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도 많겠지만, 노무현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이런거 아닐까 싶다. (물론, 정확한 발언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호남사람들이 나 좋아서 찍었습니까? 이회창 싫어서 찍었지?" 

이것이 정확한 워딩이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취지의 발언이 나온 것은 분명한 것같다. 물론, 노무현의 의중은 그게 아니었을 것이다. 호남인들의 전략적 선택...이나, 그 불가피성(?) 같은 것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 발언은 개같은 발언이라고 욕먹어 마땅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좋아서 찍었던, 안좋아하지만 찍었던, 그들이 노무현에게 투표함으로써,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었고, 노무현은 그  소중한 한표를 자신에게 던진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감사해야한다. 그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그들의 선택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또, 이런 말도 했었다. 
"내가 정권을 재창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까?" 

이건 분명히 노무현의 말이다. 물론, 진짜 의도나, 발언의 전후 맥락은 알 수 없다. 


그런데, 지지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나는 왜 민주당을 지지하는지, 나는 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지,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것이다. 이해관계가 맞아서, 친척이라서, 동향이라서, 동문이라서, 이념적 지향이 맞아서, 그냥 맘에 들어서... 그 어떤 이유가 되었던, 정치인이 지지자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은 바로, 자신을 지지해준 지지자들의 '자부심'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저 말을 들었을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바로 이거였다. 
"내가 왜 당신을 지지했을까, 나는 왜 '노무현 정권'을 창출하려고 그렇게 애닳아 했을까" 

어떤 정치인,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단순히 이념이나 이해관계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 정서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경우에 따라 내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고, 오히려 내 이해관계-사적 이익-에 반하는 정치집단에게 내가 표를 던지는 이유는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고, 어떤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내가 사회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협력했다는 자부심과 자긍심때문에 가능하기도 하다. 그런 유권자들의 선택을 비웃고, 지지자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저런 말을 지지자들을 향해 내뱉는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그리고 그에 따른 엄중한 심판을 유권자들로부터 받을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은 나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훼손시키는 정치세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