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사람은 참 재미있는 존재이다.
같은 사물 같은 경험을 해도 생각의 차이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코블렌츠님이 비스트 보이즈에 대하여 극찬을 하기에 기대를 하고 보았는데 완전 인내력을 시험당하였다.
전체적으로 영화 끝까지 계속되는 어두운 색감의 영화는 화장이 뜬 분칠한 여성처럼 어색하기만 하고 불편하다.
양아치나 인간 쓰레기라고 할만한 주인공들의 행위는 내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다.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저런식의 사고방식과 언행은 정말 목에서 구토가 나오려고 하는 것을 겨우 억누를 정도였다.
도데체 납득하기 어려운 주인공들의 행위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빈약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 라인과 연결이 매끄럽지 않고 딱 딱 끊어지는 장면 장면들은 무척이나 불편하고 몰입되지 않는 원인이었다.
그저 호스트 빠돌이와 그곳을 찾는 술집 여자들 인생의 막장 짓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감동도 슬픔도 없는 어설픈 초년병 감독의 의욕만 가득한 치기어린 리얼리즘의 극치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마저도 요즈음 이런정도 실감나는 연기는 보통이지 않는가?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이런정도는 기본이 아닌가?
그리고 실제 호스트빠의 장면은 얼마 되지도 않고 의미도 없는 장면의 나열에 불과할 뿐이다.
이 영화가 왜 사장되었는지 알만하다.
같은 영화를 보았는데도 코블렌츠님은 다른사람에게 추천하거나 영화평을 쓸만큼 가치나 의미를 발견했지만 나는 보는 내내
영화를 중단할까하는 망설임과 갈등이었고 보는 내내 출연자들의 쓰레기 같은 행동의 역겨움을 참느라 무척이나 힘들었다.
어쩌면 내가 참기 힘들정도의 혐오감과 거부감을 느꼇다는 것이 이 영화가 지닌 유일한 리얼리티의 미덕인지도 모르겠다.
흐르는 강물/
아크로에선 님의 이 글 가지고 타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쌔
나랏말이 듕국 말쌈과 사맛디 아니할세.<- 여기서 사맛디에 밑줄 쫙.
저 영화 속 존재들이 보여주는 풍경을 우리네 살아가는 세상 풍경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가져다 대어 얼마나 사맛고 얼마나 사맞디 아니한지 살펴보고 반추해 보는 거겠죠. 감어인 무감어수 같은 것인데 원래 인간이란 존재가 또 그런 묘한 취향이 있지 않습니까?
타인들의 모습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속으로는 부끄러워하고 계면쩍어 하면서도 자기는 그런 거 들키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묘하디 묘한 취향이 어쩌면 감어인 무감어수죠. 물론 부끄러움을 자꾸 들여다보며 갈무리 해낸다는 전제 아래서에서.
나는 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여튼 우리들 인간은 보면 볼수록 재미난 존재입니다.
쓰레기 라는이유가 '도대체 뭔 소릴 하려는지 납득이 안간다' 라면
"북촌방향"을 통해 한번더 도전을 해보심이
그게 아니라 정신없는 술집남자 여자만 나와서 꺅꺅 대는게 보기싫었던거라면
역시나 "북촌방향"을 통해 정화해보심이...
ㅋㅋㅋㅋㅋ
그런데 이상한 것이 비스터 보이즈에 나오는 것보다 더한 악당들이 나오는 영화도 보고 현실에서도 보지만 어제 그 영화를 볼때처럼 화나고
역겨운 적은 기억이 안나는군요
그렇다고 어제 제 컨디션이 특별히 이상한 점도 없었는데
좌우간 하정우의 양아치 같은 행태는 정말 불쾌했고요
윤계상도 뭐 그다지
어쩌면 호스트빠라서 엄청 에로틱한 장면이 나올줄 알았는데 안나와서 실망한 내 무의식이 분노를 치밀게 했는지 ㅎㅎㅎㅎ
아니면 예쁜 여주인공이 안나와 그런건지
여주인공은 누구인지 처음본 사람이기도 하고 얼굴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든 어두운 조명 카메라 워킹이더군요
흐르는 강물/
이쪽이 광주광역시 변두리라 뭐랄까 어느 정도 '시골 정서 혹은 지역 사회'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상하 위계질서 같은 것도 많이 따지고. 그런데 주로 노동자들이나 직장인들이 차를 모는데 좀 험하게 몰기도 하고 신호를 잘 지키지 않습니다. 간혹 위험할 때도 있고 그래 가끔 속으로 화를 낼 때도 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겠습니다. 그 사람들 먹고 살려면 바쁘거든요. 위에서는 쪼아대고 자식들 밥은 먹여야 하고 그래 빨간 신호만 잡히면 얼굴에 초조한 기색들이 역력합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먹고 사는 게 해결하게끔 보수가 많이 주어지거나 아니면 박봉이라도 위에서 닥달하는 통에 다급히 시간에 쫓겨 차를 험하게 모는 심리적 압박감을 없애는 환경을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겠죠.
위에 어느 분도 이야기했듯이 그들도 사랑을 했고 내가 그려낸 저네들 역시 사정이 있는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 님은 점잖고 상식을 갖춘 분이라 뭐랄까 뒷골목 생활을 잘 모를 수 있지만 여튼 정상성이나 다수의 잣대로 함부로 칼을 들이대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쪽으로 세상 풍토가 좀 바뀌었습니다. 흐강 님 입장에서는 능히 그러지 않을 일이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연들도 있는 법이니까요. 하정우 씨 연기가 불쾌했다면 나름 연기를 잘 한 겁니다.
저 영화가 뛰어난 예술영화네 극사실주의 작품이네 이런 평이 아니라 나름의 존재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뜻입니다. 그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잘못된 것 역시 아니구요. 여튼 영화에서 그려낸 그런 삶도 있고 그 영화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는 사람도 간혹 있다는 뜻입니다.
혹 시간 되면 전규환 씨 타운 삼부작 함 봐 보세요. 비스티 보이즈와 방향은 다르겠지만 또 어쩌면 같은 얼개의 영화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혐오감은 들지 않을 겁니다. 아마 많이 공감하실 듯.
흐르는 강물/
몸을 써서 일하는 수고나 애잔함의 의미를 흐강님보다 많이 아는 분이 많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나이는 괜히 먹는 것이 아니니까요.
근데 극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반대편 양질전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적다고 하지는 못할 겁니다. 님이 신앙이-나는 님의 동네 사람들이라는 말로 대치하겠지만- 님이 힘든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타개하게, 당장 타개하지 못한다면 버틸 허리힘을 주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요 워낙 인이 박혀 버린 나머지 그 상황을 자기 의지로 떨쳐내지 못할 때도 있고 그게 장기간 지속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는 상태(state)라는 말로 그걸 표현합니다. 스펙트럼과도 맥이 닿죠. 상황 앞에 인간은 약자입니다. 대개 그때는 누군가를, 어떤 존재를, 혹은 익숙하고 따뜻한 무언가를 찾습니다. 나는 그걸 신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니까 신은 도처에 존재하지만 항상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반디 같고 애타게 갈구하는 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것. 서구(이게 우세한 상황이니 그렇다는 소리, 닮은꼴은 도처에 있음) 발달학의 눈을 빌자면 신은 아래 첫 생리의 공포를 겪는 소녀를 지나가다 보고 공포를 해소해주고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고 알려주는 옆집 아낙(내 방점은 여기에 있습니다)의 모습입니다.
물리학에서 혹은 인간계에서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서는 순간, 그 xy 좌표계를 해독하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순간, 기독교의 신은 소멸할 것도 같습니다. 그럼 그 신(정확히는 그 신도들)이 진 것일까요? 소멸되는 것은 열등하고 나쁜 것일까요? 아직까지도 기독교 신도들은 죄의 개념을 열등하고 나쁜 것,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상태에서 소녀가 겪는 첫 생리 같은 것으로 퍼뜨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썰이 길었는데 모태 신앙은 자칫하면 일베와도 같은 맹목적인 것이 됩니다. 나는 흐강님의 기독교를 일베와 등치시키려는 게 아닙니다. 내가 보는 흐강님의 인품은 기독교 모태 신앙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기독교는 딱히 악이 아닙니다. 앞의 두 문장이 충분히 양립할 수죠 있죠 흐강이라는 한 존재 안에서.
교육학으로 넘어가자면 바담풍 바람풍이죠. 아이가 잘못된 게 아니고 성체들이 잘못된 것일 겁니다.
흐르는 강물님// 하하.. 참 매력있는 분 같습니다. 영국의 어떤 극장에 가면 기념비가 있는데 그 사연은 이렇다고 합시다.
새익서피어 연극에서 간악한 샤일록 역할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배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잘 하는가 하면
그 극을 보는 관객이 "당장 뛰어 올라가 저 놈을 곡갱이로 당장 때려 죽이고 싶다"고 할 정도 야비한 연기를 잘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어떤 열혈 관객이 실제 연기중에 그 배우를 총으로 쏘아서 살해(중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둘을
최고의 배우와 최고의 관객
이라고 이야기하였다고 합니다. 저도 그 영화가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매우 사실적인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이전 륨싸롱 작부가 순정을 다 바쳐.... 이런 것은 사실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보면 두 남자가 주먹으로 치고 받고 하는데...실제 현실에서는 얼굴 한대 오지게 맞으면 일어나지 못하죠.
그래서 <현실을 왜곡하는 영화>를 가장 나쁜 영화라고 봅니다. 과한 이념이나, 인간은 이렇게 되야 한다거나
뭔가 교훈적이고 권선징악적은 영화는 2류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하여간 강물님 그 열정과 순수함이 사실 조금 부럽습니다.
흐강님은 윤종빈 감독의 의도나 하정우의 연기에 가장 몰입하셨고, 사실상 그 영화에 빠져드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요런 메시꺼운 영화를 참고보는 사람도 좀 이해해 주시길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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