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꼼꼼하고 철저하다는 일본이 자연재해로 인한 원전사고로 저렇게 쩔쩔 매는 것을 보니 정말 두렵습니다. 제가 태어나던 해에 체르노빌에서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에 원전사고에 대해서 막연하게 '먼 나라에서 아주 이례적으로 생겼던 사고'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런 일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니까 에너지, 원자력에 대한 문외한으로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참 무섭습니다.

아무리 원전 설계를 완벽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름없는 전사님의 링크글처럼 시공상의 문제들을 방지할 방안이 사실상 없고 인간의 본원적인 불완전성 때문에 아무리 완벽하게 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어딘가에는 문제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정말 극히 낮지만, 일단 사고가 한번 터지면 그것을 회복할 방법이 거의 없고, 피해도 너무 극심하다는 사실...

그렇지만 그러한 이유를 들어 원자력과 같은 위험한 에너지를 포기하고 현재의 문명의 혜택도 일정부분 포기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고...
현재의 문명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안전하면서 값이 적당한 에너지원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원자력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자력에 의존하기도 너무 무섭고...


저는 살아봤자 몇십년, 운 좋으면 백년 이상 살 것이기 때문에 제가 사는 동안 지금보다 더 편하고 더 안정적으로 살고 싶습니다. 내 윗 세대들이 누리던 문명의 혜택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상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싶죠. 원자력 발전으로 인한 이익이 장기적으로는 0에 수렴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나와 관계있는 일이 아니고, 먼 후세대를 위해 지금 나의 편안한 삶을 일정부분 포기하는 것은 너무 싫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원자력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그것만 고집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어리석고 이기적으로 들리겠지만 사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겁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해서 내가 직접 피해를 입지 않는 한 살면서 거의 겪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큰 원전사고때문에, 현재 확실히 보장되어 있는 원전에너지와 그것에 기반한 안락한 삶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이번 원전사고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로 표현될 '엄청났던' 사건으로 기억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