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커님 블로그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무상의료 논쟁, 그거 어떻게 보면 헛짓입니다. 왜냐하면 유시민의 관심거리는 바이커님 말마따나 약한 고리를 찾아서 입으로 씹는거지 진짜 정책을 논하는게 아니거든요. 나중에 무상급식을 씹는게 장사가 될것 같으면 그쪽으로 옮겨 탈겁니다. 그때 되면 유시민 지지자들은 또 무상급식을 논해야 하죠. 유시민 따라 널뛰기를 해야 하는건데... 이 과정에서 정작 정책 논의나 합리적 토론은 별로 안이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에 정동영이 부유세를 들고 나오던 당시를 상기해 볼까요. 정동영 물론 복지가 장사가 될것 같으니까 민노당 정책을 뻔뻔스럽게 벤치마킹해서 읊은거 맞습니다. 정동영은 자기 주관도 없이 권력욕으로만 가득찬, 2류 속물 정치인이니까요. 하지만 그 2류 정치인 정동영의 부유세는 정동영 개인과 분리해서 논의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나름의 완결성과 이념적 맥락을 가진 정책 패키지였기 때문에 스스로의 생명력을 갖고 담론 영역에서 다뤄진 겁니다. 그럼으로서 정동영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정치판에 생산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복지 담론을 살찌운 공로가 있는겁니다.

근데... 지금 유시민과 분리해서 논할수 있는게 뭐가있죠? 무상의료? 무상의료에 대해 유시민이 무슨 말을 했나요? 경북대에서 한 무상의료 안된다는 강의? 8조가 어떻게 나온계산이냐는 딴지? 지금 그게 차기 대선 주자로서 유시민이 정치권 화두인 무상의료에 대해 한 말의 전부입니다. 자기만의 의료 복지 철학, 가치관, 정책을 피력한 적이 없죠.

민주당의 3무1반이 선거용 캐치프레이즈라는데... 그 정책 내용들이 어떤 면에서 잘못되었길래 그런 말을 한다는 건가요? 일단 유시민은 3무1반 정책에 찬성하나요 반대하나요? 말한적이 없습니다. 그냥 무작정 747 같다는 수사적 낙인찍기뿐....

이런식으로 말하는 정치인은 제가 아는 한도에서 유시민 외에는 없습니다. 심지어 조갑제나 김문수도 저딴식으로 알맹이 없는 개드립은 안칩니다. 일정한 이념적 맥락에서 복지에 대한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대안을 제시하죠. 정동영 같은 줏대없는 부평초 정치인도 최소한의 모양을 갖춘 패키지, 대안을 가지고 논쟁에 임합니다. 그게 정치인으로서의 의무니까요. 정치라는 게임에 자신의 무기를 들고 임하는 겁니다. 무기가 아무리 괴상하고 비효율적이어도요.

하지만, 유시민... 유시민은 무기가 없습니다. 링에 들어올 생각을 안하죠. 심판한테 가서 내 손을 안들어 주면 너는 나쁜놈...이라고 선동을 하고 관객들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악수를 하는 겁니다. 악수가 그저 좋은 관객들은 유시민의 팬이 되겠지만 경기를 지켜 보고 싶은 대다수의 관객들은 유시민이 미친놈으로 보이는 겁니다. 유시민이 화끈한 파이터라고 해서 표를 사서 들어왔더니 링에서 경기할 생각은 안하고 느끼한 웃음 혹은 인상만 쓰며 관객석이나 돌아다니더라...시간이 갈수록 관객은 줄어들고 소문은 나쁘게 납니다.

자.... 몇번이나 말했지만 저는 유시민이 우파여도 괜찮습니다. 복지에 반대해도 좋습니다. 다만 제발, 자기 정책을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편을 먹던지 민주당을 까던지 아니면 한나라당 편에 서던지 하라는 겁니다. 알맹이 없는 레토릭으로 수사적 낙인찍기 해가며 여기저기 장난질 치는 양아치질만은 그만 해달라는 겁니다. 유시민이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진보 개혁 세력이 겪을 혼란이 싫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