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gid=569847&cid=307102&iid=306557&oid=022&aid=0002230852&ptype=011
"개헌 불씨 살리는 이재오…복지 맞불 놓는 박근혜"라는 헤드라인으로 실린 어제 기사입니다. 친이:친박=개헌:복지, 이렇게 거칠게 단순화하기 쉬운데, 사실은 강경친이계의 개헌드라이브:박근혜계+a의 복지드라이브 이런 구도죠.

언뜻보면 뭔가 구도가 짜여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면 제가 보기에 개헌드라이브는 별로 그 실체가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정치권, 언론, 여론조사 등등에서 거의 관용적으로 '독재타도, 민주정부수립이라는 87년체제의 시효가 다했다, 따라서 개헌의 공감대는 어느정도 형성됐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개헌을 말하는 사람들은
1. 대통령제의 폐해
ㄱ.대통령에의 과도한 권력집중,  ㄴ.5년단임제의 문제-5년이라는 기간이 너무 짧음, 단임제여서 책임정치구현x, 대통령제하는 나라에서 5년하는 나라x, 
2. 변화된 현실과 맞지 않는 헌법규정의 손질의 필요성
3. 변화된 현실에 발맞추기 위한 헌법규정 신설의 필요성

대강 이런 이유를 들어 개헌을 말합니다. 2,3과 관련해서는 영토조항, 통일조항의 문제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있어왔지만, 이건 국민들 실생활과는 무관한 문제고, 그밖에 경제조항, 사회권적 기본권 조항 등과 관련해서 논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2,3보다는 사실 1과 관련한 권력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그 핵심을 이루고 있죠. 대통령 권력을 헌법적으로 분산시키자, 4년 중임제로 하자, 이원 집정부제 형태로 가자 등등의 논의가 활발하죠.

(일단 저는 개헌에 반대하는데요, 간단히 그 이유를 말하자면, 먼저 현행 헌법의 권력구조가 문제가 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5년 단임제 대통령제'라는 것이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의 근본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행 권력구조는 대통령제에 친숙한 한국의 특성, 오랜 군사독재정권을 거친 경험의 산물이죠. 물론 '너는 죽고 나만 살자'는 식의 험한 정치권의 다툼의 원인으로 대통령제가 지목되기는 하지만, 여야의 싸움박질 보기 싫다고 개헌? 아 그건 좀 아니죠. 그리고 개헌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제조항, 사회권조항이 강화될 가능성보다 약화될 것이 명약관화여서 반대합니다. 그 유명한 경제민주화조항뿐만 아니라 사영기업에 대한 국공유화,경영통제조항, 국토의 이용과 규제에 관한 조항, 중소기업,농어업보호조항, 지역균형발전조항 등 도저히 자본주의체제의 헌법이라고 보기 힘든 헌법조항들이 있는 현행 헌법에 굳이 손을 대야할 필요성도 못느끼겠구요. 개헌논의가 활발해지면 위 조항들에 대한 수정,폐기 요구가 많을텐데, 어쩔 수 없이 몇개 조항은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이런 개헌에 대한 입장과 무관하게, 지금 이순간에 왜 강경친이계가 개헌논의에 불을 붙이려는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아, 그런 말은 많이 하죠. 레임덕을 막고, 친이계를 결집시키고, 박근혜를 흔들고, 정국 주도권을 잡고...음...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개헌논의는 정말로 언론인 몇명, 정치인 몇명, 교수 몇명 정도만 열심히 하고 있지,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 사는데 헌법이 당장 직접 뭘 어떻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죠. 이곳저곳에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난리니까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여론조사 비율이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헌을 반드시 해야하느냐라면 또 그건 아니라는 거죠. 대통령이 노무현에서 이명박으로 바뀌어도 사는게 별로 달라지지 않았는데, 권력구조바꾼다고 뭐가 또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즉, 언론에서는 박근혜의 복지 vs 친이계의 개헌 뭐 이런 식으로 대결구도를 만들어서 보도하지만, 실상은 정치세력들간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박근혜(정치세력)의 복지드라이브가 존재하고, 그 외에 강경친이계 몇명이 언론에다가 개헌을 강변하는데 그치는거죠. 거창한 헌법문제말고, 실생활에 직결되는 '복지'를 이야기하는 박근혜의 복지와 친이계의 개헌이 경쟁하는게 아니라 실체없는 개헌논의가 친이계를 중심으로 터져나오는것에 불과합니다.

즉 현재의 친이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개헌논의는 친이계의 결집과도 무관하고, 정국 주도권과도 무관하고, 박근혜와도 무관하고, 레임덕을 막는 것과도 별로 관계가 없다는거죠.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변이 없는한 한나라당 차기 대선후보는 박근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친이계 어르신들은 정치권이 선도해서 개헌논의를 진행시키면 민심이 반응할거라 생각하고, 정치공학적으로 여론조성하고 세를 모으고 뭐 이러나본데, 아...너무 늙은 사고방식이에요. 설령 개헌논의가 진행된다고 해도, 그것을 가지고 박근혜를 흔들어서 뭘 어쩌겠다는 것도 상상력의 과잉이죠. 그나마 논의과정에서 친이계의 결집이 있겠지만, 그건 정치인들간의 문제지 유권자들이 그 논의에 따라 재편될 가능성은 희박하죠. 개헌파와 호헌파의 분열? 엥...이상하죠.

아무튼, 이재오,김문수,오세훈,정몽준,홍준표 얘들은 당장은 꿈을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