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뚫는자 흥한다.

-민주당 개혁 특위 활동을 보고- 

소리 없이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의 방향이 결정되는 일이 많다. 38도선을 기준으로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분할 점령을 합의한 1945년 7월의 포츠담 회담이 대표적이다. 수백만 네티즌들이 온갖 사소한 일로 미주알고주알 다투고 있는 지금 시대에도, 우리의 무관심 속에 이런 대참사(대역사?)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분명한 것은 역사의 물줄기가 갈리는 상류에서는 삽 한 자루로 막을 수 있는 비극을, 하류에서는 수백만 명의 피와 땀으로 구축한 제방으로도 못 막는 경우가 많다. 나는 요즈음이 그런 결정적인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판단이 맞는다면 지금 삽 한 자루, 삼태기 하나라도 들 힘이 있는 사람이라면 행여 있을지 모르는 역사의 퇴행을 막는 공사에 떨쳐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공천・당원 제도 개혁

지금 민주당 개혁 특위는 2012년 총대선의 게임규칙(공천제도, 당원 제도, 대선 경선 규칙 등)을 놓고, 물밑에서 격렬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결론만 먼저 말하면 이 사소해 뵈는 민주당내 다툼이 2012년 총선・대선의 향배와 한국사회의 운명과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핵심은 민주당의 현행 공천・당원 제도에 면면히 흐르는 "더 이상 정당화되기 힘든 기득권 과보호 문제" 개혁 여부이다. 즉 민주당 개혁안이 당 내외의 비기득권(정치신인) 세력에게 한번 도전해 볼만하고, 또 승복할 만한 공정한 게임규칙으로 설계 되느냐 않느냐이다. 이는 친민주당 "정치 신인"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민심에 대한 반응성 회복의 문제이자 제대로 된 야권 연대(연합, 통합)의 성패가 달린 문제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 개혁특위는 사실상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도 모른다. 앞으로 갈지, 뒤로 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반도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민주당 개혁특위를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안산 상록을 선거의 추억

지금 민주당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야권 연대가 되면 좋지만 안 돼도 2009년 안산 상록을 보궐 선거의 신화(민주당 김영환 46%, 야3당 단일후보 임종인 15%)가 재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획기적인 혁신이 없으면 참패한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민주당과 범진보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에서 야권 연대를 위해 통 큰 양보를 주장하는 사람도 실은 남의 호주머니에 든 지갑을 꺼내서, 그 돈으로 자기가 생색을 내려한다. 양보의 대상은 자신 혹은 자신의 계파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심보에서 나오는 야권 연대가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까? 상대의 당선이 자신의 도전 기회의 영구적 상실이라면 차라리 같이 망하는 것이 백번 낫다. 공천권을 쥔 당권파의 횡포(부당한 배제)를 파탄(동반 낙선)내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게 되어 있다. 선거는 2012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2014년에도 있다. 많은 후보들의 심리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당(총재)의 명령을 어기고 무소속 출마를 한 자를 정치적으로 영구히 매장해버릴 DJ같은 절대 권력자는 없다. 반면에 당의 명령을 거슬러 무소속 출마 후 생환하여 민주당의 맹주가 된 정동영, 박지원, 박주선이 보여준 성공신화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야권 연대를 등에 업은 당 지도부의 명령을 그 누가 승복할까? 요컨대 공정한 게임규칙이 없다면 야권 연대는커녕, 민주당 계열 단일 후보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공정한 게임 규칙은 민주당 단일 후보를 확실히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소수당 후보조차 이 경선 판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 한마디로 벼랑 끝에 가서 하는 야권 후보 단일화는 잘 되지도 않겠지만 하책 중의 하책이라는 것이다.

기득권 타파가 아니라 조정

기업이 생래적으로 독과점을 추구하듯이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정치적 독점(알박기)을 추구하긴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국민참여당, 민노당, 진보신당도 반한나라당, 반민주당 성향의 특정 층의 정치적 독점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 또한 모든 당은 어렵게 구축한 정치적 기득권의 유지, 옹호에 매진한다는 점에서도 대동소이하다. 이것은 안과 밖을 구분하고 차별함으로써 생명활동을 영위하는 생명체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기득권을 유지, 옹호하는 행위는 결코 부도덕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한국의 정당 풍토에서는 단돈 2000원이든 1만원이든 돈 낸 당원들에게 어떤 특권(선거권, 피선거권, 발언권, 대의권 등)을 주지 않으면 돈 낼 사람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이는 그만큼 당의 가치・정책의 공감도는 약하고, 물질적 이해관계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후진적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든 소수 야당이든 당직자와 당원의 기득권은 무조건 내려 놔야 하는 어떤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 기득권(비기득권에 대한 차별)이 생명체 즉, 정당의 단기・장기적 목적에 부합하느냐 않느냐이다. 바로 이 점에서 민주당과 소수 야당의 기득권과 알박기 시도가 부당하다는 것이다. 민심과 정치신인을 통해서 발현되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억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뚫는 자 흥한다

성 밖에 엄청난 기회가 있는 시대에는, 몽골의 한 장군의 말대로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뚫는 자 흥한다"는 말은 진리이다. 지금 민주당 성안에 있는 자, 민노당, 진보신당, 참여당 성 안에 있는 자가 누구인가? 어떤 사람들인가? 한국 사회의 물질적 문화적 생산력의 선도, 체현하는 자가 맞는가? 직장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혈연, 지연, 학연 모임에서, 술자리에서 지적・문화적 지도력(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맞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성을 허물고 물질적 문화적 생산력을 선도하는 집단과 계층을 당원으로 지지자로 끌어안아야 한다. 그러려면 이들과 소통의 길을 터고, 이들에게 당을 개방해야 한다.

물론 영남과 보수의 정치적 독점, 독재의 시대를 거치면서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참여당이라는 성을 지켜온 사람들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젠 그 성들은 조선 후기 서울 성곽처럼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기득권의 포기가 아니라 기득권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3회의 매니페스토 경선, 결선 투표

민주당은 1인 지배 정당이 아니다. 몇몇 계파의 과점 정당이라고도 볼 수 없다. 지역위원장들의 카르텔적 성격을 띠고, 호남 과잉대표성을 명백하지만 그래도 국민(서민.중산층)정당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그렇기에 민주당이 먼저 문을 열어야 한다. 정치신인들을 빨아들일 수 있는 게임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보수의 무능, 무책임, 부도덕에 분노하는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 정치.사회적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는 게임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이 핵심은 지역구 공천제도로 말하면, 당원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3회 가량의 매니페스토 토론회를 거친 후 (당원+일반국민들의 직접 또는 모바일)투표와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정도를 지금 천명해 놓으면 친민주당 정치신인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처지의 소수 야당 후보들도 참여하고 승복할 수 있는 게임규칙으로 진화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소수 야당들이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의 동호회가 아니라 정권을 바꾸고, 정권에 참여하여 이 나라를 사람 살만한 나라로 바꾸려는, 목적이 분명한 정치결사가 맞는다면 야권 단일 정당도 불가능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적어도 범 진보가 가진 정치사회적 에너지를 결집한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정당판 호주제 폐지

민주당의 체질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당판 호주제 폐지가 필수불가결하다. 지지자와 당원들을 주소지를 근거로 별로 관심도, 이해관계도 없는 지역위원회에 억지로 그것도 100% 다 쑤셔 넣는 것은 실로 부당하다. 유럽이나 미국이라면 몰라도 한국에서는 정당원은 자신이 공감하는 가치와 정책을 추구하는 운동체(조직)에 원적을 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이 분야의 개척 여지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친환경무상급식 운동, 건강보험/국민연금/특수직 연금 개혁 운동, 민간 공급자 과잉의 복지 공급 체계 개혁 운동, 그 외 공무원 임용제도 개혁, 지방행정 체계 개편, 재정 개혁(토건 재정 감시, 입찰제도 개혁), 다양한 납세자 운동도 있다. 또한 사교육비 절감, 학교 개혁(교육과 사무행정 분리), 청년 실업 해소, 일자리 나누기, 산업차원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벤처중소기업 활성화, 청년 창업동아리, 해외 봉사(KOICA) 동아리, 사회적 기업 활성화, 이모작 인생 개척 모임,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시민행동, 하이패스 단말기 무료 지급 운동 등. 이런 모임에 참가하는 정책당원들이 발언권과 선거권을 조금씩 확대해 나간다면, 지금 지역의 장례식장, 결혼식장, 동문회, 향우회만 쫓아다니는 (예비)후보자들이 정책 운동을 조직하고 주도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의 정책 능력도 비약적으로 강화 될 것이며, 지지층도 한층 더 넓어지고 조직 문화도 빠른 속도로 건전화 될 것이다.

물론 이를 비약적으로 활성화 하는 길은 2012년 비례대표 선출시 이런 운동을 하는 조직들에게 약간의 선거인단 추천권을 행사하게 하고, 더 나아가 지역구 후보자 선출을 위한 매니페스토 토론회에 이들이 전문가 배심원단으로 참가하게 하는 제도이다.

물갈이냐 게임규칙의 혁신이냐

분명한 것은 다수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정하고 예측불허의 흥미진진한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 경선 과정을 거치면 정책적 수준도 일취월장하고, 조직 문화도 건전해 지고,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현격하게(51% 이상으로) 치솟지 않을 리 없다. 무엇보다도 좋은 유전자(게임규칙과 조직문화)를 갖춘 생명체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크고 강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살신성인(불출마 등)을 포함한 리더십의 혁신(물갈이) 등으로 얻는 이익보다 게임규칙의 합리화로 얻는 중장기적 이익이 그 열 배, 백배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야당끼리의 상층부 밀실 협상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여 단일 후보를 낸다면, 결코 단일후보도 만들어지지 않겠지만, 잘해야 지지율 35~40%짜리 연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좋은 유전자를 갖추지 못한, 임시변통으로 만들어진 기형적 생명체는 어차피 일회용 일 수밖에 없다.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민심을 많이 반영하는 게임규칙은 그래도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 지역위원장에게 많이 유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법 외에 친민주당 정치신인에게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주는 다른 게임규칙이 있을까? 친민주당 정치신인에게 해 볼만하다는 느낌을 주면 소수 야당들에게도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야권 연대 한방"의 환상

민주당 개혁 특위의 중차대성에 비추어 당내 분란이 표면화 되지 않고, 정치사회적 관심도 높지 않은 것은 생각해 볼 점이 많다. 과거 같았으면 이즈음에 당풍 쇄신을 부르짖었을 많은 정치신인들이 이젠 정치를 떠나거나, 국민참여당이나 백만 민란으로 가 버렸다. 과거에는 비기득권자로서 정의와 공정을 외치던 민주당 486들도 이젠 지역위원장이라도 하나 꿰차고 앉아서 올 연말쯤부터 시작될 경선에 대비하여, 결혼식장, 장례식장 쫓아다니고, 당원 모집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 이 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아마도 총선에 임박해서 "야권연대 한방"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나는 앞에서 이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이라고 하였다. 그나마 이 책략은 성공한다 하더라도 소수 야당에서 전국적 명망성을 쌓은 몇몇 사람들만 기회를 얻는 책략이다. 소수 야당의 혁신을 주도할 그 안의 비기득권자들에게는 "기회와 도전의 죽음의 시대"를 연장하는 책략이다. 민심과 시대정신을 억누르는 부당한 기득권자는 민주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35% 전략인가 51% 전략인가?

MB의 실정으로 인해 거대한 반사이익을 누릴 범진보가 동반 몰락하는 길로 안내 하는 "퇴행의 지하철"을 멈추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하철 문이 막 닫히려고 할 때 전력 질주하여 문틈에 다리든 가방이든 들이밀면 된다. 그러나 이미 달리기 시작한 지하철을 멈추게 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수많은 사람이 몸을 던져 레일을 시산혈해(屍山血海)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렇게라도 목적을 달성하면 좋겠지만 그런 에너지가 있을까? 또 국민들에게 무슨 감동이 있을까? 통합을 간판 상품으로 하던, 대통합민주신당(2007년), 통합민주당(2008년)이 국민들에게, 특히 진보와 보수를 오가는 스윙보터(Swing Voter)들에게 별 감동을 주지 못한데서 보듯이, 야권 연대/연합/통합 자체가 51% 지지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합쳐서 35% 전략이다.

또한 막판의 극적인 야권단일화 투쟁은 1987년 양김씨 자택을 점거하여 후보단일화 점거농성을 하던 대학생들이 받았던 비난과 비슷한 비난을 듣기 십상이다. 당시 대학생들은 막판에 현격하게 늘어난 양김 지지자(승리 확신자)들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생들은 양김이 단일화 안하면 노태우 필승이고, 양김은 무책임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널리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야권단일화 운동도 단일화 안하면 야권이 공멸하며, 단일화 안한 야권 후보는 모두 무책임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널리 유포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인식은 지금은 괜찮지만 선거일에 가까이 가면 이적행위로 매도당하기 십상이다. 요컨대 막판의 극적인 단일화 드라마는 기대난망이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물갈이 보다는 공정하고 감동적이고 당의 체질을 점점 건강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합리적 게임규칙이 먼저다. 야권 연대를 통해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은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 개혁특위를 주목해야 한다. 스르르 닫힐지 모르는 민주당의 개혁, 개방, 통합의 문에 몸을 던져서 열리도록 해야 한다.(프레시안 2011.2.23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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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몰라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1. 게다가 당(총재)의 명령을 어기고 무소속 출마를 한 자를 정치적으로 영구히 매장해버릴 DJ같은 절대 권력자는 없다. 
--> DJ가 무소속 출마자를 정치적으로 영구히 매장해버린 사례가 있나요? DJ를 '절대권력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요?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최종결정권자로 상당한 권력을 행사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표현이 과연 적당한 것인지... 


다음은 제 의견과 다른 분들의 견해를 듣고 싶은 것. 

2. 당의 명령을 거슬러 무소속 출마 후 생환하여 민주당의 맹주가 된 정동영, 박지원, 박주선이 보여준 성공신화도 있다. 
--> 정동영, 박지원, 박주선이 단순히 당의 명령을 거슬러 출마 후 민주당의 맹주가 됐다는 결과만을 놓고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 당시의 당의 명령이란 것이 바람직한 것이었을까? 수많은 민주당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요구, 여론조사에서도 정동영의 전주출마에 대해 찬성하고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치적으로 패배한 민주당의 실책이 '당의 명령을 거슬러'라는 표현으로 정당화 될 수 있을까? 개혁공천 운운하면서 특정 정치세력들을 솎아내고, 또 그러면서 특정계파와는 손잡고 '공천 학살'을 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 참담한 결과에 대해서 누가 책임졌던가? 그때의 소위 공천개혁이란 것이 사실은 또 다른 특정세력들의 탐욕일 뿐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민주당의 맹주가 된 세 사람... 정동영은 김대호 소장이 지금 말하는 길을 뚫자고 했고, 몽골기병론을 주장했었다. 김대중의 철의 실크로드 구상을 받은 정동영의 철의 실크로드는 무시하는 사람들이 박근혜의 철의 실크로드는 환영 하고, 정동영의 대담한 진보, 복지정책에 대한 주장은 조롱하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박근혜의 생애주기복지는  환호하거나 침묵하고, 대구출신도 아니고 삼성동 사는 박근혜의 달서 지역구는 지역주의라 하지 않으면서, 전주출신 정동영의 전주출마는 지역주의라고 하며, 아무 지역이나 가져다 꽂으며 등떠밀고 그 정치적 희생과 리스크는 책임도 져주지 않는 사람들이, 박주선과 박지원의 무죄에 대해서는 눈감고, 그들이 보여주는 의정활동과 정치적 역량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이들이 호남당 민주당에서 호남출신 정치인이기때문에 맹주가 됐다고 말하고 싶은걸까?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자. 이들이 성공신화가 된 것은 이들이 가진 정치적 능력과 역량때문 아닌가? 박지원, 박주선의 원내 의정활동을 보고도 이런 소리를 하는걸까? 정동영의 과감한 변신(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요구하던 진보적 요구를 수용한 것 아닌가요? 그래서 오히려 중도층 유권자들이 정동영에 대해서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데)과 노선경쟁이 민주당을 주목시키고, 민주당에서 그의 영향력을 키운 것 아닌가? 이들이 호남출신이 아니었다면 김대호 소장을 비롯한 친노들이 이런데 가져다 붙이며 씹어돌릴까? 당의 명령을 거슬러 귀환? 통합하자고 모인 당에서 경선완주한다고 선언해놓고 채 몇달도 되지 않아 경선포기하고, 손학규가 당대표 됐다고 같이 정치 못한다면서 뛰쳐나간 유시민 따위는 비판하지도 않으면서... 그런 정치양아치는 연대, 연합의 대상이라 문호를 개방해야 되고, 정치적 희생과 핍박을 견뎌내고 참고 견디다 당으로 복귀한 사람들은 당의 명령을 거슬른 사람들로 매도되는 것이 옳은걸까?

참... 집요하다. 집요하고 집요해. 제발 민주당 호남당 소리 좀 그만하고, 민주당내 호남정치인들 그만 좀 괴롭히자.(김대호 소장은 그래도 이전과는 달리 한발 물러서서 호남당이라고 하지 않고,  '호남과잉대표성'이라는 온건한 용어를 창조하셨으니 조금 진보했다고 위안삼아야 할까?) 김원웅, 김부겸, 김영춘 같은 인물들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 사람들이... 잘못된 정치행위는 그것으로 비판하자. 공정한 경쟁, 공정한 시스템의 시작은 부당한 비난과 비판을 자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닌가. 

대세론 주장하며 경선토론 거부해버리고 경선도 안하고 그냥 후보로 옹립되는 민주당, 특정 지역 출신이라고 부당한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 민주당에 어떤 정치신인이 들어와서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설계할까... 한나라당은 밖에서 이런 되지도 않는 훈장질 하는 사람 없어서 정치신인들이 잘 들어가는것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3. 민주당은 1인 지배 정당이 아니다. 몇몇 계파의 과점 정당이라고도 볼 수 없다. 지역위원장들의 카르텔적 성격을 띠고, 호남 과잉대표성을 명백하지만 그래도 국민(서민.중산층)정당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그렇기에 민주당이 먼저 문을 열어야 한다. 정치신인들을 빨아들일 수 있는 게임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 정치신인을 빨아들이는 것과 기존의 정치기득권을 가진, 그러나 단지 소수정당일 뿐인 자들과의 연대를 위한 문호개방이 같은 선상에서 언급될 수 있는 문제일까? 유시민과 같은 이들이 정치적 기득권이 정말 없을까? 왜 이들이 오히려 민주당의 다른 정치인보다 과도한 기득권과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까. 당내 기득권구조 타파, 정치신인을 빨아들일 수 있는 공정한 경쟁시스템 구축과 문호개방을 말하는 이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계안을 어떻게 주저 앉혔는지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제대로 비판한 적이 있을까. 지극히 당연한 공정경쟁에 대한 요구는 그 수혜자가 친노세력이라서 눈에 안들어오고 무시하는지.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 서울시장선거에서 경선토론 거부한 한명숙을 비판할때 김대호 소장은 어떤 말을 했을까? 그게 합리적인 게임규칙이었 평가할까? 그리고 이런 합리적 게임규칙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소위 친노라는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호남과잉대표성... 소위 진보개혁세력이라는 사람들, 특히 특정 지역출신들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이들은 왜 항상 민주당의 호남정치인들(또는 호남인들의 지지)를 이렇게 문제시 삼을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호남과잉대표성이라... 도대체 뭐가 과잉대표성일까. 서민과 중산층의 지지를 받을때 서민보다 중산층의 지지비율이 더 높으면 중산층 과잉대표성이 문제가 될까? 반대로 서민과잉대표성은 문제가 될까? 아니 그전에 이런 말이 나올까? 민주당이 호남의 지역이익을 대변하고 호남인들의 정치적이익을 과도하게 대변한다면 호남과잉대표성이란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어디 그런가... 무주와 평창, 과학벨트, 그리고 항상 대두되는 호남의석의 통큰 양보...이번엔 순천 무공천한는데 도대체 뭐가 호남과잉대표성인지.

영포회, 영남지역예산 퍼주기, 형님예산, 의료복합도시 가로채기를 해도 한나라당에게는 영남지역당 소리는 한번도 안하는 인사들이, 영남과잉대표성이란 말은 입도 뻥긋 하지 않는 이들이 도대체...

김대호 소장의 글이 민주당이 반드시 새겨 들어야 할 충고, 야권연대, 연합의 진부함에 대한 경고 등 전반적으로 좋은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편이라고...글 중간중간 스며들어 있는 편견(?)과 인식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 시사인 기사에서 언급된 것과 같은  <‘호남 기반 지역정당 전략’ 대 ‘복지 기반 진보 정당 전략’이 부딪치는 장면>식의 허구적 관념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당에 대한 편견은 이제 스스로 깰 때도 되지 않았나... 

시사인 관련해서는 그들이 말하지 않고 쌩까는 시크릿에 대한 글 참고 하시길... 

[시크릿 가든 1] 호남당은 복지의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