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의 소개로 알게 된 시. 

야릇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풀섶이며 돌덩이며, 저마다 외롭구나.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외따로 혼자 있는 것이다. 

나의 삶도 빛으로 넘실거릴 적에는 
세상의 벗들로 가득했었으나 
이제 내 둘레에 안개 가득 드리우니 
모두 사라지고 자취조차 없구나. 

모든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가르는 
소리도 없고 또한 피할 수도 없이 
휩싸는 이 어두움을 모르고서야 
누가 그를 슬기롭다 이를 것인가. 

야릇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인생이란 본시가 외로운 것이라 
여느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니 
모두가 외따로 혼자 있는 것이다. 

-헤세, '안개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