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박은주의 快說] 石선장 살려낸 이국종 교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11/2011031101859.html

기사를 읽고 '이 나라가 그렇지'라고 푸념하고 말 수도 있는데, 고생하는 사람이 빚까지 진다니 가난한 사람은 중상을 입어도 미안한 마음에 살려달라고 하지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종강 선생은 이 기사를 보고 이런 말씀을. 
서울대병원 신입 간호사 연수에서 노조간부가 인사말을 하면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왜 서울대병원으로 오지 못했을까요?”라고 말했을 때, 저도 그 뜻을 몰랐습니다. 석 선장을 살린 이국종 의사의 인터뷰를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인터뷰 내용 중 눈에 확 들어오는 대목들... (중략)

결국 중증외상환자 치료는 비용에 비해 수가가 낮아 유명 병원에서 외면해왔기 때문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평소 자신들을 ‘빅 4’라고 자랑했던 병원에서는 석해균 선장을 치료할 수 없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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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보인다, 그의 인생

이국종이 응급외상센터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다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동료에게 '이 선생이 왜 이리 스트레스를 받는가' 하고 물었다. 지난해 그의 적자가 7개월간 8억원이 넘었다는 얘기를 해줬다. 피를 폭포처럼 쏟는 환자를 수술할 때는 혈액이 50봉지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건 작은 예일 뿐이고, 그가 쓰는 첨단의료장비·인력·약품 등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 받는 치료비는 훨씬 적다. 행려병자를 치료하다 사망하면 그 비용도 이국종의 '적자'로 기록된다. 이런 계산은 대부분 병원에서 다 하는 일이다.

―외상외과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더라.

"굉장히 슬플 때가 있다. 내가 뭘 것 같은가. 때로 내가 병원에서 불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조직의 휴짓조각 같은 느낌 아나. 생각해봐라. 병원이 소년소녀가장에게 1억원만 기부해도 좋은 일 한다고 칭찬할 거다. 그런데 내가 일을 하면 할수록 병원 적자폭이 커진다고 한다. 병원 욕하지 마라. 아주대 병원은 굉장히 훌륭한 병원이다. 나를 아직도 거둬 여전히 붙어 있지 않나. 다른 병원에서 일하던 의사의 경우, 대부분 사직하거나 전공을 바꿨다. 몇년 전 외상외과 하다가 브랜치병원으로 발령 난 어떤 선배한테 다시 해보라고 했더니, '생각도 하기 싫다'고 하더라. 가슴이 답답하다."

―밖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니까 자부심이 클 줄 알았다.

"어떤 의사가 진검승부를 할 것 같나. 심장 여는 사람? 아니다. 진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열심히 하는 의사는 성형외과 의사들이다. 수입이 안 좋으면 바로 문 닫으니까. 환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대단하다. 하지만 중증외상환자는 자기가 어떻게 다쳐 왜 이 병원에 왔는지 모른다. 좀 좋아지면 나한테, 간호사한테 욕하는 사람도 많다."

―왜 욕을 하나.

"외래에서 만난 환자가 이상하면 '저 자신 없는데, 큰 병원 가세요' 하면 그만이라고들 하더라. 외상 환자는 그게 안 된다. 내가 만난 환자 중엔 조폭 양아치도 있었고,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다. 복받치는 게 많은 사람들이다."

―암 수술 잘 해주면 평생 은인으로 생각하지 않나.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주는데 욕을 먹는다?

"암환자는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찾아간다고 생각하니 의사에게 숙이는 마음이 있다. 그런데 내 환자분들은 나를 만나고 싶어서 만난 게 아니다. 운전하다 의식 잃었다가 깨어보니 인공항문이 생겨 있고, 하반신도 못 쓰면 누구나 열받지 않겠나."

―왜 이 병원에는 그런 환자만 오나.

"에어백 있는 외제차 타는 환자는 딱 한 번 왔었다. 분당의 병원에서 안 받아줘서. 노동층은 외상으로 죽을 확률이 화이트칼라보다 20배 이상 높다. 내 환자 중엔 건설노동자·공장 노동자·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같은 이들이 많다. 내가 총상전문가라고 언론에 나와 웃었다. '내가 언제 총상전문가였지?'하고. 공장에서 분당 5000~6000회로 돌아가던 볼트가 빠져 배에 박히면 간장·담도·췌장이 다 파열된다. 그거에 비하면 총상은 간단하다. 프레스에 눌리면 내장이 터지고 장기가 밑으로 다 빠진다. 그런 환자들을 봐왔으니 선장님이 그다지 중증환자로 안 보이는 거다."(이국종의 사진 파일에는 내장이 다 깨져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이 서서히 사람 모습을 갖춰 가다가 걸어서 퇴원하는 과정이 날짜별로 담겨 있다. 현대의술의 신비다)

―그런데 중증외상치료 체계가 부실하다는 얘기는 별로 공론화된 적이 없다.

"정책 결정하고 사인하는 분들이 사고를 당하면 유수한 병원 의사들이 밤에도 뛰어나온다. 그분들 사인은 외상이 아니라 당뇨나 암, 심혈관계 질환 같은 것이다. 그런 분야에는 약도, 기기도 첨단이 들어오고, 어느 병원이나 밤에 대응을 잘한다. 하지만 사회취약계층이나 보통 사람이 화를 크게 입으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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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vote. What does that mean? It means that we choose between two bodies of real, though not avowed, autocrats; We choose between Tweedledum and Tweedled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