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읽어본 유시민에 관한 기사중, 유시민의 정치관에 관한 가장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인터뷰..


눈길이 가는 대목 몇 개..

  1. 진보 자유주의와 보수 자유주의

Q. 국민참여당은 진보주의 정당인가, 자유주의 정당인가. 
A. "둘 다다. 진보자유주의 정당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는 넓게 보면 자유주의자인데 자유주의 안에도 가능하면 많은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보수자유주의가 있고, 사람들 사이의 정의를 적극 수립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는 생각하는 진보자유주의가 있다. 진보자유주의 정당이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다른 나라에는 다 있다. 미국은 민주당이 자유주의와 진보주의의 여러 세력을 감싸고 있다." 
Q. 우리도 미국의 민주당처럼 그런 세력을 다 감쌀 수는 없나. 정치인 유시민 1인을 위해 진보자유주의 정당 개념이 나온 것은 아닌가. 
A. "아니다. 진보자유주의에 대한 자료와 문서가 얼마든지 있다. 한국의 제 1야당인 민주당에 대해 말하자면 보수자유주의자가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 물론 진보자유주의자가 일부 있긴 한데 보수자유주의자들이 포용하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진보자유주의자들이 보수자유주의자들을 견인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진보자유주의자가 소수, 보수자유주의자가 다수다. 결정은 다수가 한다. 다수파가 하기에 따라 소수파가 머무르느냐 떠나느냐가 결정된다."

 2. 야권 분열을 주도한 장본인이라는 비난에 관하여 

참여당을 분열세력으로 본다면 기존의 정치구조 속에서 새롭게 태동하는 모든 정당은, 관련된 모든 정당으로부터 분열주의라는 비판을 받게 돼 있다. 그것이 두려우면 창당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조그만 신생 정당으로, 큰 정당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좋은 소리 듣고 칭찬받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3. 보수, 진보, 자유주의자들의 국가관 
 
그게 궁금해서 지난 2년간 역사학자, 정치학자, 철학자들이 국가에 대해 뭐라고 했는지를 들여다 보았다. 국가란 무질서와 불법, 외침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게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을 지배한 보수의 국가관이다. 가급적 국가는 사람들의 일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유주의 국가관도 있고, 국가는 지배계급의 도구로 가진 자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르크스주의적 국가관도 있다. 그런데 이 셋 모두 답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답은 국가는 사람들 사이에 정의가 수립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라는 개념을 2009년 용산 참사에 적용하면 국가는 재개발 관련 법률과 제도를 제대로 갖추고 중재 노력을 해 그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했어야 했다. 그것을 나는 목적론적 국가론이라고 하고 싶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국가론이기도 하다. 그런데 진보는 국가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독재와는 자유주의 국가론을 갖고 싸웠고 민주화 이후에는 실질적 민주화가 안됐다며 국가에 적대적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국가가 합법적 강제력을 휘두르는 존재이므로 이를 맡는 세력은 제대로 된 국가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진보진영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국가관을 가지고 있어 불신을 사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4. 자유무역에 관하여 

"우리는 원칙적으로는 자유무역에 찬성한다. 그러나 모든 FTA가 선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사실 통상외교든, 안보외교든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기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국가가 외교에서 이기성 외에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는 없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개인은 비판할 수 있지만 국가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이기성 측면에서 본다면 개정된 한미FTA는 찬성할 수 없다. 무게중심이 미국 쪽으로 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라면 반대표를 던지겠다."
(장하준의 주장을 비판하며)..독일의 역사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책에 고스란히 나오는 내용이다. 그는 산업이 뒤진 독일이 앞선 영국과 교역하면 망할 것이라고, 민족주의 입장에서 주장했다. 장하준은 코스모폴리탄으로 변한 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장 교수의 말이 진리라면 우리보다 앞선 나라와 자유무역하면 손해 보니까 안되고 우리보다 뒤진 나라와 하면 나쁜 짓이므로 안된다. 하지만 국가 경영하는 사람은 도덕적인 무역정책이 아니라 국가에 이익이 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모든 외교의 가치는 이기성이다.  

 5. 정권 교체 전망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것은 그 자신이 아니라 국민이다. 개혁정권(김대중 정권)이 5년 만에 끝나는 게 아쉬워 승리를 이끌 인물을 중심으로 결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광범위하게 있었고 그 결과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민주정부도 10년이 지나니 조류가 바뀌었다. 그 어떤 배도 뜰 수 없게 됐다. 설령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갔어도 큰 표 차로 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에 보수 정권을 5년 만에 바꿀 수 있을까. 그러려면 그만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강부자, 고소영, 권력의 사유화, 독선적 국가운영, 구제역 등으로 해서 바꿔야 한다는 결심이 점증하고 있다고 우리는 본다."
 큰 틀의 변화를 원한다면 정치세력을 바꿀 것이고,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한나라당 정권을 연장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 교체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고, 더 매력적인 인물을 내세워 정치세력의 교체가 가져올 의미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