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fever님이 '유빠규정짓기'때문에 탈퇴하시겠다는데 저는 그 개인적인 결정이 잘못됐다 잘됐다라는 판단을 하려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인터넷 사이트 회원탈퇴에 불과하고, 언제든지 재가입이 가능하고, 다른 아이디 만들어서 가입도 가능하고, 그냥 눈팅도 가능하고...

이전에 karma님이 탈퇴하시면서 역시 '규정짓기'때문에 탈퇴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구역질난다고 하셨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제가 의아한 것은 이겁니다.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할 때, 그 주장이 온전하게 그 주장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죠. 그걸 수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사실 이런 공론장에서 굳이 글을 통해 자기 생각과 주장을 말할 때에는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하는 것보다는 내 이야기를 누가 들어주고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또 그들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고 이야기하고 이런 것이 주된 의도같습니다.

아마 제 글을 본 많은 사람들은 저를 흔한 민주당지지자, 난닝구, 서울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평생을 살아왔지만 부모가 호남사람이므로 전라디언, 호남2세, 짝퉁 서울사람 등 뭐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저 나름의 이유로 민주당을 지지하고, 소위 말하는 난닝구에 제가 분류되는게 썩 기분좋지는 않았지만,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어쩌면 난닝구의 이미지, 즉 '못배우고 못사는 무식한 호남사람으로서 민주당, 김대중슨상님 추종자'에 엮이는게 싫은 저의 오만함, 비열함에서 기인하는 것 같았기에, 얼마든지 저를 난닝구라고 불러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난닝구의 저런 이미지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쓰면서 진짜 난닝구들을 조롱하는 사람들의 수준을 속으로 비웃기로 했죠.


이처럼 저는 제 글에서 나타난 제 생각이 남에게 어떻게 규정되든 그걸 받아들이고, 큰 저항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실제로 내가 얼마나 델리케이트하게 주장했는지는 이런 공론장에서 중요한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리고 남들이 저를 어떻게 규정하든, 아예 잘못 규정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저를 한나라당지지자라고 생각하겠어요. 공론장에서는 이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이 대체로 큰 틀에서 틀리지 않게 보고 글쓴이가 자신을 제3자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기에 그들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끔보면, 왜 자기 생각과 자기 주장을 멋대로 평가하냐고 화를내고, 사이트 수준이 ㅄ같다, 색깔론이다, 이러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자신들에 대한 타인들의 규정짓기가 모두 근거없이 정치적인 공세를 위한 그런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시는 걸까요? 그리고 그런 규정짓기가 가능하도록 자신은 절대 글을 쓴적이 없는데, 아무 이유없이 오로지 인신공격을 위해 규정짓기를 한다고 생각하시는걸까요? 타인의 자신에 대한 반응이 자신이 원하는 반응이 아니라고 왜 타인에게 화를 내는걸까요? 타인이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의도대로 읽지 않는다고 왜 그 타인에게 화를 내는거죠? 자신의 의도대로 글을 풀어내지 못한게 1차적인 문제 아닐까요. 무의미한 욕설, 단답식 댓글이 달리는게 아니라 나름 논리를 갖추고 이야기가 나누어지는데도 낙인찍지말라고 진짜 내 생각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요. 

일단 공론장에 글을 썼고, 자신의 글에 대해 남들이 어떤 코멘트를 했는데, 그 내용이 자기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면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은 내 글이 왜 저렇게 읽히지? 내가 알고있는 나의 생각보다 저들이 보는 내 생각이, 진짜 내 생각과 더 비슷하지는 않을까? 이런게 아닐까요. 물론 내가 옳다고 주장하면서 설득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말이죠.

그런데 대개 보면, 그런 과정보다는 왜 날 낙인찍냐고, 좆도 나를 모르면서 맘대로 평가한다고 화내고 탈퇴해버리는게 일반적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