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선에서 김종필이 출마했다면 충청표의 다수는 이회창과 김종필로 양분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아마도 김대중은 또 낙선했겠지요. 그래서 김대중은 김종필을 찾아가서 담판을 지었고, 김종필은 출마하지 않는 걸로 결론이 지어졌습니다. 그 뒤에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자 장관 자리 몇 개가 김종필의 자민련 몫으로 배정되었고, 국회에서 소수여당이었던 국민회의(?)는 사사건건 자민련의 눈치를 보아야 했습니다. 심지어는 국회교섭단체 구성을 위해서 국회의원 한 명을 꿔 주기도 했지요. 그러나 결국 내각제 약속이 파기되었고, 그걸 빌미로 김종필은 김대중과 결별하게 됩니다. 이것이 여러분도 다 아시는 1997년과 그 이후의 일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김대중과 김종필이 둘 다 출마하면 낙선된다.... 이것이 치킨게임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출마하면 그것은 핸들을 둘 다 꺾지 않는 것이고, 둘 다 승자가 되지만 결국 대통령 자리는 놓치게 되지요.

이와 거의 동일한 일이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도 일어났습니다. 경기도만 얘기하자면 민주당의 김진표와 참여당의 유시민이 그렇습니다. 둘 다 출마하면 둘 다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치게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개혁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는 후보단일화의 바램이 저절로 생겨났습니다. 이것도 치킨게임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유치킨이 맞다면 김치킨도 맞는 것 아니냐고요... 그런데 여러분의 의견은 저랑 다르네요. 제가 치킨게임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알고는 있는데 대입을 잘못 하고 있는 걸까요?

이해력이 낮다는 말,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라는 말 등을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뭐라고 글을 쓰기도 겁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조심스레 물어봅니다. 제가 뭘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좀 가르쳐 주십시오.

양아치라는 말, 삥 뜯기라는 말도 좀 무리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치킨게임상황을 거론하며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말이 삥 뜯기라면, 그건 유시민이든 김대중이든 마찬가지 입장이 아니냐는 거죠..... 지방선거에서 분명히 유시민의 몫도 있고, 참여당의 몫도 있습니다. 그게 김진표의 몫이나 민주당의 몫에 비해서 적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양보할 필요는 없는 거죠. 그렇죠? 그렇다고 할 것 같으면, 후보단일화를 말하는 유시민이나 후보단일화를 말하는 김진표나 둘 다 삥을 뜯는 셈이 된다 이겁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는 점이 여기에요. 유시민은 삥을 뜯으니 양아치고 유치킨인데, 김진표는 불쌍한 상인이다???? 이거 뭔가 이상한 것이 아닙니까? 제가 뭘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이것도 좀 가르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