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시민을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 한가지만 말하자면, 유시민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방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노력하고 땀흘려 보상받는 사회를 지향해도 모라랄 대한민국에, 유시민만한 정치적 무임승차자는 역사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명박조차도 유시민에 비하면 대단히 성실한 정치활동을 한 사람이 된다. 앞선 글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시민은 자신이 목적한 바를 달성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다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노무현도 이명박도 모두 나름의 성공신화를 써온 사람들이고, 그 안에 운도 따랐지만 본인의 노력과 능력, 의지를 빼놓을 수는 없다. 이명박이야... 좀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지만. ㅡㅡ;; 


어쨌든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은 이것이다. 내가 유시민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 유시민이 새롭게 구성하려고 하는 지지층 공략방식. 나는 이것이 우리사회에 유시민식 정치가 가져오는 가장 큰 폐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사회의 야만성이 되살아날까봐 두렵다. 

유시민은 새로운 지지블록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지지층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1) 수도권의 20-40대 유권자층, 소위 강남좌파라고 불리는 사람들
2) 영남3류 양아치 정치세력과 영남중심적, 영남패권적 사고의 틀을 벗어날 수 없는 일부 영남사람들.
3) 경쟁에 시달리면서 좌절하고 있는 젊은세대(특히, 영남)

그리고 이 새로운 지지블록형성의 핵심키워드는 반호남, 비호남, 호남배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사회적으로는 진보적 자유주의를 취하면서도 이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는 보수주의를 지향한다. 내가 유시민을 경멸하고 경계하는 것은 이들 수도권의 젊은 유권자층에게 당의정을 입힌, 국가론, 사회론 등을 역설하면서 동시에 이들의 호남배제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세뇌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민주당은 호남당'이다란 구호는 조금만 들여다봐도 사실이 아닌 프로파간다이고, 관념적 허구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론주도력과 영향력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의 '진보적'동지들인 '영남'개혁세력은 김영삼의 3당야합으로 투항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온전한 반성과 성찰, 반민주적세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비판을 한 적이 없다. 

소위 '영남'개혁세력이라는 자들은, 김영삼의 3당야합과 지역주의의 고착은 김대중의 대통령병으로 변명했고, 어렵게 성공한 김대중의 정권교체 이후부터는 호남패권론을 설파했고, 노무현을 앞세워 영남콩, 호남콩 양비론으로 영남에 면죄부를 준 뒤, 김대중의 전국정당의 초석을 닦아놨던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전락시키고, 열린우리당의 실패 후 통합된 민주당으로 정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는 선동을 통해 끊임없이 호남배제론을 확산시켜왔고, 그 눈물겨운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지지층 분열과정 속에서 결국 김대중 당시 민주당이 확보한 수도권 1위, 충남북 1위, 호남, 제주 1위를 기록했던 민주당을 산산조각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실 호남 지역주의 문제는 이미 '영남'개혁세력의 주장대로 김대중의 당선으로 상당부분 완화가 되었고,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을 통해서, 그것도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영남콩 노무현의 당선으로 호남인들이 자신들이 영남콩이라서 콩취급 안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해보였다. 그런데 정치, 사회의 진보와 함께 완화되고 없어졌어야 할 지역주의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오히려 더 심각한 모습으로 나타나게된 데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노무현과 그의 측근들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유시민은 위에서 언급한 저 지지층을 자신의 새로운 지지층으로 공략하려고 하는데, 이 방식이 한마디로 하면 새로운 방식으로 호남배제를 추구하는 변종영남패권주의적이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사회적,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자유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세련된 1)번 유권자층, 소위 '강남'으로 상징되는 유권자층을 공략하기 위해서 자유롭고, 지적이며, 세련된 문화코드를 강조하는 동시에, 촌스러운 호남-게다가 이들은 자신들을 차별하지 말라며 악다구니를 쓰니 시끄럽기까지 하다-에 대한 경멸과 조롱을 통해 호남을 격하시킨다. 유시민은 바보가 아니다. 유시민은 노무현과 같은 방식에 대한 가능성을 지난 총선에서 적용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영남에게 더 많은 떡고물을 내가 줄 수 있다. 한나라당이 아닌, 유시민도 그것이 가능하다며, '건국 이래 한번도 호황인 적이 없었던' 영남경제의 부활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런데, 실제로 영남바닥에서 접한 영남정서가 무엇인지 그는 알았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많은 것을 퍼다 줘도 유시민 자신은 영남의 적장자가 될 수 없다는 것. 노무현은 고졸 빈민에 보잘것 없는 가문이라서 안됐지만, 자신은 다를줄 알았겠지만 영남은 그런 동네가 아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지지블록의 개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의 이해관계와 국가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대구의 이익만을 말하던 사람이, 지역주민의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하는 경기도지사 나와서는, '양심을 걸고' 국가 균형발전을 말하는 모순은 수도권의 새로운 유권자층을 포섭해야하는 동시에, 자신이 버리고 온 대구 지역 경제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선전해야 하는 그의 애매모호한 스탠스를 증명한다. 

영호남'따위'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더 투철한 경향을 보이는 수도권의 젊은세대. 이들은 유시민 일당의 이런 문화적 코드,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인 계층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는 자세를 취하는 유시민 일당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이들이 전파 확산하는 호남배제론은 먹혀들 여지가 충분하다. 이들에게 주입되는 호남의 이미지는 -예전부터 그래왔지만-시끄럽고 촌스럽기 때문이다. 또 이들 중, 부모세대의 헌신으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 세련된 문화적 코드를 흡수해온 젊은 층-부모가 영남인 경우라면 더욱 파괴력은 커질 것이다-은 유시민의 진보적 이미지를 소비하면서, 실제로 그가 추구하는 보수주의적 경제정책을 지지할 유인이 차고도 넘친다. 

또한, 입으로는 진보를 말하면서 민정당의 수구세력과는 손잡기를 주저하지 않고, 박정희에게는 '성공한 독재자'라는 평가를, 박근혜에게는 정중하기 그지없는 태도를 취한다. 왜? 바로 2) 유권자층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끊임없이 저주와 증오의 대상이 되는 '호남'이라는 먹잇감을 던져준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민주당은 호남당이고, 노무현의 좌절은 호남의 배신(호남정치인들의 배신)이라고 각인시킨다. 이런 정서적 보상은 정작 영남출신의 노무현을 단 한번도 그들의 적장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영남인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3)번 유권자층. 유시민은 기성정치인들에 대한-물론 이것도 민주당에 국한되지만- 전방위적 낙인찍기를 통해 참신한 이미지를 획득한다. 경제정책과 국가운영능력에서 무능한 진보의 이미지를 기존의 정치세력들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이 좌절한 이들에게 새로운 메시아가 될 수 있다는 선전을 강화한다. 사회투자국가론...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알맹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의 독특한 포지션은 의미를 가지게 된다. 특히, 정치에 무관심할 수록. 경쟁에서 뒤쳐질 수록. 지금의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무능한 민주정권-지난 10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었음을 김대중에 대해선 과감하게 인정하고, 노무현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인정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영남의 좌절한 젊은이들은 특히 그의 포섭대상이다. '영남'개혁세력의 복원과 진보, 자유주의는 바로 '호남당' 민주당의 기득권과 궁물을 탐하는 탐욕때문에 좌절된 것이고, 그것은 '영남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이들에게 맹목적으로 보이는 호남의 민주당 지지는 타파해야할 지역주의의 원흉이 된다. 동시에 유시민은 수도권과 비슷한 위상을 가졌던 영남의 영광을 재현할 '한나라당이 아닌' 이쪽 편에선 누구보다도 적임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시민은 이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적은 없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유시민이 구상하는 지지블록에 대한 생각이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우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바로 1)번 유권자에 대한 공략방식이다. 바로 내가 속한 유권자층이기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방식이 너무 비열하다고 생각하기때문이다. 수도없이 말했지만,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