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님의 의견에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피노키오님이 말씀하셨듯이 진보를 추동하는 동력은 이성이지 증오가 아니죠. 증오가 스며드는 순간 이미 그것은 진보, 개혁이라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더더욱이 특정 지역이나 인종에 대한 증오는 진보 세계관에서 존립하기 힘들죠.

하지만 영남인 비판 자체를 문제시 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영남인 비판은 영남 패권 비판에 필연적으로 따라올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 지역주의 담론의 가식과 허구를 고려해본다면 제대로된 영남 패권주의 비판은 바로 평범한 영남 서민 대중의 욕망과 편견을 지적하는데서 시작해야죠. 

영남 서민은 사실 착한데 정치인에게 세뇌당한거다. 영호남이 화합해서 지역주의 박살내자.... 이런 촌스러운 이론은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지역주의를 해결하는데 하등의 도움이 안됩니다. 영남 서민대중이 반호남 인종주의의 객체가 아니라 당당한 주체, 적극적인 수용자이자 전파자라는 냉정한 사실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지역주의 문제의 해결은 요원합니다. 이 냉정한 사실을 외면하고 지역주의 문제를 풀려는 시도들은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20년이나 지났으면 지금쯤 인정할때도 되지 않았나요?
 
영남인을 증오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영남인을 비판하면 마치 그것이 반호남 인종주의의 미러 이미지인, "반영남 인종주의"인것처럼 치부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정당하고 합리적인 영남 비판을 봉쇄하고자 하는, 표면적으로는 도덕적인것 같지만 실상 부도덕에 복무하는 논리입니다. 왼쪽뺨을 맞아도 가만있으라는 얘기인데, 이런 종교적 원칙을 현실 정치에 대입하면 뺨 때린놈만 유리하기 마련입니다. 뺨을 맞았으면 상대의 뺨을 때리지는 않아도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피해를 호소하거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죠.

영남인 비판은 홍어타령 처럼 영남인을 인종주의적으로 씹자는게 아닙니다. 영남 대중이 주도하는 반호남 인종주의의 현실을 인정하고, 그 현실을 최대한의 노력과 강도로 비판하자는 거죠. 어차피 호남은 영남이 했던것 같은 비열하고 폭력적인 수단을 쓸수도 없으며, 써서도 안됩니다. 역사에 법정이 있다면 검사의 심정으로 영남 패권의 현실을 폭로하자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