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편집실 - 아크로 주요 논쟁 Archive, 좋은 글 다시 보기
나는 다음 두 편의 글을 보기 전까지는
<지적인 남자와 길숙이들..그리고 문화 비평>
http://theacro.com/zbxe/341604
<우리 나라 30대 여성들의 지적인 남자 컴플렉스..>
http://theacro.com/zbxe/free/341245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사람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내 눈에 띄었기 때문에 간략하게 비판해 보겠다. 먼저 다음 글을 읽어 보시라.
<현빈, 어쩌다 30대 여성들을 빠순이로 만들었나>
http://media.daum.net/entertain/broadcast/view.html?cateid=1032&newsid=20110220080314667&p=newsis
그리고 여성의 마조히즘과 모성본능을 동시에 자극하는 까칠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모성과 관련된 기제가 짝짓기할 때 발휘되면 대체로 번식에 이롭지 않다. 심지어 모성 기제가 자신의 자식이 아닌 다른 자식에게 발휘될 때에도 대체로 번식에 해롭다. 아기처럼 무기력한 남자를 짝짓기 상대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여자는 제대로 번식할 수 없다.
인간이 대체로 고통을 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짝짓기 대상을 선택할 때에는 모성 기제와는 매우 다른 기제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매저키즘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모성 기제가 짝짓기 상대 선택에도 광범위하게 작동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 근거를 대 보시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먼저 10~20대 여성층, 이른바 '귀여니 세대'의 '무뇌아 왕자님' 설정은 이유가 분명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사춘기를 맞이한 세대, 이른바 '경제 불황 세대'의 특성이 드러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세대에게 '지성'이란 적어도 이성적 매력의 핵심 요소는 아니다. 그보다는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는 '능력', 곧 '재력'이 매력의 중심이 된다. 그러다보니 지적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취업이나 급여와 직결되는 학벌, 학업성취도 등이 됐고, 그나마도 집이 원래 부자여서 취업할 필요도 없고 연봉계약 따위 생각 안 해도 되는 상황이 마련되면 무의미한 것이 돼버렸다. 한 마디로 왕자님의 기본조건인 미남 설정에 집이 부자라는 설정이 더 붙어버리면, 그 외에는 딱히 더 바랄게 없는 셈이다.
오히려 머리까지 좋으면 더 문제가 됐다. 미남에 이성적 매력이 있으면 다른 여성의 유혹이 끊이지 않고, 선택의 여지도 많아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재벌가라는 계급적 코드가 붙다보니 계급 갈등의 공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롭게 추가된 코드가 바로 '무뇌아'라는 것이다. 그래야 여성이 '브레인'이 돼 남성을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도 여성이 '역할'할 수 있는 여지가 남게 된다. 가진 게 워낙 많아 불안하지만 어차피 내 손 안에 있고 내가 없으면 단순한 바보에 불과하니 안심, 이라는 코드다.
지적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학벌과 학업 성취라고? 한국처럼 수능 제도가 상당히 공정한 나라에서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면 학벌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다른 조건이 같다면 더 머리 좋은 사람이 서울대에 합격한다.
재벌 자식에게는 좋은 머리가 무의미한 것이 돼버렸다고? 물론 재벌 자식은 머리가 아주 나빠도 돈이 많다. 하지만 여자들이 다른 조건이 같다면 머리가 더 좋은 남자를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엄청난 증거들이 있다. 나는
오히려 머리가 좋으면 더 문제라고? 물론 미남에 돈도 많은데 머리까지 좋으면 다른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 즉 경쟁자가 생겨서 문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돈도 많고 머리가 좋은데 미남이기까지 하면 다른 여자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에 여자는 미남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미남에 머리가 좋은데 돈까지 많으면 다른 여자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에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미남”, “부유함”, “지능”, “착함”, “싸움 잘함”, “건강함” 등은 여자의 인기를 끄는 남자의 특징이다. 여기에서 왜 지능만 단지 경쟁 상대가 많이 생긴다는 이유로 예외가 된단 말인가?
나는 드라마나 한국 영화를 별로 보지 않아서 “무뇌아”인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사례에 대해 잘 모른다.
머리가 나쁘면 조종하기 쉬우니까 여자가 무뇌아를 선호한다고? 물론 머리가 나쁜 사람은 조종 당하기 쉽다. 하지만 단지 그런 이유로 어떤 여자가 머리 나쁜 남자를 짝짓기 상대로 선호하거나 자식 중에서 머리 나쁜 아이를 선호한다면 더 잘 번식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번식 경쟁에서는 “남편을 얼마나 잘 조종할 수 있는가” 말고도 아주 많은 요인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머리 나쁜 남편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쉽게 조종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에 해를 끼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머리가 나쁘면 대체로 지위가 낮다. 머리 나쁜 남편은 자식을 제대로 교육하기 힘들다. 이런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단지 “조종하기 쉽다”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사변, 추측, 짐작에서 시작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심지어 당대에는 황당해 보였던 가설이 잘 입증되어서 이론의 지위를 얻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가설과 이론을 구분하지 않고 전혀 검증이 되지 않았는데도 잘 검증된 이론이나 되는 것처럼 확신에 차서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많은 인문학자들이 아예 검증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과학의 교권에서 놀려면 과학의 교권의 게임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 설명은 과학의 교권에서 하는 일이다.
2011-02-22
저도 여성들은 언제나 똑똑하고 돈많고 부유하고 미남이고 건강한 남자들을 좋아했고 이것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이문원의 비평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았는데 이덕하님께서 콕콕 찍어주시는군요.
그 때 그 때 귀여니의 무뇌아 왕자님이나 시크릿가든의 까도남 현빈이나 아저씨의 순정의 복수남 현빈이나 여자들의 인기를 얻고 신드롬을 얻는 것은 그 남성 캐릭터가 그 시대의 특정 집단의 여성들의 성장배경에 부합하는 남성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기 보다는 그 스토리에서 그 시대의 특정 집단의 여성들의 억압이나 갈증을 풀어주는 요소가 있어서 일꺼라고 봅니다. 즉 스토리가 그 시대의 억압이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면 그 스토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특정한 캐릭터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는 남성 캐릭터를 가지고 스토리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주더라도 그 캐릭터 역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시크릿가든의 현빈이나 아저씨의 원빈의 팬을 놓고 보면 팬의 구성이 비슷할 겁니다. 그러나 그 두 캐릭터는 반대죠. 이것만 봐도 이문원의 비평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똑똑하고 돈많고 부유하고 잘생겼고 건강하다는 등등의 긍정적 요소 중에서 어느 하나가 결격일 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강력하고 매력적인 스토리 요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다 더 완벽한 남자의 이야기보다 더 매력적인 이야기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반전'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스토리의 공통요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스토리상의 이야기 일 뿐입니다. 현실에서는 어느 하나가 결격인 남자보다는 모두가 합격인 남자들을 더 선호하죠.
결론은 캐릭터보다는 스토리! & 현실은 현실.
제가 시크릿 관련 글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글의 요약이 대충 '길라임과 귀족 청년의 결혼은 아버지는 목숨을 바쳐 죽어야하고, 영혼을 바꾸는 초현실적 마법까지 동원되어야 겨우 가능한 것이었다. 결국 그러한 결혼은 절대 불가능하니 일치감치 포기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드라마다' 였죠.
연예인 X파일 류의 인터넷 소문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관심을 많이 끌고 있던 소문이 아마 '현빈 게이설'일 겁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더군요.
'현빈 게이설'이 (검색해보시면 나옵니다) 파다했던 가운데 현빈의 영혼이 여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여자 역할을 하는 스토리의 시크릿 가든은 그 자체로 화제를 끌어모을만 하죠. 저는 시크릿가든 보면서 이거... 대박치겠구나 (현빈 게이설 때문에)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심지어 실제 씨크릿가든에 관한 어떤 기사에서는 "현빈 게이설 모락모락..." 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오기도 했어요. 이건 그 기자가 분명 의도적으로 쓴 기사라고 봅니다.
현빈 게이설이야 헛소문으로 치부할만한 것이지만 사실여부를 떠나서 그런 설이 존재한다는 것은 굉장한 대중적 관심의 에너지가 현빈에게 축적되어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그게 씨가를 통해서 터뜨려진 것 같아요.
대중의 관심은 아주 엉뚱한 곳에서부터 나올 수 있고, 일단 확인된 대중의 관심에 대해서는 문화 평론가들이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갖다 붙여야 하는데... 어느 한 부분에서는, 시도는, 그럴듯한데 전체적으로는 아귀가 맞지 않는 그런 내용의 글을 이문원씨가 썼다고 봅니다.
'길라임과 귀족 청년의 결혼은 아버지는 목숨을 바쳐 죽어야하고, 영혼을 바꾸는 초현실적 마법까지 동원되어야 겨우 가능한 것이었다. 결국 그러한 결혼은 절대 불가능하니 일치감치 포기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드라마다' 라는 내용의 글은 저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씨가는 평범한 여자와 상류층 남자의 로맨스, 결혼을 다루는 수많은 신데렐라류의 드라마 중의 하나이면서도 미스테리 환타지 요소로 확실히 다루어주니까 오히려 그러한 상투적이고 식상한 드라마를 비판하는 드라마로 읽힐 수도 있다는 게 아이러니 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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