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조용기씨와 같은 개신교 주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매우 간단합니다. 지난 80년대 독재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일부 교회들에게, 조용기씨를 포함한 개신교 주류들이 들이댔던 잣대를 본인들에게도 적용시키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로마서 13장 1절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 입니다.

그런데 당시 불의한 권력을 비판하는 개신교인들에게 참으로 집요하게 들이댔던 그 성경 구절은, 신기하게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자 갑자기 그들의 입에서 사라지고 말았지요. 쿠데타로 집권한 권세라도 다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니 복종하라 설교했던 그들이, 민주적 선거에 의한 정부가 집권하자 180도 돌변해서 정권퇴진을 외치고 교인들을 향해 저항을 선동했지요. 과거 80년대 그들이 했던 말들은 그저 이기적이고 당파적인 수사에 불과했음이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무신론자이자 자유주의자이고 공화주의자입니다. 따라서 어떤 종교가 더 우세하든,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믿든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모든 정치적인 사안이나 정책은 민주적이고 공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고 믿고, 그 과정에 종교나 이익단체같은 사적인 권력이 개입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할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수쿠크 파동의 주역이 개신교가 아니라 설사 천주교나 불교였더라도, 똑같은 잣대로 규탄을 했을 것입니다.

물론 종교 역시 우리 사회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여러 공적인 사안에 대해 발언 할 권리가 있습니다. 특히나 정치적인 사안이나 정책이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않고 결정될 때는 당연히 비판하고 저항해야죠. 제가 80년대 한국 사회의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던 천주교의 시국미사나 개신교의 시국예배를 지지하는 이유입니다. 즉 어떤 종교인들의 사회적 발언이 있을때, 그것이 지향하는 목적이 공익에 기여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이번 조용기씨의 선동처럼 종교이기주의를 위해 사적인 권력으로 공적인 권력을 지배하려고 하는가를 냉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설사 공익에 기여하기 위해 그렇게한다 할지라도, 민주적 절차 자체가 무너진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그 역할은 시민사회에 맡기고 종교사회는 잠잠하기를 바라는 입장입니다. 하물며 공익을 위해서도 아닌, 자신들 종교만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정권퇴진을 협박하고 날뛴다면 시민사회의 냉엄한 심판과 응징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님은 저의 카놋사의 굴욕 발언에 발끈하시기보다는, 개신교가 공적인 선거에 개입해서 특정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정부의 공적 활동에 함부로 개입해서 종교이기주의를 부추키고, 특정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며 저항하거나 보호하는 이단적 행태를 반복하는 개신교 주류들의 회개를 위하여 기도를 하시는게 훨씬 님의 종교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라 믿습니다. 개신교가 지금처럼 종교를 통해 국민의 정신적 행복에 기여하는게 아니라, 자기 집단의 이익을 국가와 사회에 강요하는 행동을 계속할 때 그 결과는 조선시대 한국의 불교가  멸망의 위기를 겪었던 역사를 반복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13장 1절은 군사독재에 저항했던 양심적인 개신교인들이 아니라, 민주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정부를 협박하는 조용기씨와 같은 개신교 주류들을 위해 쓰여진 구절임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