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는 네오경제님께서 얼마 전 무슨 일로 열이 받으셔서는 유시민 욕하는 글을 서프라이즈에 올려서 반응을 보겠다고 하셨지. (그 글은 바로 해우소에 처박혔다던가?) 그 바람에 나까지도 지금 서프라이즈라는 곳의 상황이 어떤가 궁금해져서 정말 오랜만에 한번 들러본 적이 있다. 가서 보니… 외양은 여전히 무척 화려한데 올라오는 글들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통 종잡을 수가 없다. 이명박 욕은 많이 올라오고 유시민에 대해선 편드는 소리를 하고 민주당에는 나름의 충고(-_-)를 하긴 하는 듯 하고… 그런데 도대체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 당연하게도 이는 그곳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 해도 뭔가 주제가 잡혀서 싸움이라도 걸직하게 벌어져야 구경꾼이 몰려서 장사가 된다는 것은 어린애도 다 아는 상식 이전의 소리 아닌가?

생각해 보면… 서프라이즈가 시작된지도 벌써 10년 가까이 됐지.물론 노무현을 지지하는 성격의 모임으로 시작되었고… 하지만 당시 나름 좌파 논객도 꽤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들이 무슨 생각으로 민주당 후보 노무현을 지지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당시는 일반인들에게도 꽤 인기가 좋았었다. 그거야 당연히 꽤 재미있는 글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이고… 이는 글 잘 쓰는 논객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도 설명되지만 이런 식의 통로가 생긴지 얼마 안되어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이슈가 말라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평생 말이 막힐 것 같지 않던 강준만 교수가 지금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저기서 나름대로 논전도 벌어지고 있긴 한데 옛날에 했던 내용의 반복이 아니면 그다지 보편적인 주제는 아니다. (물론 당사자들은 심각하겠지만 ^^) 어쨌건 당시의 서프라이즈 논객들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서영석: 지금도 그곳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당시에도 이게 생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당시 무슨 주요 언론사의 기자였던가… 아무튼 대체로 학생이나 백수였던 기타의 논객들에 비해 현실적으로 제법 탄탄한 직책을 지니고 있었다는 게 그의 배경이 되어 주었다. (노무현 지지자 중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식으로 선전이 되니까) 그 후에 인터넷 언론을 몇 번 성공적으로 창립한 것으로 보아 추진력이나 정치력도 있는 듯 하고 그밖에도 뭔가 인간적인 장점이 있기는 있겠지. 그런데… 그건 그거고 그 역시 자칭 ‘논객’으로 나섰으니 논객으로 평가해 주자면 그사람 글은 예나 지금이나 두 번 보기가 힘들 지경이다. 글쓰는 목적은 시작부터 ‘나 이사람 띄워주기(까기) 위해 이글 썼소’ 하는 식으로 너무나 생경하게 드러나 있고 논점은 거의 없는데다가 비유는 대부분 오류가 명백하고 무엇보다도 글이 너무나 재미가 없어서 읽다보면 절로 하품이 난다. 당시 대문에 이사람 글이 올라오면 그냥 지나치고 간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의 서프라이즈를 보면 이사람이 그나마 제일 나은 논객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_-;

김동렬: 솔직히 말해 당시 서프라이즈의 인기를 높였던 주요 공로자 중 하나로 이 사람을 꼽고 싶다. 우선 글이 심심하지가 않거든. 물론 싫어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나는 이 사람의 글이 분명 장점이 있다고 본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특이한 면을 잘 잡아내고 그걸 사람들이 알아듣게 표현할 줄 안다. 물론 '아 이 사건을 이런 각도에서 볼 수도 있구나'하고서 넘겨야지 그게 사태의 전부인줄 알았다가는 큰.일. 난.다. 전반적으로 보면 일을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노무현 편을 드는 건 좋은데 그게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서 나중엔 오버 정도가 아니라 ‘이친구 좀 정신이 이상해진거 아냐?’ 싶었던 때도 있었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황우석 빠이기도 했다. 좀 쉬고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면 앞으로 나아질지 그렇지 않을지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변희재: 지금은 이자가 원래 노사모 출신이었다는 것조차 기억에서 희미해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보수파로 전향하고 조선일보에 글을 올리고자 안달하는 점에 대해서 그다지 욕을 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자신의 출세 아니겠는가? 진보에 목을 매는 사람들 역시 대부분 그 수단이 다를 뿐이지… 하지만 진중권에 대해 그렇게 죽자사자 매달리는 것이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튼 이 사람이 한동안 자기 책을 팔아먹고자 안달복달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연예평론 어쩌고 하면서 예쁜 연예인 얼굴로 책을 도배했는데도 정말 죽자하고 안 팔리더군. ^^
그건 그거고… 노무현 정권 초기 때 고건이 국무총리였다. 노사모들은 여기 대해 찬반이 엇갈렸지. 아마 당시에 양신규 교수가 강력하게 고건을 옹호했던 걸로 기억한다. 개혁성은 노무현으로 충분히 상징할 수 있으며 나머지는 실무 능력을 중시해야 된다는 논리였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여기 찬성하는 입장이다. 나중엔 무슨 일인지 노무현이 고건을 아주 싫어하게 되었던 것 같은데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며 잘한 일도 아니라고 본다. 물론 반대파들의 논리는 유신 때 복무했던 고건을 총리로 삼는 건 개혁성의 상실 어쩌고 하는 식이었다. 문제는 변희재가 그 대표주자였다는 것. 그 후로 나는 강경파들의 주장은 일단 한 수 접고 보게 된다.

공희준: 이 사람 글을 보니 아크로도 꽤 들여다보는 듯 해서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한데… 그렇다고 하고 싶은 말을 안 할 수도 없다. 내가 처음 이사람 글을 보게 된 건 강준만 교수와 무언가에 대해서 논쟁이 붙었을 때다. 강준만이 그에게 이 말은 술주정과 같다는 소리를 했던가 보다. 뭐 그 특유의 독설이지만 당연히 이는 그가 정말로 술먹고 글을 썼다는 소리가 아니라 논점과 상관없는 넋두리를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공희준은 “멀쩡한 사람더러 술주정이라니. 술주정이라니…!”하면서 대부분의 답변을 자기가 술을 안먹었다는 데 할애하고 있는 것이었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는데 얼마 전 진중권과 논쟁할 때 보더라도 논점이 아닌 논쟁 태도를 놓고 하는 버릇은 여전한 것 같다.
그래도 본인은 자신의 글솜씨에 대해 자신이 있는지 한때는 블로그에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었으면 하는 욕구를 피력하기도 하던데… (뭐 한 사람이 글 볼때마다 100원씩만 받으면 한달에 얼마가 되고 이런 식이더라) 그야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욕망이긴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그게 가능한 이야길까? (최고은씨의 죽음만 보더라도… -_-)

장신기: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 건 기억나는데 별로 생각나는 게 없네.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해 우호적인 글을 몇 편 쓴 걸로 알고 있는데 아마 인터넷에 올린 글을 그대로 책으로 내기도 한 모양이다. 별로 팔렸을 것 같지는 않지만… (키워를 자처하던 한윤형도 인터넷 글과 출판본의 글은 엄격히 구분한다. 그래도 베스트셀러 내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노무현과 멀어지고 김대중은 아직도 존경하는 것 같으니 아크로 입장과는 어느 정도 맞는다고 할 수 있을까?

사족) 아울러 bonafider님이 운영자로서가 아니라 사용자로서 복귀하시는 날까지 아크로 출입은 좀 자제할까 합니다. 실은 저도 이번 일로 약간의 충격은 받았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