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인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댓글을 보면서 느낀건데, 그런 대중 동원 능력(특히 타이밍 감각)은 확실히 평범이 아니라, '비범'한거 같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히 능력 있는 정치인임에 틀림이 없네요. (호불호를 떠나서 말이죠)

그래도, 그것만으로 이런 콘크리트 지지율이 유지되는건 여전히 납득이 안 가지만요..^^: (김해 선거 후를 봐야 하나?)
여기에 제 생각 몇가지를 덧붙입니다.  사실, 유시민의 탁월함은 바로 민주당의 병신같음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말인즉, 유시민의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의 무능함과 허약함이라는 것입니다. 이 민주당의 고질적 문제가 유시민에 대한 과대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유시민은 대중동원능력이 뛰어나서 민주당이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셈법이 후져서 유시민의 치킨게임에 굴복하는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경기지사에서 간 쓸개 다 내준것처럼 보았던 박지원이 장사꾼 출신이라 그런지 수계산이 밝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당장 친노세력의 분열을 봐도 그렇습니다. 

경기지사의 득표율을 통해 유시민이 목적한 바는, 

1) 유시민 개인의 득표능력 과시
2) 국참당의 홍보와 제 진보정당보다 많은 정당지지율 확보. 

확실히 이 두 가지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유시민은 노무현처럼 (우직한) 바보가 아니란 것도 증명했구요. 

문제는 1)번이 표면적으로는 달성된 듯 보이지만, 이것은 사상누각이란 것입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경기도에서 유시민의 득표력은 거의 100% 민주당의 득표력으로 치환됩니다. 민주당 내에서 대선주자들은 이 점을 주목하고 이 점을 잘 활용해야합니다. 유시민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민주당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거죠. 또 한가지 성과는 유시민의 허구를 낱낱히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바로 젊은층의 압도적이고 단단한 지지율. 이것 역시 제가 다른 글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이 반한나라당 세력의 기대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고, 젊은층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핵심이고 관건이지, 유시민이냐 아니냐가 핵심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은 민주당의 힘, 영향력, 돈, 조직, 인력으로 자신의 인지도와 위상을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국민참여당에서 빼올 수 있는 지지층(민주당+진보신당+박빠그룹)을 적절히 빼오는데 성공했습니다. 괴멸적 타격을 입은 것은 바로 진보신당이죠. 이것은 국참당 창당당시부터 지적되고 예측되었던 문제입니다. 아주 아주 옛날 글 중 국참당 창당 전에 숨쉬는바람님이 가져온 가상 지지도 조사(조기숙 교수의 엉뚱한 해석과 함께)를 다시 확인해보면 더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1), 2)번 목적달성을 통해, 그는 정당지지율과 개인지지율 10% 벽을 넘은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국민참여당은 단 한사람 유시민으로 시도지사 선거에서 정당별 집계 지지율 10%를 달성합니다. 그리고 이 10%란 숫자는 문국현이 대선에서 목표했던 5%와 같은 위력을 가집니다. 문국현은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를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고집할때, 기탁금 반환 기준 지지율을 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저는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지지율을 바탕으로 다음 총선 지역구 5-10석, 정당비례로 역시 5-10석을 꿈꿨을 겁니다. 20석을 목표로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계산했겠죠. 그래서 집요하게 노무현 석고대죄론을 주장하면서 결국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뤄냈고, 총선에서도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유시민도 이번 지방선거를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고, 문국현과 달리-문국현보다 더 증오의 말을 쏟아낸- 민주당을 향해 집요한 단일화요구와 치킨게임을 통해서 문국현보다 훨씬더 유의미한 성과를 냅니다. 

다음 그림을 보시죠. 

지방선거총람(시도지사득표수).jpg

국민참여당의 그래프는 시각적으로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압도합니다. 왜? 오직 단 한사람 유시민으로 인해서. 국민참여당은 광주, 경기, 경북 단 세 곳에 후보를 내고, 실제 득표율은 선거인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경기도의 득표수를 바탕으로 국민참여당의 (정당 지지율인것 처럼 보이는) 10.9%의 지지를 획득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충격과 착시를 주기에 좋은 소재입니다. 

그러나, 시도지사 선거를 제외한 국민참여당의 실제 위상(실제 득표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볼까요? 
구시군장선거(정당별).jpg

비슷한 후보를 냈음에도(오히려 진보신당보다 많은 후보를 냈음에도) 민노당이나 진보신당보다 득표율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례대표에서 (민주당의 힘을 이용한) 유시민의 활약에 힘입어 진보신당을 압도하고, 민노당마저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비례대표시도의원(정당별).jpg

그런데, 이런 높은 정당지지를 기록한 국민참여당의 실제 성적, 정당별 당선인은 어떤가 한번 보겠습니다. 

정당별당선인.jpg

국민참여당 29석, 진보신당 25석... 4석이나 더 많은 당선인을 배출합니다. 차이는? 아래 세부표를 보시면 바로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지역구가 아닌 시도의원 비례대표 2석과 구,시,군 의원 비례대표 7석입니다. 반면, 진보신당은? 25석 모두 지역구에서 피터지게 싸워서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즉, 실제 득표력은 진보신당이나 별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민주당의 영향력, 인지도, 조직력, 자금에 유시민 개인의 인지도를 더해 고스란히 유시민과 국참당의 이익으로 창출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당지지와 유시민 개인에 대한 저력으로 느껴지는 착시는 현재 유시민이 지속적으로 진보정당들을 압박하고, 민주당을 협박할 수 있는 든든한 종자돈이 됩니다. 다른 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유시민의 영향력과 지지율의 대부분은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 정당들을 숙주로 이용한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것도 정치의 일부분이고, 능력이라고 하면 분명 능력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것들의 대부분들은 그저 입으로 떠드는 것일 뿐 실제로 그것을 실현할 능력이 없다는 것 역시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아주 작게는 정당내부의 민주화, 정당개혁부터 크게는 국가적 정책까지 그는 실제로 실전에서 싸워서 현재의 위상을 가질 수 있는 실력도 또 남의 힘을 이용해 권력을 쟁취한다고 해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실천해낼 능력도 실력도, 실현할 의지도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유시민의 대중동원력과 지지율 거품에 좀 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한나라당 세력의 정권 창출을 위해선 반드시 이루어져야하는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