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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나는 가수다'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소셜미디어 마케터의 주업무는 사실 홍보가 아니라 위기관리 업무이며 맛깔난 글을 쓰는 것보다 저작권과 명예, 신용, 프라이버시 등의 법위반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맛깔난 글로 홍보를 잘하더라도 그것은 수천만원짜리용역사업을 잘 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불법의 글이 나오거나 위기관리에서 실패하면 치명적이다. 수십억수백원짜리 기업의 브랜드를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 마케터는 글을 쓰는 능력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여론의 흐름을 읽어내고 온라인 여론의 향방을 예측, 예언해내는 능력, 냉철한 상황판단 및 대처 능력 등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나는 가수다' 사태는 그 중 브랜딩과 위기관리 면에서 많은 교훈을 주고 있어 이를 살펴본다.
기업이 늘 잘 할 수는 없고 실수할 수도 있고 중대한 잘못을 저지를 때도 있는데,
소셜미디어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기업이 잘못을 했을 때 기업은 큰 위기에 빠진다.
오프라인에서와 같이 위기를 직접적으로 제어 관리 할 수가 없기 때문이며,
온라인에서의 확산 속도가 엄청날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이 때의 기업이 취할 가장 현명한 방법은 솔직하게 사과를 하는 것이다.
물론 잘못을 100% 은폐 가능하다면 은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나,
100% 은폐 가능하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정직이 최선이다.
정직한 고백을 감당할 수 없다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애초에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상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아주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하다.
MBC의'나는 가수다'가 재도전 반칙을 저지르면서 온라인에서 큰 논란에 빠졌는데...
가수들의 미션수행경쟁프로그램이 가수들의 실력경쟁 프로그램으로 급전환됐으며
예능프로가 출연자들이 자폭해가며 사회를 고발하는 교양프로그램으로 바뀐 것이다.
'나는 가수다'사태를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위기관리 원칙에 비추어 해결책을 찾아보면,
사태의 정확한 파악 및 책임자 규명 재발방지와 향후대책의 언급이 필요하다.
우선 책임자인 김PD는 위기 발생 이후의 대처에서 위기를 극복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솔직한 사과를 못했다는 것이다. 김 PD는 사태발생 직후 사과를 했지만
(http://v.daum.net/link/14996953 참조 )
솔직한 사과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서 불쾌한 자기변명에 불과했다.
당연히 시청자 네티즌들의 분노는 더욱 더 거세졌고 사태는 회복불능이 됐다.
솔직한 사과가 되려면 다음의 내용들을 사과 내용에 포함시켜야 한다.
첫째, 무엇이 미안한지를 구체적으로,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런데 김PD는 왜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고 있는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
스타와 대중매체는 대중의 바램과 기대의 반영물이며 그에 기반해서 존재한다.
지금의 우리 대중들은 원칙이 없는 수많은 커넥션들의 협잡질에 지친 상태다.
그런데 정치인들과 부유층 기득권들의 헛짓거리를 '나 가수'가 재연했다.
만약 막내인 정엽이 7등을 했어도 다시 재도전을 하도록 했겠는가?
MC를 봤던 이소라의 히스테리성 발언을 볼 때 그러진 않았을 것 같다.
대중들의 감정이입 내지 동일화의 대상은 김건모라기 보단 정엽이다.
서바이벌 프로의 첫탈퇴자는 2천만 시청자와 500명의 심사단이 됐다.
정치인들과 부유층 기득권들의 반칙을 그대로 체화한 잘못을 적시해야 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히지 않으면 상처받은 상대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한다.
둘째, 잘못의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
이미 가장 큰 책임자는 김PD라는 것을 밝혀야 햇는데 그것도 못밝혔다.
김PD는 무엇이 미안한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기변명을 한것에 불과했다.
추가로 재도전 반칙의 책임자로 이소라, 김제동, 김건모를 적시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무원칙과 불공정에 무심했던 방송국임을 밝혀야 했다.
책임자가 누구임을 밝히는 것은 반성의 기회를 얻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으면 그들은 두고두고 욕을 먹는다.
셋째, 재발방지를 위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김PD의 사과에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무엇이 잘못임도 모르고 사태가 이렇게 커질지 예측도 못했으니 당연하다.
김PD를 교체시키고 난 MBC에서는 원칙을 이야기하고 시청자를 이야기했다.
예능은 예능일 뿐이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이 그대로 받아줄 상황이 아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무원칙과 불공정과 협잡에 지쳤는지 MBC는 깨달아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 외에 구체적인 수습 및 대처 방안을 말하자면,
스타가수들의 가창 미션 수행 경쟁 프로그램의 틀을 만들고 키워야한다.
스타가수들의 가창력 경쟁 프로그램의 모양새를 갖추면 가수들이 다친다.
가창력 경쟁의 구도와 퇴출의 모양새는 대중들이 원하는 바도 아니다.
가창 미션 수행 경쟁 프로그램의 틀 속에서라야 가수들이 다치지 않는다.
그러한 구도를 만들어 가면서 진행하려면 PD뿐만 아니라 MC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단, MC이소라는 퇴장이 바람직하다. 너무나 진지하고 감정적이다.
박명수 같은 리얼 예능 프로에서 단련된 이들이 MC로 적합할 듯하다.
7명에 들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실컷 한판 벌이는 모습이 요구된다.
용어사용도 바꿀 필요가 있다. 퇴출의 느낌이 나는 '탈락'은 사납다.
7위를 한 가수는 탈락이나 퇴출이 아닌 '퇴장'을 하도록 해야한다.
그렇게 다른 많은 가수들이 한판 멋지게 벌이는 모습을 보이면 감동이 될 것이다.
'재도전'은 아무래도 아니다, 그보다는 퇴장 후의 '패자부활전'이 낫다.
한편, 공동 책임자인 김제동과 이소라, 김건모 등은 벌써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점점 놓치고 있다. 지금에라도 사과를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칙이 사라진 사회, 불공정이 판을 치는 사회를 전국민에게 상기시켜준 점은
생각 없는 김PD와 이소라 김제동 김건모의 공이긴 하나 뒷맛은 씁쓸하다.
자꾸 사과의 시기를 놓치면 김제동의 그동안의 입바른 소리는 진영논리에 불과했고,
이소라의 감성적인 목소리는 히스테리 환자의 목소리였음을 알려주며
김건모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생각없는 딴따라였음을 고백하는 꼴이 된다.
이상의 제대로된 사과를 하지 않으면 '나는 가수다'는 더욱 곤란해질 것이다.
가수섭외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의 외면은 뻔하다. 프로폐지가 우려된다.
가수도, 방송국도 시청자도 모두 상처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사과는 승자의 언어"라는 말도 있다.
부디 사건의 당사자들과 MBC는 현명한 대처를 하기 바란다.
※ 글 내용 일부는 gustav님께서 소개해주신 '쿨하게 사과하라'(에크로스 펴냄) 참조하고 인용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우리 사회가 정말 그렇게 원칙없고 불공정한 사회인가 하는 것입니다. 대중들은 마치 현재 사회에서 성공해서 잘나가는 사람들은 '김건모'처럼 그렇게 된 것이고, 대부분의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은 실은 '정엽'처럼 실력은 있는데 어떤 불공정하고 원칙없는 사회때문에 잘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기업인, 법률가, 정치인, 의사, 교수/강남주민, 부동산 소유자/스카이 대학생, 의대생
이런 딱지를 가진 사람들이 기득권층으로 불리면서 대중들에게 욕을 먹습니다. 사회가 불공정하고 원칙없기 때문에 현재 저런 딱지를 가진 사람들은 그런 사회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무언가 구린 구석이 있는 게 분명하고, 저런 딱지를 가지지 못한 대부분의 대중들은 '만약 사회가 공정했다면' 저런 딱지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사회가 불공정해서 가지지 못했다고 대중들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물론 정말 사회가 좀 더 공정했다면 잠재된 능력을 발휘해서 '딱지'를 획득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 현 사회에서 그것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겁니다.
우리 사회가 원칙없고 불공정하다는 거 굉장히 공감하는 내용인데... 우리 사회의 이중구조에 대해서 한 번 검색해보세요. 일일이 말씀드리기 피곤해서 그러는데 검색해보면 많이 나옵니다. http://blog.daum.net/jewel1962/15856812
제가 대구의 최악의 빈민가라는 곳에서 태어나서 밥굶기를 밥먹듯이 하면서 커왔는데 보니깐 이런 이중 구조 문제는 특정한 일부 계층뿐만이 아니고요, 국가 전체적으로 그렇습니다. 속물적이고 천박합니다.
어렸을 적에 제일 상처 많이 받았던 게 밥굶는 건 뭐 그냥 참으면 되니깐 서러울 것 까지는 없는데, 삯월세 찾아 다니는 집없는 설움이 컸습니다. 부모님이랑 동생 셋이랑 여섯식구가 사는데 쪽방 한칸에 여섯식구가 다 들어가서 살아야합니다. 저녁에 누울 자리도 없을 정도로 방이 좁았었고, 저녁에 화장실도 없어서 공터에서 종이깔고 대변을 봐야했어요. 그 쪽방 한칸 삯월세 못구해서 이리 저리 돌아다녔습니다. 요즘엔 밥을 굶지는 않지만, 전세대란 보면서 계속 실감하고 있습니다.
약자는 자기보다 더 약자인 자에게, 빈자는 더 욱더 빈자에게 가혹하게 군림하고 무시합니다. 특별히 부유한 계층 국한 할 것도 없습니다. 걔네들은 염치가 없다뿐이지... 가혹하고 속물적인 건 부유한 사람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다 똑같더라구요.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막장이냐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정의와 공정이 더 필요한 사회인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나는 가수다' 사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룰'을 중시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좋은 징조를 저는 발견하였습니다. 사실 몇년전만 해도 이번 김건모 사태는 그냥 반나절 이야깃거리로 끝나는 헤프닝에 불과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깟 연예프로 하나 보면서 뭐 그렇게 죽자고 달려드나, 그냥 웃고 즐기면 그만이지 '라는 냉소적 정서가 굉장히 강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방송이든 정치든 기업활동이든 간에 '룰'을 무시하면서 그저 좋은게 좋은거다 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을 대중들이 못견뎌하는 쪽으로 세상이 변한 것 같은데, 이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방송가에서는 '웃기기 위해서'나 '감동을 주기 위해서'라는 명분하에 실상과 다른 모습들을 편집하고 조작해서 내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팩트인지는 모르겠으나 '골든벨' 같은 퀴즈프로그램이나 예전 '양심냉장고' 같은 미담프로그램에서도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 사전조작을 하거나 재촬영 등을 하는 일이 많다고 줏어들은 적이 있거든요. '룰'을 어기더라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낡은 생각은 이제 사라져버려야겠죠...
백수광부님의 글에 대부분 동의하고 좋은 글이라 생각하지만 군중들이 우리사회의 협잡이나 불공정에 분노했다고 보는 것은 오바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비하면 훨 공정해졌지만 기대치가 높아진 측면 빈부격차 때문에 더더욱 그런것을 못견디는 측면이 있거든요
골든벨 이런거 재촬영 많습니다
너무 일찍 탈락하면
심지어 코메디 대사할 애도 정해놓고 그리고 문제도 미리 배포합니다
그래서 한나절 동안 외우게하고 시작하지만 그래도 떨어지지요
미리 문제를 주니 시골 여상에서도 골든벨을 울릴 수 있는 것이지요
방송에 설정이 없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위 그림이 안나오니까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나 내용이라도 그림이 안되면 방송 안됩니다
이건 애초에 우리 방송제작자들이 잘못된 의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지요
솔직이 방송만 아니라 신문등도 미디어를 접하거나 인터뷰를 하거나 한 사람은 언론 신뢰하기 힘듭니다
저도 투고나 인터뷰 기타 보도에 몇번 나간적 있지만 기자가 작문이나 편집을 아주 심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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