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장만능주의를 굉장히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아마 그런 신념은 신자유주의자들보다 오히려 제가 더 강하다고도 할 수 있을겁니다. 단지 그들과 제가 차이가 나는 것은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로 보는가 아니면 자유롭게 허용해야할 시장거래질서의 하나로 보느냐이겠죠. 저는 모든 거래에 시장의 논리가 전면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후자입니다.

노동자에 대한 여러가지 정의가 있는데, 제가 정의하는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한 노동력을 기업의 소유자인 주주들에게 판매하는 일종의 자영업자들입니다. 연봉 협상이란 당연히 노동력과 임금이 거래되는 현장이겠구요. 따라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한푼이라도 더 비싸게 팔아야만 하고, 기업의 경영자는 더 싸게 사야만 합니다. 만약 거래가 불발되면 연봉 협상은 깨지고 노동자는 다른 판매처를 찾아야 할 겁니다. 이것이 현재 한국의 일반적인 노동력 거래의 모습이고, 겉보기에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겠죠.

그러나 연봉 협상장에는 자본가들이 숨겨놓은 비장의 트릭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기업의 인사담당자나 경영자는 실제 노동력의 구매자가 아니고 주주들의 담합에 의한 위임을 받은 자라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시장 거래에서 거래당사자들중 한쪽은 담합을 해서 대리인을 내세웠는데, 한쪽은 개별적으로 나뉘어 경쟁해야 한다면 정상적인 시장의 모습이라 할 수 없겠죠. 당연히 담합에 성공한 쪽은 부당한 이득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 여기서 발생한 부당 이득이 바로 주식투자자들이나 금융투기자들이 취득하는 불로소득의 정체입니다. --- 따라서 쌍방 모두 담함을 못하게 하든지 아니면 대등한 담합을 허용하든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주주들의 담함 행위에 대항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노동조합이겠죠.

결국 주주들이 담합해서 위임한 경영자와, 노동자들이 담합해서 위임한 노조위원장이 대등한 위치에서 단체협상을 합니다. 이게 바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시장의 모습이죠. 우리나라의 헌법도 그 것을 보장하고 있고요. 만약 단체 협상이 실패해서 거래가 불발되면, 노동자들은 자유롭게 노동력의 판매를 중단할 권리가 있다 하겠습니다. 이걸 파업이라고 부르는거겠죠. 만약 노동자측의 매도 호가가 과도하게 높으면, 주주들은 노동력의 구매 포기를 선언하고 직장 폐쇄를 하면 됩니다. 이 또한 현행법에 보장이 되어 있죠.

따라서 현재 정부가 노동운동에 온갖 거추장스러운 법률적 장치를 강제하거나, 노동력 판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손해 배상을 명령하는 등의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조치는 노동력 판매업자들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자 개입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나라의 시장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신념에 맞게 이 상황을 비판해서 개선하도록 노력해야만 합니다. 시장 거래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늘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방해하는 것이니까요. 이런 제 주장은 역설법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노동운동을 탄압하지 말라가 아니고, 노동운동에 시장만능주의를 허용하라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구호가 맞다는거죠. 

또한 반시장주의 악법인 현행 노동법을 시장 논리에 맞게 뜯어고치는 것 역시 시급합니다. 당연히 노동력의 자유로운 판매를 방해하는 조항들을 모두 폐기하고 전면적인 파업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것 입니다. 만약 그런 권리 행사의 파급력이 커서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면, 마땅히 양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겠죠. 바로 복지제도의 전면적 시행입니다.
  
제가 보기에 전통적인 좌파들의 노동운동이나 정당성 논리가 쉽게 지지를 받고 못하고 지지부진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노동운동에 철저한 시장논리를 적용하지 못하고, 시장과 전혀 관련없는 휴머니즘이나 약자에 대한 온정쯤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껏 설득하는 논리가 이타적 연대에 대한 감성적 호소뿐이죠. 도와주세요 여러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식의 언변은 일부 맘씨 선량한 사람들에게나 먹힐 뿐, 씨알도 안먹힐 소리입니다. 톡 까놓고 말해 성탄절에 딸랑이는 구세군 종소리와 진배가 없는거죠. 우리나라 좌파 정당들의 지지율이 밑바닥에서 헤매는 근본 원인입니다.

이렇게 노동운동이나 노동자들의 파업은 좌파적 이념보다 시장만능주의의 논리로 더욱 쉽고 확실하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업 활동의 규제 철폐만을 앵무새처럼 외우는 가짜 시장주의자들에게 노동력의 자유로운 판매를 보장하고 규제를 철폐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노동자도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