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하 효과(Trickle Down Effect)는 대개 큰 양동이에 채우다 보면 표면장력인가 뭔가를 깨는 임계점에 이르러 물이 좔좔 흘러서 바닥을 적신다는 것인 모양이고 경제/금융 쪽에서는 대기업이 커야 떠받치는 아래쪽 잔챙이들에게도 몫이 돌아간다는 이야긴갑다. 나는 토론에서 전여옥 씨가 저 낙수효과란 걸 입에 침에 닳도록 쓰는 통에 가끔 관심을 가졌는데 내가 생각하는 적하 혹은 낙수 효과는 그 풍경이랄까 얼개가 좀 다르다. 실은 같은 것일지도.


나는 적하 효과를 큰 콩나물 시루 같은데 위쪽에는 큰 자갈, 조금 작은 자갈...깨알 같은 자갈....이렇게 층층이 쌓여 있고 물을 부으면 자갈들 틈 사이로 흘러흘러 결국 깨알까지 적신다는 그런 풍경으로 바라본다. 내려갈수록 사이가 좁으니 물의 양은 줄겠지만 규모가 작아질수록 원하는 물의 양이 적으니 그럭저럭 형태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그런 생각이다. 경제학의 효용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나 적은 양으로 큰 효용을 누릴 수 있다면 민생고를 푸는 괜찮은 방법이라고 본다. 물론 효용은 상대 개념이겠으니 (경쟁으로 인한) 개인차는 당연히 허용되겠고, 단 식자들이 쓰는 말대로  "on the condition that~"에 해당하는 조건은 당연히 "최소생계비"를 국가와 지역사회가 의무 제공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적하효과가 뭔지 잘은 모르겠고 자꾸 골 전환(bone turnover)이 생각난다.


내가 아는 나눔은 적은 자원으로 큰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자원을 적시에 혹은 불가역 상황이 되기 전에 공급하는 것이다. 한달 20만원 정도면 아직도 아주 많은 가정의 괴로움을 경감시킬 수 있다. 매월 공과금 내느라 허덕이지만 않아도 얼굴이 좀 펴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아주 많은 이들에게 한 달 20만원은 결코 푼돈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공과금 걱정하지 않고 살 정도라면 이미 나누어도 충분한 입장에 있다고 본다.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월 3만원 보태주는 것이나 진배 없다.


매월 빠듯하게 겨우 내는 공과금 걱정하지 않고 살 정도는 되는 임금, 그 정도가 복지사회의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생산직이든 사무직이든. 그러니까 월급이야기인데 현재 최저시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공과금이란 참 버거운 짐인데 어떻게 사회적 타협을 통해서 아예 4인 가족 기준 공과금을 산정해서 복리후생비로 기본 지급하도록 못을 박아버리면 어떨까도 싶다. 뭐 그렇다면 기업하는 인간들이 가만 있겠느냐 보수를 짜게 주겠지, 뭔가 또 꼼수를 부려 결국 전과 같은 보수로 만들어버리겠지 하면, 그렇게 만들어놔도 또 다른 곳에 써버릴테니 도루묵일 것이다 그러면 실은 나도 할 말은 없다 :)


아직까지는 기득권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나? 자식 키우는 애비어미처럼 그래도 이번 한번은 좀 지원해주고서 담에 또 그러면 성질낼 구실이라도 있는 것이지. 세상이 변하는 얼개와 개개인의 발달사가 낳는 복잡한 변주곡을 인간이 어찌해볼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개개인의 인생이, 시간이 구애받지 않는 존재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그래프를 그려야 하지 않나.


어딘가에 저런 자원들은, 저런 자원을 내놓을 사람들은 상당히 많이 있는데 대거빡 좋다는 정치인이나 공무원 집단이 그 사람들을 자원을 내놓을 시공을 창출해내질 못한다. 적잖은 자원을 그냥 썩히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불가역 상황은 최소화하도록 적시에 알맞은 양의 자원을 적소에 흘려보내는 것=자기 노력 부족을 탓하지 사회 탓을 하지 않는 생태계. 클클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 구연동화에 나왔구나.


미몹에서 이런 류의 이야기를 끄적거릴 때는 그래도 좀 말이 되는 소릴 한 것 같은데 인제 다 글렀다.


초도금 600만원 들어왔는데 수중엔 70만원 남았다 ㅜ.ㅜ 2주 후에 600이 들어오겠지만 이 상황이 변한다면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

그래도 그 놈들은 갈 곳으로 갔다. 이번 달에는 담배값 없어도 쪽팔리게 점순이한테 담배 빌리지 않으리. 이 상황을 타개할 묘책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