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형 서점에 들러서 이리저리 여러 분야의 책을 둘러보다가 유시민이 쓴 청춘의 독서가 우연히 제 눈에 들어오길래 그냥 지나치려다가  문득 제 머릿속에 죄와 벌이라는 유시민이 그 책에 맨처음에 실어놓은 러시아 고전 생각이 스치자  저도 모르게 책에 손이 가더군요.
 그 부분만 다시 진지하게 읽어봤습니다.(2010년에 읽었을 땐 뻔뻔스럽기가 짝이 없구나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우선 도스도예프스키 죄와 벌은 이미 오래전에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고 유시민 덕분에 작년에 또 읽은 책입니다.
청춘의 독서에서 맨 처음에 실어놓은 죄와 벌에 관한 유시민의 서평을 두 번째 읽어보니 처음에 읽었던 때와는 달리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인 상태입니다..
유시민이 대입 시험을 한 달 앞두고 밤을 세워서 그 다음날 오후까지 읽어서 완독했을 정도로 매료된 이유가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두 번 째 읽은 어제는 유시민을 그동안 마냥 증오해왔던  심정이 약간은 누그러졌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완전히  바뀌지도 않은 그저 묘한 심리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유시민은 자신의 저서인 청춘의 독서에서  소설의 주인공인 라스꼴리니꼬프와 자신을 직접 대비시켜가며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지는 않았지만  라스꼴리니꼬프와 자신을 유사한 정신적 썀쌍둥이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은 작년 처음 읽었을 때와 어제 재독해봤을 때나 다름없이 확신할 수는 있었습니다.
일단 유시민의 성장 배경이나 피해의식,불안한 심리 상태를 감추고 평소엔 담담하게 타인을 대하는 태도,대중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자신을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매우  특별한 비범인,내지는 천재라고 여겼다는  점들이 모두 소설속 라스꼴리니꼬프와 유사한 정도를 넘어서 아주 판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라스꼴리니꼬프는 유시민이 지적한 것처럼 살인자이긴 하지만 악한 인물이 아니라 평소엔  남에게 전혀 피해 끼치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에게 받은 자신의 눈꼽만한 수중의 돈을 어려운 약자들,불쌍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쓸 줄도 아는 상당히 순수하고 선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유시민은 정계 데뷔한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신만을 위한 정치를 해왔고 정계 데뷔하기 이전에 백분토론때나 동아일보에 칼럼을 기재할 때도  자신의 주가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만  살아왔던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즉 유시민이 자신을  라스꼴리니꼬프에 대입해서 생각하고 있다면 제 기준으로는 결코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뭐 제가 제 기준으로 유시민을 종합적으로 고찰해봤을때 그렇다는거지 다른 분들에게 제 생각에 동의해달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유시민은  2009년 여름에 다시 그 책을 사서 재독을 해보고 난 다음에는 고등학교 때와  같은 큰 감흥은 없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을  저는 유시민이 정치인으로서나 사회인으로서나 현실을 어느정도는 꿰뚫었다고는 해석해서 유시민에 대한 미움이 조금은 풀리더군요,
또 한가지;;;가장 중요한건 이 소설의 주제와도 같은 도스도예프스키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선한 목적으로 악한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이 대전제에 유시민이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그리고 과거에  했던  짓들을  종합해보면  유시민이  여전히 자신의 앎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시민에게 지행합일의 경지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자살로 천호선과 김병준이 몰고 가는 작태를 보일 때 그 작자들을 옹호했으며 한명숙,이해찬이 세상을 속일 때   뭐가 두려워서 왜?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는 겁니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노대통령의 정치적 경호 실장이라는 분이 말이죠.
죄와 벌 라스꼴리니꼬프 또한 공상하는 내내 '나는 사람을 죽인게 아니다.백해무익한 한 마리의 이(벌레)를 죽였을 뿐이다'식으로 자기 암시와 위안을 합니다.그러는 가운데 심적 고통은 계속 받게 됩니다.
사실 제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뽀르피리라는 영리한 예심 판사 캐릭터가  도끼 살인범인  라스꼴리니꼬프를 능숙하게 차근차근 궁지에 몰아가는 모습이 가장 멋있어 보여서 저는 그당시  이 책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 없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그만큼 제가 죄와 벌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라스꼴리니꼬프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고 범죄는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범죄를 저지른 인간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유시민은 청춘의 독서에서 두네치카=두냐(라스꼴리니꼬프의  여동생)가 도스도예프스키도 가장 애정을 가지고 묘사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사견까지 덧붙여서 두냐를 이 소설에서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는거 보면 이 양반도 참 많이 외롭고 정에 굶주린 삶을 산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약간의 동정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라스꼴리니꼬프가 살해한 전당포 노파는 돈놀이하는 나쁜 인간임이 맞습니다.그런데 라스꼴리니꼬프는 노파에게 시달리면서도 선량하고 인간미 있고  열심히만 살아가는 노파의 배다른 여동생 리자베따마저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입막음을 하려고  같이 죽이고 맙니다.
라스꼴리니꼬프는 노파의 살해는 범인을 뛰어넘는 비범인이 세상을 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로 여기지만 의도하지 않게  노파와 함께 있었던 리자베따까지  잔인하게 도끼로 때려죽였기 때문에 그 죄책감에 심한 마음고생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제가  가장 궁금한 점은 유시민이 누구를  전당포 노파로 생각하고 누구를 리자베따로 생각하고 있는지 솔직히 많이 궁금합니다.
유시민도 노파를 탐욕스럽고 악랄한 인간의 전형이라고 묘사하더군요.
유시민은 2009.10월 말에 이 책을 내놨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보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이 차례로 서거하시고 3개월 쯤 지난 후입니다.
더아상 제 견해를 밝히는건 곤란하겠고 확실한건 이미 유시민은 보통 정치인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진도를 많이 나갔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그 기나긴 파국의 끝이 저는 점점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제 노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노대통령의 정치적 맞상주인 유시민의 당(이봉수)과 한나라당의 후보(김태호가 될 듯) 두 명이 맞붙게 될(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김해만큼은  무조건 뒤로 빠져야 됩니다.무공천이 최상입니다.)이번  김해 재보궐 선거가 올 봄이 무르익어 가는 4월 29일에  국민들의 오랜 궁금점과 의혹,비극의 미로를 많은 부분 풀어줄 것으로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청춘의 독서 이 책을 제 글의 주제로 잡고 있는데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이 쓴 책들 중에서는 꽤 잘 만들어진 양서(그 전 해에 나온 후불제 민주주의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자들을 기만할 목적으로 위선적인 속내를 감추고 쓴 최악의 서적이라고 생각함)이고  유명 한국 소설이나 러시아 문학,정치 이데올로기 논쟁이나  보수와 진보의 틀을 잡아주고 접근하는 방법과 시야를 높여줄  교양서로서 ,다윈의 진화론  같은 부분에선 인문 사회학적인 식견을 넓힐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그런데 유시민이 쓴 책이라 돈주고 사는건 아까워  사서 안 읽고 시간이 빌 때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시간 나면 제가 읽어본 책들을 유시민은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보려고 한 두 번 대충 읽어본게 전부여서 자세히는 말씀 못드리겠습니다.
저는 정치인 유시민이 과거에는 어쨌든지 간에 현재와 미래에  최소의 양심은 남아있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여전히 큰 기대는 안하고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