사건은 정권의 성격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공정거래법의 엄격한 적용은 외면하면서 공허한 상생협력을 말하는 사이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악화되었고, 대·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임금격차는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친재벌 정책의 영향으로 비정규직은 급증하고 영세상공인의 소득은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결과 성장과 분배가 함께 악화되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어 서민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도시가구 상·하위 20%의 소득격차(1·4분기 기준)는 2003년 7.23배에서 2004년 7.28배, 2005년 7.60배로 해마다 확대된 반면, 상·하위 계층 조세부담률은 2003년 5.16배에서 2004년 4.04배, 2005년 3.59배로 거꾸로 줄어들었습니다. 분배구조 뿐만 아니라 재분배구조 또한 악화된 것입니다.

   

중산층은 서민이 되었고 서민은 빈민이 되었다는 시민들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중소기업과 서민경제가 고사 직전에 몰린 상황에서 성장이 제대로 될 리 없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들어 연평균 3.9% (2003년 3.1%, 2004년 4.7%, 2005년 4.0%)에 그치고 있는 성장률은 정부 스스로 말하는 잠재성장률 (4.8%~5.2%)에도 크게 미달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빈곤층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경제는 괜찮은데 민생이 문제”라며 서민의 아픔과는 동떨어진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친재벌 신자유주의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젊은이였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는 믿음 속에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켰던 젊은이들은 지금 사상 최악의 취업난 앞에서 좌절하고 있습니다
.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 청춘들에게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참회하는 대신 “취업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 개인의 책임”이라는 책임전가와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실업대책을 마련하고 산업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온전히 정부와 집권당의 책임입니다. 이런 식으로 국민 개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과연 정부와 집권당은 무슨 이유로 존재해야 합니까.

  

노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계승 발전과 대등한 한미관계’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었습니다. ‘남북관계만 잘되면 나머지는 깽판 쳐도 된다.’ ‘반미 좀 하면 어떠냐?’며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것도 대통령 자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임 직후 대북송금특검을 강행하였습니다.
특검수용은 햇볕정책의 근간을 훼손하고 6.15 공동선언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려는 냉전세력의 요구에 화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몽헌 회장의 증언으로 현대그룹의 대북송금과 정상회담 사이에 대가성이 없음이 분명해지자,
대북송금사건은 이제 박지원 전 비서실장의 150억 원 뇌물수수사건으로 둔갑하였습니다
.
 그러나 최근 대법원이 뇌물수수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함으로써 대북송금특검은 민주평화세력에게 깊은 상처만을 안겨 준 ‘선무당의 칼춤’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특검을 수용하면서 대통령이 내세운 명분은 정책집행의 투명성과 국민적 합의였습니다. 그렇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냉전수구 세력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여 햇볕정책을 철저히 짓밟는 대신 김영삼 정권의 냉온탕 정책을 답습함으로써 남북관계를 파탄지경에 빠뜨렸습니다.

  

반면 한미관계에 있어서는 국민여론을 무시한 독단적인 결정과 ‘친미굴종외교’로 국익을 침해하면서도 ‘친미자주’라는 허황된 말로 자신의 실패를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반전평화여론을 무시하고 미국의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참한 것이나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며, 최근 ‘자주 국방’으로 포장하여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전시작통권 문제도 예외가 아닙니다.

     

노 대통령은 UN이 명백히 침략전쟁으로 규정한 미국의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이라크 침략전쟁에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동참함으로써 세계적인 반전평화여론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3천여명의 병력 중 절반 이상이 해병대와 특전사 등 전투요원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전투부대를 파병하면서도 ‘비전투병 파병’으로 국민을 속이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라크 파병과 북핵문제를 연계하여 여론을 호도했습니다.
 그 결과 돌아온 것은 북핵문제 해결이나 중동평화가 아니라, 이국 땅에서 아무런 죄도 없이 안타깝게 희생된 고 김선일씨의 싸늘한 주검과 이라크 침공 참전국이라는 국가적 불명예, 그리고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강경정책뿐이었습니다.

 

 

  전시작통권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히 우리 정부가 가져야 할 권리입니다. 따라서 그 어떤 조건과 연계하거나 대가를 지불함이 없이 무조건 환수하는 경우에 비로소 ‘자주’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자주든 동맹이든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입으로는 ‘자주’를 외치면서 뒤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하고 천문학적인 군비증강에 나서는 등 철저히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고 있을 뿐입니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한국방위에 국한돼 있던 주한미군의 역할을 유사시 중국봉쇄와 동아시아 분쟁개입으로 확대, 변경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만약 미·중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발생할 경우 자칫 한반도가 ‘외세의 대리 전쟁터’로 전락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와 국회 동의를 거쳐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이 같은 절차를 생략하기 위해 국민에게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지난 1월 안보장관 성명이라는 기만적인 방식으로 전략적 유연성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는 분명한 헌법위반이자 사실상 영토주권을 포기하는 반국가적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미국은 이제 변경된 역할에 걸맞게 주한미군을 재배치하고 동맹관계를 재편할 필요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고 미군 기지를 통폐합하면서 쓸모없게 된 기지들을 우리에게 반환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용산기지 이전비용과 반환기지의 오염치유비용은 마땅히 미국이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마치 ‘자주 외교’의 결과물인 양 포장하여 국민을 속이고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습니다.

 

    전략적 유연성 합의로 주한미군은 이제 역할이 바뀌었으니 한국방위는 앞으로 한국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 전시작통권에 관한 미국의 본뜻입니다. 미국이 전시작통권 이양시기를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재배치가 마무리되는 2009년으로 못 박고, 동맹군의 역할강화라는 명목으로 한국군 전력증강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패권전략에 한국군이 편입된 상황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전시작통권 환수를 두고 미국 측 요구대로 2009년에 받느냐 정부 의지대로 2012년에 받느냐를 따지는 것은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며, ‘자주’를 입에 담을 상황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대로 가면 동북아 각국의 군비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새로운 냉전질서가 도래하여 한반도 평화는 크게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전략적유연성 합의를 무효화하고 한반도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것만이 파국을 막고 진정한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제가 최종적으로 탈당을 결심한 것은 아프리카를 여행 중이던 지난 8월 초였습니다. 6월 중순 저는 버스와 기차를 타고 홀로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는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8월 초순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이르러서야 국내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정부가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핑계로 쌀, 비료 등의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고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대북제재결의안에 찬성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햇볕정책, 즉 대북포용정책을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자존마저 포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노대통령은 ‘정치범 수용소’ 발언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2003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을 북핵문제와 연계하고 이에 대해 한·미 정부가 긴밀히 공조한다.’는 내용의 굴욕적인 합의를 해준 바 있습니다. 이 같은 합의는 햇볕정책의 기본정신을 부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 있어 미국의 내정간섭을 수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남북관계는 민족내부의 문제로서 당사자인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면 되는 일이지 미국이 개입할 성질이 아닙니다. 민족자주와 자존의 영역인 남북관계에 미국의 개입을 허용한 것은 말이 좋아 ‘공조’이지 사실상 외교주권 포기이며 반민족적 행위에 다름 아닌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북핵 문제가 난마처럼 얽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분단 상황에서 민족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동적인 정치군사적 문제와 별개로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를 꾸준히 병행 추진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정경분리원칙이 바로 김대중 정부가 추진했던 햇볕정책의 기본정신이며, 이와는 반대로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를 정치군사문제와 연계하자는 것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기계적 상호주의’였습니다.

 

  북한미사일 문제와 연계하여 인도적 지원을 중단한 것은 곧 노무현 정부가 햇볕정책을 폐기하고 이회창 전 총재의 ‘기계적 상호주의’를 택한 것을 의미합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 중단은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밝힘으로써 햇볕정책의 폐기를 공식적으로 뒷받침 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은 대북제재 동참이 아니라 미국에 대해 대북제재 중단과 북미 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일이었으며,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대북 식량지원은 전 세계가 정치나 이념을 떠나 인류애 차원에서 하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햇볕정책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동포애마저도 포기한 것입니다.

    남한의 쌀 지원중단은 결국 북한의 이산가족상봉 중단 조처로 이어져 최소한의 인도적 교류마저도 중단되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이제 따뜻한 ‘인간의 얼굴’이 아니라 그때그때 여론에 따라 흔들거리며 오직 권력유지에만 골몰하는 ‘마키아벨리의 얼굴’로 전락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고 귀국 즉시 탈당절차를 밟아야겠다고 결심했던 것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이미 예견됐던 일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햇볕정책과 6.15공동선언 정신을 부정하고, 부시 미 행정부의 네오콘과 일본의 자민당 우익정권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동참함으로써 결국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남북관계는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고, 노무현 정부의 통일외교정책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역설적으로 지금이야말로 햇볕정책, 즉 대북포용정책의 전면적 복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제 미국에 대해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핵무기의 완전 포기와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정신으로 복귀할 것을 설득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가 북핵문제해결과 평화체제구축을 위해 한반도문제의 남북당사자 원칙에 따라 주도적으로 북한과 미국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때입니다.

 

  열린우리당은 2003년 11월 창당 되었습니다. 민주당의 기본정책과 민주개혁노선은 계승하되, 부패를 청산하고 정당을 현대화하여 새롭고 깨끗한 정치를 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대적 가치에 동의하여 창당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으며 당시 저의 정치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으신다면 흔쾌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만 창당 당시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단 하나도 보답하지 못하고 이렇게 당을 떠나게 된 점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제가 참으로 안타까웠던 것은 ‘좌파 신자유주의’와 ‘친미 자주’ 운운하며 총선 이후에도 끊임없이 지지자를 배신하고 국민을 속이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당 차원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히려 당은 일부 양심적인 의원들의 개별적인 저항마저 사려 깊지 못한 돌출행동으로 매도하였습니다.

 

  정당의 정체성은 말로하는 것이 아니고 정책으로 하는 것입니다
. 창당정신을 망각하고 정체성을 상실한 채 이권연합체로 전락한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중도개혁정당이 아니며 민주평화세력은 더더욱 아닙니다. 깨끗하게 해산하는 것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지지해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적 지지도가 낮기 때문이 아니라,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존재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햇볕정책의 계승발전을 통한 평화공존과 평화통일, 그리고 대등한 대미자주외교와 반전평화노선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과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경제개혁을 실현하고, 여성과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길을 갈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지자를 배신하고 국민을 속이는 정치에는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그 길이 설령 홀로 가야하는 외롭고 힘든 길일지라도, 기꺼이 그 고독의 길을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10월 10일

 

김 성 호 올림

 

전 16대 국회의원 (민주당, 열린우리당)

 

현 (사)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 상임대표

[출처] 열린당 창당 주역 김성호 전 의원 “노 대통령은 마키아벨리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