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관련 글은 사실 재미없고 딱딱하고 그런데 공희준 글은 그렇지 않습니다
재미도 있고 문장의 창의성이나 풍자성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우리 아크로도 이런 식으로 글 쓰시는 분들이 좀 많아졌으면 해서 퍼왔습니다
아마 경향정도에서 스카웃 해서 글 수위나 내용을 조금 다듬게 하고 칼럼쓰게 하면 독자 만명정도는 늘리고
인구에 회자될 명문도 남길것 같은데 줄을 잘 안서는 바람에
진한 글씨체가 제가 생각한 점수를 주는 부분입니다


이강철과 박지원

일요시사가 보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계자 관련 언급은 이강철 씨의 자가발전일 확률이 매우 높다. 같은 영남친노 내부에서도 대구경북 노빠와 부산경남 노빠의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경상도 인종주의에 물들지 않은 정상적인 한국인이 바라보기에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의 싸움에 불과할 테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이강철 입장에서는 PK 김경수보다는 이왕이면 TK 유시민에게 우호적인 언사를 해줄 수밖에 없었으리라.

기시감이랄까, 이강철 씨와 관련된 일요시사의 기사를 보니 재작년 여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할 무렵의 박지원 씨의 석연치 않은 행적이 생각난다. 박지원 씨는 임종을 목전에 둔 DJ가 자신의 귀에다 대고 “(야당들은) 민주당 중심으로 뭉치고, (민주당원들은) 정세균 대표 중심으로 뭉쳐라!”라고 유언했다는 뜬금없는 이야기를 발설해서 함께 병상을 지키던 동교동 원로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바 있다.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들도 그것 때문에 굉장히 불쾌한 반응을 보였던 걸로 알려졌다.

오비이락이라고, 박지원 씨는 확인 불가능한 멘트 날려준 대가로 정세균 씨한테서 정책위의장 얻어내고, 이를 발판 삼아 원내대표까지 먹었다는 눈총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있는 말 없는 말 보태지도, 지어내지도 말고 태극기 꼭 집밖에 내거는, 경건하고 진실한 삼일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중권의 김규항 저격에 부쳐

3월 1일자 한겨레신문을 인터넷으로 미리보기 하니 진중권이 김규항을 무자비하게 난타하고 있었다. 최근 수년 동안 변○○의 무차별적인 “너 고소!”로 말미암아 쌓였을 스트레스를 온통 만만한 김규항한테다가 푸는 듯싶었다. 진중권의 매서운 독설이 영남 출신 된장진보들의 입김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한겨레신문 데스크의 의중과 바람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왜 진중권은 일개 군소잡지사 사장에 불과한 김규항을 상대로 뜬금없이 한국판 자스민 혁명을 도모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전 강원도지사 이광재나 시골의사 박경철과는 달리 ‘사회생활 서투른’ 김규항이 그만 눈치 없이 천기를 누설하고만 탓이렷다.

김규항은 ‘B급 좌파’ 브랜드를 자기의 트레이드마크로 본격적으로 내걸면서 이런 전무후무할 불후의 명언을 남겼다. “한국사회에서 보수는 이념이 아니라 욕망이다.”

거기에서 대충 만족하고 지냈으면 그는 정말 사회생활 잘하는 거였다. 오연호와 어울려 같이 책장사도 하고, 조국과 짝짜꿍해 인생 적당히 즐기면서 폼 나게 강남좌파 놀이도 할 수 있었다. 진보진영에서 출세하고 성공한 386들이 대개 그렇듯이 뒷구멍으로 소리 소문 안 나게 애들 특목고나 조기유학도 보내고. 강남에 아파트도 한두 채 마련하면서. 그런데 이광재나 박경철과는 달리 사회생활 서투른 김규항은 직설적으로 이렇게 까발린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진보 역시 이념이 아니라 하나의 위선적 욕망이고, 그런 더러운 욕망의 대표주자는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돈이며 권력이며 여러모로 재미 많이 봤을) 조국과 오연호 부류의 신흥 부르주아지들이다.”

트위터보다는 작년 늦가을 별세한 트위스트 김이 아직은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올 평범한 서민대중의 관점에서는 카다피와 진중권 사이에는 샛강이 흐르고, 진중권과 김규항 사이엔 한강이 흐른다. 작심하고 저지른 것처럼 보이는 진중권의 김규항 저격이 도둑이 제 발 저린 결과가 아니기를 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