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대통령이 드레스덴 공과대학에서 한반도통일에 대한 계획과 포부를 밝힐 예정이라 한다.
아마 얼마전 발족예고한 통일준비위를 중심으로 얼마간 광고효과가 나타날 발언들을 이것저것
내놓지 않을까 예상된다. 통일준비위도 그렇지만 그 연설 내용에 관해 나로서는 별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지 않다. 행동을 강조하는 대통령이지만 그간 해온 걸로 볼 때, 특히 남북문제에 관해서는
내놓을 행동이란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럴사한 비젼과 계획이야 말로 하는 건 이명박도 누구
못지 않게 자주 토해내곤 했다. 통일대비 모금 항아리도 이명박 작품 아닌가.
그 항아리에 7억이 모아졌는데 광고비로 6억을 사용했다 하니 1억이 남은 셈인데 1억은 어디메에
감춰뒀는지 알 수 없다.

 분단국 대통령이니 통일에 대해 입닫고 있을 수는 없고 뭔가 하는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박대
통령은 "하는척'이 아니기를 제발 바라지만 지금은 그닥 신뢰가 가지 않는다.
북핵 북핵 하는데 우크라 사태로 북핵문제는 더 요원하게 된 것 같다. 원래 우크라에 있던 핵탄두를
모두 제거하는 조건으로 우크라 국토와 독립을 열강이 보장하기로 조약이 되었는데 러시아가 그걸
깨버렸다. 북한은 핵을 포기한 우크라의 전락을 눈 부릅뜨고 지켜봤을 것이다. 그 문제가 없더라도
북은 핵을 결코 손에서 놓지 않는다. 따라서 북핵폐기를 전제로 한 어떠한 평화나 화해전략도 지금까지
그렇듯 년례행사의 반복에 그칠 것이다.
또 미국도 부시가 그렇듯이 북의 핵문제에 그다지 심각한 고민도 하지 않으며 대처할 생각도 없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지만 나는 북의 핵에 별 관심이 없고 크게 반대할 생각도 없다. 그 이유는
오직 아베로 상징되는 일본의 극우 미치광이들 때문이다. 한국의 적은 뭐니뭐니 해도 궁극에는
일본이 될 거라고 본다. 북은 잠정적인 적인데 반해 일본은 항구적인 적대국가가 될 것이다. 선진
민주국가인 일본과 잘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 생각과 관계없이 일본
은 결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일본은 서구적 개념의 민주국가도 아니다. 신으로 군림
하는 천황이 있는데 어떻게 민주국가인가?
현실성 여부는 모르겠으나 독도점령작전을 세웠다거나 불령선인 운운하는 일본인들의 시위행렬
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때는 북의 핵이라도 보전해야 그나마 마음놓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
는 생각마져 든다.

 통일준비위라는 게 말 뿐인 허상일 거라고 생각되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정부에는 통일부도 있고
평통이라는 거창한 기구도 있고 청와대에 안보기획실인가 뭔가 하는 직급이 높은 기구도 있다. 기구가
없어서 통일준비를 못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통일은 상대방이 엄연히 있는데 상대방 의사는 묻지도
않고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일준비위를 거창하게 발족시킨다는데  북에서 기분
좋게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마치 미개인이 거주하는 땅을 일방적으로 접수하는 것 같은 냄새가 그
제목에서 풍기는 것이다. 북과 아무런 대화도 거래도 없는데 혼자 통일을 위해 뭘 준비한다는 것인가?
흡수통일이라면 그 말은 맞다. 그러나 절대로 그건 아니라고 말한다. 흡수통일이 가능하더라도 그건
통일의 최악수라고 외국 학자들도 너나 없이 강조하고 있다.

 박 정권이 북과 당장 통일담판을 한다 해도 묘책이 없는 건 사실이다. 남이 북의 1인 체제를 받거나
용인할 가능성이 없고 반대로 북에서 남의 선거체제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제로다. 체제통합이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거기에다 가령 남의 체제로 통합된다 해도 현재의 남측 정치력으로는 북을
아우르고 이끌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치수준 뿐 아니라 남남갈등도 예사로운 문제가 아
니다. 그러니 통일담판 자리가 마련된다 해도 중국처럼 1국양제, 국가연합 혹은 연방의 틀을 갖는
길 밖에 없을 것이다. 그길 외에는 일방의 흡수통합 밖에 다른 길이 없다.

 타이완과 중국은 근래 사이가 좋아져서 년 4~5백만의 사람 왕래가 이뤄지고 있고 경제거래 액수
도 기하급수로 확장되고 있다 한다. 개미 한마리도 휴전선을 자유롭게 넘지 못하는 우리 처지에서는
부러운 일이다. 그쯤 되면 정치통합이 아니라도 이미 마음의 통합이 이루어진 것이며 미래가 어떻게
굴러가든 하나의 중국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홍사덕이 수장으로 있는 우리민족...돕기인지 민화협인지 하는 단체에서 민간모금
으로 북에 비료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통일부에서 막아버렸다. 쌀을 조금 보내려고 하는데 쌀도
밀가루도 안되고 분유와 강냉이는 경우에 따라 가능하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재개문제는 누구도 입
밖에 꺼내는 사람이 없다. 이래가지고는 통일이고 화해고 난망이다. 입만 열면 신뢰니 행동이니 하
는데 무엇하나 행동으로 옮기는 게 없다. 박대통령을 포함, 여권의 모든 인물들은 기본 마인드가
분단지양이 아니라 분단강화, 통일지향이 아니라 통일봉쇄가 아닌가 의심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
다. 

 엇그제 골드만 삭스란 곳에서 통일이후 남북경제를 잘 관리할 경우 10~15년 이내에 한국은 프랑
스,독일과 대등하거나 경우에 따 일본을 추월하는 경제력을 갖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곳 담당자가 텔레비에 나와서 우리가 일본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했을 때 솔직히 나는 좀
흥분이 되었다. 추월까지 아니라도 맞설 수 있을만큼의 력량만 갗추어도 금세기는 한국의 세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통일을 어떻게? 누가 하나?
단일국가통합도 ,당장 1국양제의 국가연합도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생각만 있다면 타이완과
중국처럼 민간왕래와 경제거래를 단계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생각만 있다면...이 단서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박대통령이 년초에 거론한 유우라시아 철도
, 그 성사에 매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집권자라면 통일준비위가 아니라 철의 실크로드인
유우라시아 철도 추진위원회를 당장 만들고 인재를 배치하여 가속패달을 밟게 할 것이다. 그
성사를 위해 북과 회담하고 거래하고 러시아와 협력을 도모할 것이다. 이 철도가 추진되면 일본
의 자세도 달라지지 않을까? 나는 분명 그렇게 될거라고 본다. 신속한 물류이동. 경제동물인
일인들이 이 철의 실크로드를 모른척 할리가 없다. 남북의 왕래가 증진되고 철도가 남북을 종단
하게 된다면...단일체제건 국가연합이건 통일은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통일을 위한
분위기조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막연한 총론보다 실현가능한 구체적 각론이 필요하다. 독일통일도 그런 과정을 거쳐 성사되
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