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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가 말하는 인문학은 정확히 말하면 반드시 인문학은 아니다. 인문학은 영어로 휴머너티스(humanities)다. 그러나 잡스는 리버럴 아츠(liberal arts)를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할 때 종종 연관을 짓는 문사철(文史哲)과 직접 대응하지 않는다. 이 잡스의 리버럴 아츠를 진정 이해하려면 2005년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만 기억하면 부족하다. 그가 리드 대학에서 배운 동양 서예를 살려 우아한 폰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는 것만으로는 모자라다. 그같은 접근법이 옳다면, 우리도 무언가 인문학적인 소재를 탐구하게 되면 잡스처럼 시대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당연히 아니다. 그것이 길이라면, 이미 전세계 수많은 잡스의 추종자들 중에서 수많은 잡스의 2세들이 나와야 한다. 잡스를 잡스일 수 있게 만들었던 인문학은 인문학적인 소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해보자. 산업 시대는 기계와 인간의 관계가 고정되어 있었다. 그 시대에 어떻게 잡스는 정부나 회사의 지하실에 잠들어 있던 컴퓨터를 개인의 소유로 만들 수 있었을까? 그는 어떻게 컴퓨터를 계산기가 아니라 개인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일반적 목적을 가진 기계로 볼 수 있었을까? 그는 어떻게 그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시 상상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