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분열주의자니, 영패2중대니 하는 건 다들 아는 이야기므로 생략하고 그 부분이 아니라 인간 유시민이 어떤 인간인지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씁니다.

유시민의 80년 당시 상황을 보면, 허세끼가 잔뜩 든 반운동권 정도로 보이는데, 사실 이 때, 주류(한나라당)가 되고 싶었다면 얼마든지 될 수 있었죠. 다만 인터뷰를 보아하니, 공부하는 머리가 좀 좋긴 했어도 공부 자체는 별로 안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나쁜 것을 알고 운동권으로 진출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주류로 진출해봤자 메인스트림을 차지하기 힘드니 미래를 예견하고 운동권으로 나갔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후자의 추측은 유시민이 그야말로 천재란 소린데, 그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은 싫지만 저번대선에서 이회창을 찍었던 영남 사람 정도의 정서였을까요?

여하튼 정치에 집요한 관심을 90년대부터 보이는데, 결국 노무현의 줄을 잘 탔습니다. 이 당시에도 정치에 욕심이 있는 것은 확실한데 무슨 욕심 때문에 정치에 욕심을 가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노무현 시절에 제법 해먹었을 수도 있는데, 이명박 정권 하에서 살아남은 것을 보면 비리도 없는 것 같습니다.(비리가 없다는 점은 제법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죠.) 그렇다면 돈이 목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병에 환장했을까? 07년 대선은 그런 느낌이 제법 있었습니다. 제법 강하긴 한데, 그 이전 정치생활동안 보여준 모습은 대통령 병과 거리가 좀 있습니다. 자기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 판을 걷어찬 것이지, 가능성이 전혀 안 보였다면 02년처럼 누구하나 붙잡고 줄을 잘 섰을 지도 모르죠.

영패주의자냐. 뭐 우리야 유시민이 영패주의자라고 말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지만 아마, 유시민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설사 박근혜 밑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자기 스스로는 어떤 핑계를 대고 스스로 그 핑계를 진짜라고 믿지, 본인은 자신이 영패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노무현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의 영패주의적 행태에 눈을 감을 뿐. 아, 그리고 영남의 행동은 절대로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쁜 것이 아니라 받아먹은 것이 있으니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받아먹고 찍어주니 나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이른바 조폭의 의리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나머진 도통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목적을 알아야 어떻게 대처방법이나 계획이 설텐데 유시민은 그 목적을 모르겠습니다. 정치에 욕심은 확실히있는데, 그렇다고 그저 높은 자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리 걷어차고 나오는 모양을 보면 자리에는 욕심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한 유일한 가능성은 그가 허세가 잔뜩 들어서 자신이 영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들을 보면 그의 허세들이 철철 흘러 넘칩니다. 저서만 잠깐 봐도 물론 알 수 있죠. 스스로가 영웅이 되거나 영웅의 뒤에서 영웅을 만들었다는 명성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제가 생각한 유일한 그의 심리에 대한 유일한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