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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사이트의 <흥행>과 <수준>에 대하여 --- (1)
흥행이 잘 되는 영화와 수준높은 영화와는 별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여기서
수준이 높다고 하는 것은 다수의 <평론가>들이 높은 점수를 주는 영화를 말하는대요,
대중 일반이 느끼는 영화에 대한 수준은 가늠하기도 힘들고, 종합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별 인과관계도 없어 보이고요.^^
토론 사이트에서의 <흥행>은 글의 수, 댓글의 수, 조회수 등으로 정량화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따진다면 <디시인사이드>나 <아고라> 등은 흥행면에서는
성공적인 수준으로 보아도 되겠습니다. 그러나 토론 사이트의 수준을 평하자면
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볼 때 다분히 사변적인 글이 자주 올라오는 사이트
(예를 들어 <과학과 철학>사이트)가 무슨 빠니 낭닌구니 이딴 소리가 난무하는
사이트 보다는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스켑렙에서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 글뭉치에서의 글쓴이의 수
를 조사한 자료입니다.
댓글의 수 글쓴이의 수 글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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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20 10.90
172 19 9.05
167 20 8.35
155 17 9.12
127 18 7.06
117 18 6.50
115 13 8.85
105 17 6.18
101 11 9.18
101 9 11.22
89 11 9.18
86 10 8.60
82 16 5.13
81 13 6.23
즉 218개의 댓글은 단 20명의 사람이 모두 올린 글입니다. 한 사람이 평균 10.90개의
글을 올린 셈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글쓰기는 Pareto(Power?)-law에 거의 따르기 때문에,
대략 전체 80%의 글을 20%의 사람이 다 생산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218개의 글의
80%인 160여개의 글은 20*0.2= 4명, 또는 5명이 거의 다 올리는 것입니다.
5명이 150여개의 글을 올린다는 것은 논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토닥-토닥... ......논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원 논쟁 사이에 구경꾼이 끼어들어 몇
마디 남기다가, 다시 구경꾼이 새로운 논쟁자로 등장하여 논쟁은 이어지고 가열되곤 합니다.
저는 공론의 토론 사이트에서 <토론의 수준이나 질>은 <흥행>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이 둘을 좀 분리해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토론 사이트를 즐겨찾는 사람들 중 실제 글을 욤감하게 올리는 사람은 5% 내외
불과하다고 보입니다. 나머지는 거의 모두 관전자, 눈팅족이지요, 이들 관전자의 특징을 보면
1) 사이트에 올라온 글 중에서 새로운 사실(fact)가 있는지 항상 살펴본다.
2) 논쟁하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3) 논쟁에서 오가는 전투적인 말투를 보니, 선듯 끼여들어 논쟁에 참여하긴 참 부담스럽다.
4) 그러나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참가자가 밉살스러운 몇 논쟁자를 묵사발 내주길 내심 기대하며
때로는 대리만족을 느낀다.
따라서 사이트의 조회수가 높아지고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외부인들이 뭔가 보고 가져갈만한 가치있는 사실들(fact)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합니다. 뭔가 적절한 논쟁과 대립각이 유지되어야만 단골
눈팅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만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좋은 책을 사서
공부를 하면 되지 굳이 토론사이트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이트 관리자는
거의 본능적(?)으로 흥행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이 두 가지, <내재적 가치>와 <흥행>은 매우 배반적입니다.
특히 모든 논의마다 끼어들어 논쟁을 생산하고 말꼬리잡기에 가까운 투정으로 싸움을
지속시키는 논자들은 <흥행>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나 <수준>을 위해서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 입니다. 또한 그러한 논자들 사이의 균형이 조금만 어긋나도 <중력모델>의
법칙에 따라 그 전체 성향은 확 쏠리게 됩니다. 이것이 지속되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오 토론의
생태계가 파괴가 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스켑렙에 가보면 제가 보기에는 거의 토론이
불가능한 울트라 우파분들이 새롭게 득세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경향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 같아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이 상황은 눈치빠른 몇 열성 우파분들의 매우 자제(?)하는
모습에서 더욱 확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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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인터넷 토론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위상구조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런 사이트에서 <수준>과 <흥행>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제 생각에 이 일은 숨어있는 눈팅족 글쟁이들을 어떻게 모셔오는가 하는 문제로 귀납된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을 작위적으로 증폭시켜 기존의 구경꾼들의 view 수를 단순히 늘이는 방식이 아니라..
저는 어떤 토론 사이트이든지 중요한 것은 <수준>이지 <흥행>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사이트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수준>이지 <흥행>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숨 쉰다고 해서, 그것이 깨어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글의 후속작은 언제 나오나요 ㅎㅎ
http://theacro.com/zbxe/?mid=BulletinBoard2009&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koblenz&document_srl=7774&listStyle=&cpage=
분란을 일으킬 사람이 필요하다면 제가 총대를 맬 의향도 있습니다. 헤헤헤
지금 우리 사이트는 좌편향인가요, 우편향인가요? 제가 모자라는 쪽으로 가볼까요?
흥행을 신경쓴다면 게시판 글자크기부터 조정해 보시구려..
글쓴이 날짜 조회수를 읽어내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작게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아크로가 그런 작은 것에 무신경하니 어쩐지 허접해 보인다는..
글 읽기가 불편하니 선뜻 오고싶은 마음이 안생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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