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정통 민주당 지지자 분들이 중도강화론을 폈다. 지난 대선에서 좌클릭을 안해서 민주당이 죽을 쒔다면 민노당은 왜 망했냐는 게 논리."

민주당 내에서 현재도 노선투쟁은 진행중이다. 양극화 문제, 중산층 붕괴, 청년실업 문제,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서의 복지정책에 대한 강화논리가 좀 더 힘을 받았다고 해서 좌클릭했고, 그것이 중도층 유권자의 포기나 중도노선의 포기라는 판단은 섣부르다. 손학규가 상징하는 중도우파적, 보수층 유권자를 타겟으로 하는 세력과 정동영의 진보적, 좌클릭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복지정책 등의 확대를 놓고 중도노선의 포기라는 언급은 경솔하다. 그런데, 친노들이 대거 손학규로 몰리는 것은 좌클릭일까?

"지금 민주당이 유시민 따라서 중도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마시라."

유시민은 보수든, 중도든, 진보든 이념지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따라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생각해보면 민주당내에서 누가 헤게모니를 쥐던 그것은 유시민 같은 기회주의자를 따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이런식의 표현은 적절치 않다. 점잖게 표현했지만, 가만히 보면 악의적인 조롱에 불과하다. 바이커님이 먼저 지적해야할 것은 유시민에 대한 비판이다. 그가 제시하는 정치적 정책적 지향에 일관성이나 구체성이 있던 적이 있던가? 유시민의 지난 행적을 굳이 들고 나온 것은 그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그냥 기회주의자일뿐이다. 

거꾸로 정말 유시민이 중도시장으로 뛰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면 바이커님은 왜 유시민이 드넓은 왼쪽을 포기하는지, 그래서 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 않는 것인지 그게 더 이상하다. 민주당은 좌클릭하지 않으면 망하는데 유시민은 중도로 뛰어들어도 안망하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것일까? 바이커님의 정치적 노선과 신념에 맞다면... 중도로 뛰어들어간 유시민에 미련두지 말고, 바이커님의 말대로 과감하게 좌클릭한 정동영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시기 바란다. 근데... 부유세 문제등을 놓고 정동영은 탐탁치 않게 평하시더라. 유시민에게 보여주는 관대함의 반반이라도 좀 보여주시길 바란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충분히 드러났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특정지역세력의 패권적 권력독점이다. 그것은 예산과 인사에서, 정치권력으로 언론권력과 결탁하고 경제권력과 유착되어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유시민이 최근 유행하는 '정의'와 '국가'를 키워드로 들고나온 것은 감각있는 '지식소매상'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정치인 유시민에게 '정의'와 '국가'를 기대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주당은 여전히 반한나라당, 반영남패권주의, 남북문제, 경제정의 실현 등을 위해서 싸워야 할 일이 많고,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사회의 진보고 개혁이다. 그것은 '복지국가'로의 전환으로 달성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사회의 이런 진보적 의제들에 대해서 유시민은 한번도 심각한 문제인식을 보여준적도 없고, 그것을 실천할 역량도 전혀 없다. 이미 10년 가까이 과분한 기회가 주어졌고, 누구보다 많은 스폿라이트를 받았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연예인이 아니다. 

"정통 민주당 지지자들도 지방자치제 선거 이후로 슬그머니 복지 얘기하는데"

김대중때부터 생산적 복지개념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것을 반대한 사람은 없다.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정통민주당 지지자들이 복지를 부정하거나 복지를 반대한 것은 없다. 국가경제의 발전, 사회상황의 변화에 따른 복지의 확대는 자연스러운 것이니 좌클릭이니 좌파로의 전환이니 호들갑 떨일도 아니다. 또, 그것을 중도층에 대한 포기로 보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계층적인 요구들에 좀 더 충실하고 지지층을 강화하는 것을 마치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적 노선을 바꾼 것처럼 표현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2. 노풍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노무현의 유산이라는 것은 노무현에 대한 동정적 여론이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노풍이 불었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진영읍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김해에서조차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노무현의 고향에서조차 불지 않는 노풍을 찾는 것은... 민주당이 배출한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필요하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계승은 굳이 노풍, 노무현 정신 운운하지 않아도 당연한 것이다. 기존의 민주당 지지자 중 누가 김대중 정신 운운하나? 인물에 집착해서 판단을 그르치지 말고, 정당의 노선과 정책, 업적에 집중하시기 바란다. 

이런 불화의 원인은 민주당 지지자나 범민주당 지지층에 있지 않다. 노무현에 매몰되어 노무현을 비판하는 것을 두고 견디지 못해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을 언제쯤 깨닫게 될지... 소위 '영남'개혁세력이라는 자들이나 친노성향의 논객들은 김대중 비판은 자유롭게 하면서 노무현 비판에는 유독 못견뎌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비판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민주당 정권이 아닌 것이 아니다. 많은 친노정치인들이 분열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지금은 통합하여 다시 '민주당'의 이름으로 정권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기억했으면 한다. 

오히려 유시민의 사기질을 가장 비판해야 할 사람들은 '노무현 정신' 을 말하고 '노풍'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어째서 유시민에게만 관대한가? 서프의 변화를 보면, 친노들이 뭐가 잘못됐는지 깨달은 것 같아서 반갑다. 이런 것을 두고 '노풍은 없다더니 노무현의 유산을 사기로 가로챘다고? 아햏햏...'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바이커님의 수준에 맞지 않다. 본인도 쓰고도 후회할 것으로 믿는다. 

3. 아크로에서는 유시민의 국참당 창당(이걸 밑에 댓글단 길손님은 국참당을 창당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이런 분들이 유시민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지 않았다면서 천신정을 까곤 한다. 참... 대단하신 분들이다) 뿐만 아니라 유시민의 정치적 선택, 결과등에 대해서 이미 오래전부터 꽤 정확한 수준의 예측을 보여줬다. 그건... 한국에 계신 분들이 많아서이기도 하다. 난 이 부분에 대해서 인정한다. 바이커님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현장에서 직접 느껴야만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현실정치는 논문이나 학문이 아니다. 

4. 빅텐트론 나왔을때부터 바이커님은 신속한 입장표명과 함께 일관되게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나 역시 다른 글들을 통해 수차례 언급하면서 바이커님의 의견이 타당함을 밝혀왔다. 유시민 빼면, 바이커님의 의견들이 그리 나쁜것은 아니다. 운동으로서의 정치도 그렇다. 더도 덜도 말고 유시민만 빼고 생각하시길 바란다. 그럼 꽤 훌륭한 정치논평을 해주시는 분으로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