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보면 글쓴 분은 의사분이신듯 하고, 주변에 경찰친구도 있고, 검사 친구도 있으며 장학사도 친구로 두고 계신듯 합니다. 아마 많은 부모님들보다는 이런 일을 진행하는데 훨씬 더 쉬운 위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변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괴롬힘을 당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경제적으로 가난하면서 성격이 좀 여린 애들이 많았던걸로 기억하는데, 많은 경우에 부모들이 이런 애들 신경쓸 여유가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출처(ref.) : 자유게시판 - 이미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겠지만 길더라도 한 번 읽어보시고 의견부탁드립니다. - http://theacro.com/zbxe/free/359915
by 바람계곡



오마담님의 댓글입니다. 매우 중요하고 정확한 지적입니다. 비슷한 경험, 그러나 다른 사회적자본(?)을 가지고 있던 학생의 해결사례를 북극곰님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저 학교 다닐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조금 다른게 그 때는 검은차들이 점심 시간에 들어와서 괴롭힌 애들 다 데리고 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괴롭힌 당하던 아이는 직접적은 물론 간접적으로도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다른 생각 중 하나입니다. 


소셜캐피탈, 이른바 사회적자본이 없는 학생은 왕따를 당해도 그것을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고스란히 당하면서 인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쿼츠님의 말마따나, 당한 학생은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면서 나중에 그 아픈 기억을 잊지 못해 동창회같은 곳에서 술의 힘을 빌어 그 아팠던 기억에 대한 사과라도 받을 요량으로 얘길 꺼내봐야, 뭐 다 지난 일 가지고 쪼잔하게... 술이나 한잔 하자. 라는 소리를 듣거나, 최악의 경우,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적해결이라도 할라치면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어 민변의 변호를 받지만, 피해자는 음침한 살인범이나 폭행범으로 오히려 가해자가 되버립니다. 

저는 이 댓글에서 지역주의와 관련한 또 다른 문제 하나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많은 양비론자들이 그리고 계층적, 계급적 접근을 하시는 진보주의자들이 호남출신의 고위직 진출에 대해, 몇몇 엘리트들이 출세해봐야 그것은 그들만의 출세고 그들만 좋은 것이지 정작 차별받은 민중에게는 대리만족 그 이상의 효과가 없다며, 고위직 인사에서의 차별의 실효성 등을 들어 지역별 안배 등의 문제를 백안시합니다. 틀린 얘기만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 아버지가 의사가 아니었다면, 그래서 주변에 검찰, 장학사, 경찰고위간부, 변호사 친구가 없었다면... 저 학생이 그냥 별볼일 없는 가난한 학생이었다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지역차별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 구조가 적용됩니다. 호남인들이 단순히 '심정적 대리만족'을 위해서 고위직 인사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호남인들에게는 그런 사회적자본이 필요했고, 그 현실적인 지표가 바로 고위직에 호남출신들이 얼마나 진출하는 문제였을 것입니다. 이걸 단순 수치통계적으로 충청 출신 몇몇, 서울경기출신 몇몇과 비교하면서 호남이 결코 적지않다, 그러니 호남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면 얘기가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경기, 충청등은 혜택에서 일부 손해를 봤을 수는 있을지언정 그 지역출신이기때문에 집단적으로 차별받고 배제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런 문제제기는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인 견제와 균형을 가능하게 했기때문에 우리사회의 진보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영남출신들의 독점이 가져온 폐해는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거라고 믿습니다. 

동시에 저는 현재까지도 지역적 차원의 '호남의 독점'을 국가적 차원의 '영남의 독점'과 등치시키는 언론과 지식인들을 보면서 우리사회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인가를 느낍니다. 유시민이 정의로운 국가 운운하는 것이 역겨운 것은 우리사회의 정의와 공정문제에 대해서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핵심중 하나인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면서 도리어 '호남'의 기득권, '호남'의 몰표를 문제삼고 있기때문입니다. 

그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호남'이 몰표를 통해서 실현시키고자 했던 사회적자본의 기반만을 허물어뜨리려는 수작이기때문입니다. 호남의 기득권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시민은 우리사회의 기득권은 호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는 철저히 침묵합니다. 그리고 유시민은 그들의 결집이 뭘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왜 그들이 결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문제해결의지는 전혀 없으면서, 오직 자신의 정치적 권력획득의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다시 자신이 비판하고 증오하는 그 호남의 '기득권'과 '몰표'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빵셔틀 아빠의 문제해결방식에 대해 북극곰님은 회의적인 시각과 다른 문제제기를 해주십니다. 


... 근데 괴롭히던 애들이 변했나? 그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대상이 바뀔 뿐이었죠. 도리어 우쭐해했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법원 경험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물론 진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알던 가해자들은 그냥 그러다 졸업했습니다. 조폭을 학교에 들이밀지 못하거나, 아버지 친구들이 떵떵거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돌아 갔을 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을 교화 시킨다거나, 폭력의 끈을 끊겠다고 하는 것은 허울 좋은 말일 뿐입니다. 결국 자기 자식을 파워게임의 승자로 올려 놓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물론 저라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겠지만, 해결책은 아닙니다. 본문에도 나왔듯이 "애들 투닥거림에 어른들이..." 라는 행위로 자기 자식만 해결할 뿐이죠. 

문제는 오마담님 말처럼 자기 자식이 학교에서 어떤 일을 당하든 신경써줄 여유가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죠. 학교 안에서만 그럴까요? 의무교육이 끝나도 마찬가집니다. 사회의 어두운 면에서 도움을 받든, 요새 유행하는 사회지도층의 도움을 받든 어찌됐든 파워게임에서 이기면 장땡이죠. 판에서 빈털털이로 나가는 건 학교 다닐 때 그랬던 힘 없는 아이들뿐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단지 문제를 돌리는 방식, 폭탄돌리기를 하는 방식으로 사회의 부정의를 용납하는한, 이런 집단적 차별과 가학적 성향은 또 다른 집단의 피해와 희생을 요구할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호남인들의 고위직 인사차별 문제제기를 잠재울려면, 그들이 사회적자본을 구축해야만 해결가능하다고 믿는(?) 문제들을 우리사회가 법과 제도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건전한 가치관을 확산시켜서 사회적자본이 없는 사회구성원도 부당하게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주면 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차별이지, 몇몇의 고위공직자를 더 채우고 덜 채우고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빵셔틀 학생의 아빠와 같은 단호한 행동과 실천입니다. 제가 호남차별문제에 집중적인 비판을 하는 이유는 이것은 단순히 특정지역출신의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형태로 언제든지 나와 내 가족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는 폭력성을 내재한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역주의 문제를 영남과 호남을 등치시키고, 지역주의 패권정당 한나라당과 전국정당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등치시키는 양비론적 논리를 구사하며 한국사회의 지역주의문제를 왜곡하는 지식인은 교언영색과 곡학아세를 일삼는 가짜 지식인, 위선적 지식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