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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글을 읽다가 3D TV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최근 삼성과 LG의 3D TV 관련 말싸움이 대단하죠? 서로 손가락질 하면서 거짓말이니 엉터리니 난리도 아닌데,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개싸움'입니다. ㅎㅎㅎ
아바타로 3D display의 정점을 찍은 추세는 최근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3D contents를 만들기가 워낙 어렵고, 솔직이 3D 기술은 아직도 미완성 단계입니다. 사람의 눈이 입체를 인식하는 방법을 기계가 아직 제대로 구현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기계라 함은 영상을 획득하는, 간단히 말해서 3D Camera를 의미합니다.
음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Source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계로도 이미 좋지 않게 녹음된 음원을 듣기 좋게 들려 줄 방법은 없습니다.
3D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눈이 인식하는 방법 그대로 영상을 획득해서 우리 눈에 인식하는 방법과 같게 보여주지 않는 한 어쨌든 사람의 눈에는 뭔가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밖에 없죠. 아직까지는 아무리 훌륭한 컨텐츠와 기계라 해도 우리 눈을 만족시키기에는 한참 멉니다.
상황은 이런데, 그러면 삼성과 LG는 도대체 왜 싸우냐?
두 회사의 3D contents Display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Shutter glass 방식이라고 해서 매 Frame마다 왼쪽눈에 보여 줄 영상과 오른쪽 눈에 보여 줄 영상을 교대로 display하고, 안경에서 왼쪽 눈이나 오른쪽 눈을 교대로 가려 보지 말아야 할 영상을 안 보이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각 눈이 봐야 할 frame의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display하는 영상의 frame 수를 두 배로 늘리면 되죠. 그런데 삼성의 display 구동 방식에서는 이게 쉽지 않습니다.
LG는 편광필름방식을 밀고 있는데 이건 display panel, 즉 TV의 화면에서 왼쪽 눈이 봐야 할 영상 정보와 오른쪽 눈이 봐야 할 영상을 동시에 display하되 방출되는 빛의 phase를 달리 해서 안경의 렌즈가 자동으로 불필요한 영상 이미지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안경에 전기기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안경 자체가 가볍고 저렴해지며(원가는 대충 2000원 안쪽) 전기 회로의 동작으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좌우 눈이 봐야 할 영상 정보를 동시에 display하기 때문에 한 화면(frame)에 표시하는 정보량이 1/2로 줄어든다는, 그래서 Full HD라고 해도 실제로는 Full HD가 아니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죠. 삼성이 최근 LG 방식을 공격하는 빌미가 됩니다.
두 회사가 방식을 놓고 이렇게 싸우는 까닭은 아직 성숙되지 않은 3D 기술에서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방식 중에 어느 하나가 주변 세력이나 소비자의 선호도를 확보하게 되면 향후 기술의 진행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오래 전에 VCR 방식을 놓고 Sony의 Beta와 그 외 진영의 VHS가 싸운 것과 유사합니다. 결국은 기술적으로 열세였던 VHS가 득세를 해서 시장을 지배하게 되는데, 3D 방식도 마찬가지로 기술의 우열과 상관 없이 오로지 선호도나 마케팅에 의해 특정 기술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어차피 다른 방식으로 전략을 가져간 두 회사가 치열하게 다투는 것은 이제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제가 보기에는 두 방식 모두 가능한 기술입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론적으로 두 방식이 우리의 뇌에 정보를 전달하는 양은 동일합니다. 한 쪽은 frame 수를 희생하는 것이고, 다른 쪽은 한 frame 당 정보의 양을 희생하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안경 없이 맨 눈으로 3D 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어차피 2차원인 평면 TV로 사람이 실제 공간을 인식하는 것과 100% 똑같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합니다.
결론은 이렇다 하더라도 두 회사간의 개싸움에 대해 어느 방식이 더 낫냐, 그리고 양사의 상대방에 대한 공격은 합리적인 문제 제기냐 하는 문제를 놓고 본다면 아무래도 삼성의 공격이 무리가 따르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LG의 방식에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비록 한 쪽의 주장이긴 하지만 첨부 하는 파일을 열어 보시면 LG의 자체 기술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고 삼성의 공격에 대한 대응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LG의 대응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3D display에 대해 몇 말씀 드린다면, 3D TV의 구입은 시기 상조입니다.
우선 contents가 태부족입니다. 보통 영화 한 편을 만드는데 2D(일반적인 화면)를 3D로 만든다면 대략 3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현존하는 contents 회사에서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곳 거의 없습니다. 또한 3D contents 제작 기술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보셔야 합니다. 이미 있는 2D contents를 3D로 바꿔 주는 기술도 있긴 하지만 효과가 충분히 나는 contents는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3D display 기술도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Early Adopter라면 몰라도 일반인들은 late adopter여야 가격 대 성능비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3D TV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는 적어도 1년 적절하기로는 2~3년은 기다리시길 권합니다.
좋은 정보입니다
삼성이 엄청나게 공격했다던데
결국은 그렇군요
개싸움 맞네요
어느쪽도 결정적 우세가 없는데 치고박는
기다려야 하겟군요
어차피 돈도 없지만
단순히 말씀드리자면 3D를 오래 보고 있으면 속이 울렁거린다는 반응이 많지 않습니까? 장기적으로 인간이 적응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지(처음 극장 간 사람들이 울렁거리다 몇번 가다보면 익숙해지는 것처럼) 아니면 기술 개발로 극복 가능하다는 것인지 ((울렁거리지 않는 기술 개발).
그 다음 또 여쭙고 싶은건 글라스 문제인데요. 글라스를 끼고 보면 채도 및 명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런데 채도와 명도를 올리면 울렁거림이 더 심해지겠지요.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세번째로는 3D의 미학에 대해선 어떻게 이야기가 되고 있는지. 가령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는 실재 그대로를 재현한다고했지만 사실 영화는 그대로를 재현하지 않습니다. 재현되는 이미지는 2D요, 색감이나 기타 등등도 실재와 다르지요. 즉, 영화의 촬영이나 편집을 통해 실재를 재현하는 것처럼 가장합니다. 3D의 구현 방향도 리얼리티에 맞춰져 있는지, 아니면 표현성에 맞춰져 있는지?
언제 한번 와러님 뵙고 싶네요. 회사가 분당이라고 하셨나요?
가운데는 촛점이 잘 맞았는데 주변의 촛점이 안 맞아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지요. 근시안경의 경우에는 직선이 휘어져 보인다거나 바닥이 붕 떠오르는 것같이 보일 것이고, 3D의 경우에는 생각하는 것과 원근(Depth라고 합니다만)이 달라 보여 멀미를 하게 되는 겁니다.
약간의 멀미야 적응이 되겠지만 늘 3D를 보고 사는 바가 아니니까 다시 안경을 끼고 영상을 볼 때마다 어지러우면 문제가 됩니다.
역시 기술 개발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지만 지금 당장은 기술이 거기까지 안 와 있죠.
글라스는 편광식이든 셔터글래스든 기술적으로 개선이 가능하긴 합니다.
이 문제는 제가 자세히는 몰라서 패쑤~~~ (죄송.)
미학은 저와는 먼 동네 이야긴데...
2안 카메라로 인간의 눈 간격과 비슷한 위치에서 찍어 인간이 인식하는 방식대로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 한 '실재 그대로'는 아닙니다.
현재 3D의 구현은 촬영이 인간의 인식과 같지 않아 나중에 사람이 일일이 보면서 조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ㅎㅎㅎ
회사 분당 맞습니다. 기회가 되면 함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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