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을 단일화방안을 놓고 유시민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눈에 쌍심지를 켜고 대들었다는 기사를 보니 문득 이재오에 대한
일화가 떠오르는군요.

1987년 대선에서도 김영삼-김대중 후보 단일화가 초미의 관심사였었죠. 물론 지금처럼 시스템을 갖춘 단일화 논의라기보다는
그냥 양 당사자 사이에 한 명이 알아서 후보를 사퇴하는 방식의 조금은 원시적인 방식이긴 했지만 말이죠.

암튼 그 당시 재야 및 시민단체 연합회에서 두 후보 중 어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것이냐를 놓고 
토론을 벌였는데, 7:3 이상의 분위기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면서 김영삼의 후보사퇴를 종용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근데 당시 이런 재야 및 시민단체 연합의 지지후보 결정 움직임에 끝까지 저항하면서 난동(?)을 부린 재야인사가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MB정부의 2인자로 불리우는 이재오입니다.
난동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단순히 반대의견만 낸 게 아니고, 회의장에서 다른 견해를 가진 선후배 재야인사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면서 책상을 뒤엎은 일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 표현을 쓴 것입니다.

이처럼 이재오가 난동을 부린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호남사람' 김대중을 영남의 민주화세력이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나중에 이재오, 김문수가 '민중'의 이름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을 보면서 배신이니 뭐니 떠드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는 그저 저 양반들이 이제야 엄마품같은 자기 고향 정당에 들어갔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편하고 즐거울까라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배신이라기보다는 커밍아웃이 맞는 말이죠.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후 생긴 것도 비슷하게 생긴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이런 저런 이앓는 소리하면서
자기들이 민주당 때문에 무슨 대단한 피해라도 입고있는 것처럼 떠들고 다닙니다.
적절한 난동과 깽판도 양념삼아 넣어주면서 말이죠.

유시민은 그냥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딱 한마디로 얘기하면 됩니다.
'호남정당 민주당을 지원하는 일은 영남인 유시민에겐 죽음보다 더한 굴욕'이라구요.

몇 년후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머리에 헬멧쓰고, 등에는 베낭하나 매고서 전국을 자전거 타고 누비면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 박근혜 정신'을 계승하자고 떠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아도
 저는 눈꼽만치의 정치적/문화적 충격을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재오, 김문수가 그랬듯이
유시민에게도 그건 '배신'이 아니라 뒤늦은 '커밍아웃'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