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저는 이해찬 세대가 아닙니다. 이해찬이 교육부장관을 할 때에 저는 중학생이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저는 이해찬이 "하나만 잘해도 대학간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교육개혁을 추진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밖에 교사정년을 단축했다고 알고 있구요.

그런데 이러한 이해찬의 슬로건을 사람들이 후에 많이 욕했다고 들었습니다. 하나만 잘해도 대학보내준다더니 순 뻥이었다고요.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분개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자기 사촌형이 이해찬 믿고 공부 대신 다른거 손대다가 좋은 대학을 못갔다구요.

저는 이해찬을 욕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많은 사람들은 이해찬의 "하나만 잘해도 대학간다"라는 슬로건을 "공부 안해도 좋은 대학에 보내준다"라고 해석한 것 같습니다.

대학이 성적으로만 학생을 뽑을 때에 학생이 아주 공부를 잘해야만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다면, 대학이 성적말고 다른 특기로 학생을 뽑는다면 '아주 공부를 잘한'것에 대응하는 '대단한 특기'를 가져야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해찬을 욕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연세대에 입학하려면 수능성적 상위 1% 안에는 무조건 들어야하는게 기존의 입시제도였다면, 적어도 성적말고 다른 특기로 연세대를 가려면 그 특기가 '성적1%'에 비견될만한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성적'은 머릿 속에서 지워버리고 그저 다른 어떤 특기가 있으면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고 생떼를 쓴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성적말고 다른 것을 이유로 좋은 대학에 가려면 그 다른 것이 아주 대단해야하는데, "이해찬때메 대학 못갔다", "이해찬이 혼란을 가중시켰다"라고 욕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대단한 특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면 '좋은 대학가서 출세하겠다'는 욕망을 건드려야 하는데 '성공하고 싶다',' 잘나가고 싶다'는 욕망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흔히들 '대학->출세'의 고리를 단절시키면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계층상승의 사다리 하나를 치우는 꼴만 될뿐 성공과 출세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채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애초에 출세와 성공의 욕망을 거세하고 '지금 이대로'를 즐기며 만족하고 사는게 행복한 삶이라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북유럽에서는 변호사와 배관공이 버는 돈이 비슷하다는 예를 들면서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 니 자식부터 배관공시키라고 말해주고 싶어집니다.

제가 정치인이라면 교육문제는 안건들것입니다. 저걸 어떻게 해결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